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된 '합법적 경제적 이익'...2023년 한해에만 8182억원
복지부-심사평가원, 지출보고서 2차 실태조사 결과 발표 전년比 2.4% 상승...CSO 추가 영향 업체 수 두 배 늘어 업체별 지출보고서도 11일부터 5년 간 공개
2023년 한해 동안 제약사 등이 요양기관에 제공한 법령상 허용된 경제적 이익, 이른바 '합법적 리베이트' 규모가 8천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이 확인되지 않는 '비용할인'을 뺀 금전적 지원 액수인데, 전년과 비교하면 2% 증가했다. 또 조사대상 업체 수는 2만1천여 곳으로 전년과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는 판촉영업자(CSO)가 조사대상에 포함된 영향이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약품·의료기기 공급자 등이 요양기관에 제공한 경제적 이익 제공 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는 제약회사, 의료기기회사 및 유통업자 등이 제품 판매 촉진을 위해 의료인 등에게 제공한 법령상 허용된 경제적 이익 내역을 작성·보관하는 제도다.
의약품·의료기기 거래의 투명성과 업계의 자발적인 자정능력을 높이기 위해 2018년에 도입됐는데, 미국의 유사 법령을 인용해 'K-Sunshine Act'로 불린다.
법령상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은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시판 후 조사, 대금결제 조건 따른 비용 할인, 구매 전 성능 확인을 위한 사용(의료기기만 해당) 등 7가지 유형이 있다.
발표내용을 보면, 이번 실태조사는 두 번째로 시행된 조사로 심사평가원이 주관해 진행했다. 자료 제출업체는 총 2만1789업체(의약품 1만3641개, 의료기기 8148개)였다.
이는 1차 실태조사(2023년 실시) 참여 업체 수(1만1809개) 대비 2배 수준인데, 판촉영업자(1만397개 업체 참여)가 2023년부터 지출보고서 작성대상이 돼 이번 실태조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제출자료 분석 결과,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기업은 3964개소로 전체 제출업체의 18.2%였다. 반면, 1차 조사 때는 전체 제출업체의 27.7%인 3274개소가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었다.
제공한 경제적 이익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는 8182억원, 제품 기준으로는 2119만개였다. 1차 조사 결과 확인된 7989억원, 2048만 개와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경제적 이익 유형은 1차 조사 때와 유사한 양상으로 의약품의 경우 대금결제 비용 할인(68.1%)이, 의료기기는 견본품 제공(62.2%)이 가장 비중이 높았다.
한편 2021년 개정된 약사법과 의료기기법에 따라 의약품·의료기기 공급자 등은 매년 지출보고서를 공개하도록 돼 있는데, 이는 지출보고서 관리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이번에도 업체별 지출보고서 내역이 11일부터 향후 5년간 공개될 예정이다.
누구나 심사평가원 누리집을 통해 공개된 지출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의료인 등은 지출보고서 내역 중에 이견이 있는 경우 작성한 공급자 등에게 정정을 요청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번에 공개되는 지출보고서는 공급자 등이 법에서 허용하는 경제적 이익 제공 내역을 작성한 것"이라면서 "지출보고서 공개제도를 통해 투명하고 건전한 의약품·의료기기 유통 질서가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