복지부 공무원 1천명 이름 홈피에서 증발 "민원 때문에 비공개"

장차관 포함 모든 공무원 성명 삭제…국무총리실과 기재부, 교육부 실명 '공개' 인사혁신처 개선방안 후속조치 해명…의료계 "공무원 이름 삭제, 과도한 조치"

2025-04-25     이창진 기자

복지부 세종청사 공무원 1천명의 이름이 홈페이지에서 돌연 사라졌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보건복지부 전경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25일 [뉴스더보이스]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조직도에서 조규홍 장관과 이기일 제1차관, 박민수 제2차관을 비롯한 전체 공무원 이름이 일괄 삭제됐다.

현재 복지부 홈페이지 조직도에는 공무원 성명을 빼고 부서명과 직급, 담당업무, 사무실 전화번호만 기재되어 있다.

장관의 경우, 직급 장관과 담당업무 보건복지부 총괄, 전화번호만 공개했다.

보건의료정책과 경우, 보건의료정책과장, 서기관, 행정사무관, 주무관 등 직급 및 담당 업무와 전화번호로 나열되어 있다.

1천명에 달하는 복지부 본부 공무원 이름이 홈페이지에서 일순간에 삭제된 셈이다.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취재결과, 공무원 이름 삭제는 민원이 주원인이었다.

지난해 5월 인천 민원 담당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후 인사혁신처에서 민원 담당 공무원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복지부 공무원노조도 최근 홈페이지 이름 삭제는 요구했다.

복지부 장관과 장관실 담당 공무원 이름이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새진=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 공무원 실명 삭제는 인사혁신처 발표 이후 1년 논의를 거쳐 복지부 내부에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성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은 공무원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홈페이지에서 이름을 전면 삭제한 셈이다.

그렇다면 다른 중앙부처는 어떨까.

기재부와 교육부, 고용노동부 그리고 국무총리실 등은 부서별 공무원 이름과 담당 업무, 전화번호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복지부 대변인실 공무원은 "중앙부처별 민원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공무원 실명 공개 관련)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비공개 시기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복지부는 계속 이렇게 갈 것"이라며 공무원 이름 비공개 방침을 고수했다.

해당 공무원은 "복지부 내부에서 너무 심하다는 소리도 있었다. 비판하는 측에서는 심하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지만 담당업무와 전화번호는 그대로 두고 이름만 삭제한 것이다. 아예 연락을 못하게 막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보건의료 핵심 부서인 보건의료정책과 과장을 비롯한 모든 공무원 이름이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사진=보건복지부]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료사태 연관설은 부인했다.

대변인실 공무원은 "복지부는 원래 민원이 많은 부처이다. 홈페이지에서 이름을 삭제해 달라는 공무원들의 요구는 일찍부터 있었다. 복지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던 문제였는데 인사혁신처 대책이 나와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출입기자들에게 장관과 차관, 실국장, 과장 등 간부진 인사 발령을 전달했다. 과장급 이하 서기관과 사무관, 주무관 인사는 공지하지 않고 있다.

의료계 인사는 "복지부 공무원 이름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것은 과도한 처사이다.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국민 건강과 복지를 위해 일하는 모든 공무원 이름을 비공개하는 조치는 납득하기 어렵다. 인사이동이 수시로 있는 상황에서 어느 공무원이 어느 부서에서 무슨 업무를 담당하는지도 모르고 정책을 진행하고, 궁금한 사항을 문의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등 복지부 산하기관은 홈페이지에 직원 이름 중 일부를 가렸다. 예를 들어 심사평가원 홍길동 직원을 '홍0동'으로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