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타·메디키넷 품절 장기화…ADHD 환아 부모들 “정부가 나서 달라”

국민동의청원 1만5000명 동의…“아이 성장·미래에 직접적 피해” 우려 제약사 “글로벌 수요 증가 영향…공급 재개 시점 예측 어려워”

2025-04-22     문윤희 기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콘서타’와 ‘메디키넷’의 품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환아 부모들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치료 공백이 이어질 경우 아이들의 학습과 정서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환자단체와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ADHD 치료제 콘서타(성분 메틸페니데이트)와 메디키넷(성분 메틸페니데이트염산염)의 국내 공급 부족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환자단체 ‘코리안매니아’를 비롯한 환우단체들이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환아를 둔 부모들도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ADHD 환아를 둔 한 부모는 언론에 보낸 글에서 “콘서타와 메디키넷이 몇 달째 품절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품절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만 품절 문제가 계속되는 것처럼 보여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측에 문의했지만 언제 공급이 재개될지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환자들의 목소리가 공론화돼 문제 해결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인 존슨앤존슨의 콘서타(성분 메틸페니데이트)(사진제공=존슨앤존슨)

이 부모는 “콘서타와 메디키넷의 조속한 공급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을 올렸다”며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인되면서 수요가 늘어나 정작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약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ADHD 치료제 콘서타·메디키넷 품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 요청에 관한 청원’이 게시됐다. 21일 오후 기준 약 1만5200여 명이 동의해 약 31%의 동의율을 기록하고 있다.

청원인은 “현재 국내에서는 ADHD 치료제인 콘서타와 메디키넷 등 주요 약제가 대부분의 병원에서 품절돼 약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약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유지하고 또래 관계를 맺으며 일상생활을 안전하게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또 “몇 달 동안 약이 끊기면 아이들은 집중력 저하와 감정 기복, 학습 지연, 불안, 자존감 하락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이는 아이의 성장과 미래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ADHD 환아의 치료 공백은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ADHD 치료제가 단순히 다른 약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콘서타와 메디키넷은 단순히 대체 가능한 약이 아니다”라며 “ADHD 특성에 따라 약물 반응이 다르고 기존에 복용하던 약이 갑자기 중단되면 아이의 몸과 마음에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약의 품절 문제는 몇 달째 이어지고 있지만 제약사와 병원, 보건당국 모두 책임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청원인은 정부에 ▲ADHD 치료제 품절 사태 원인 조사 및 정보 공개 ▲해외 수입이나 긴급 수급 조치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 ▲ADHD 환아와 보호자들이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또 “아이들이 더 이상 치료받을 권리를 빼앗기지 않도록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기관이 신속하고 구체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콘서타를 공급하는 존슨앤드존슨은 국내 공급 부족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글로벌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현재 한국에서 콘서타 전 용량(18mg, 27mg, 36mg, 54mg)의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공급 부족이 환자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콘서타 공급 부족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존슨앤드존슨 측은 “최근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과 전반적인 수요 증가로 인해 공급 재개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제조량을 늘리고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환자들에게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존슨앤드존슨 관계자는 “환자들은 치료 계획과 관련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DHD는 주의력 부족과 과잉행동, 충동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 질환으로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진단된다. 의료계에서는 꾸준한 약물 치료와 행동 치료가 병행될 경우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환아 부모들은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며 “ADHD 치료제 수급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