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수준' 국산 원료의약품 지원...실효성 있는 정책 절실

국산 원료의약품 우대 ‘환영’…효율성 높일 차별화 전략 필요

2025-04-14     엄태선 기자
[사진=언스플래쉬]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가마다 자국 의약품의 자급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으나 국내는 아직까지 ‘미흡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원료의약품 자급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나 여전히 20%대에 머무는 실정이다. 환율 상승으로 인해 국내사 원료의약품 수급 타격이 우려되고, 동시에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에 따라 국가 보건안보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를 중심으로 국산 원료의약품의 생산과 활용을 높이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원료의약품에 대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월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일부개정안을 고시하고 국가필수의약품의 약가 가산 기준을 신설했다.

14일 식약처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에서 국산 원료의약품을 쓴 국가필수의약품은 산정 금액에 68%를 가산한다. 가산 기간은 최초 고시일로부터 5년이나, 안정공급 등을 이유로 가산 연장을 원하면 약제급여평가위를 거쳐 추가 5년 가산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원료의약품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한 것은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보건안보 차원에서 국산 원료의약품 사용 확대가 필수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또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통해 원료의약품의 자급도 제고를 위한 인센티브, 생산제조시설, 국산원료 우선 구매, R&D 지원 등도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가 20%대에 불과하고 중국(37.5%), 인도산(10.2%)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역시 중국(44%), 인도(20%) 순으로 특정 국가의 생산량 및 시장 점유율이 높으며, 미국 등은 보건안보와 자국 내 의약품 생산을 기조로 중국과 패권경쟁을 진행 중이다.

국산 원료는 출발 물질 부족, 높은 인건비, 국내시장 규모의 한계 등으로 원가절감이 어려워 낮은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채산성 없는 약가 구조와 맞물려 저렴한 해외 원료의약품을 선호하면서 필수의약품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정세와 보건안보를 고려한 다양한 산업 정책과 대응이 필요하다. 실제 국가필수의약품 및 퇴장방지의약품 실태조사 결과 퇴장방지 및 국가필수의약품 중 최근 3년간 생산수입 중단 의약품은 46품목에 달한다.

산업계는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원료의약품에 대한 우대책에 대해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동시에 실효성을 보다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필수의약품은 제네릭 신규 등재 사례 거의 없어 실질적인 효과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용 대상을 WHO 필수의약품, 생산·수입·공급중단 보고 대상, 기타 보건복지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낮은 채산성으로 수급 문제가 발생해 환자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부터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산업계는 조품(원재료)을 해외에서 구매한 뒤 화학적 변형과정을 국내에서 거쳤다면 이를 국산 원료의약품으로 인정하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며, 기존에 수입 원료로 생산하던 의약품을 국산으로 전환했을 때에도 가산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국가원료 사용으로 우대받는 경우 상대적으로 고가, 사용량 확대 등으로 사후관리 대상에 선정될 수 있는만큼, 국산 원료의약품 사용으로 약가 우대를 받는 경우 사용량-약가 연동 약가 인하 등 사후관리에서 제외하고 해당 가산기간 동안 약가 우대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의약품 공급 안정화와 선순환 구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도의 PLI(Production Linked Incentive) 제도와 같이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 PLI는 노후화된 제조설비 교체 등 생산설비 등에 대한 투자 금액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유인책을 만드는 인센티브 제도다.

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인해 원료의약품의 안정적인 수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지만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30%를 넘어서지 못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고착화되고 있다"면서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실질적 대상 확대와 약가 우대, 세제혜택, 직접적 인센티브 등 보다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