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인력 수급 복지부 직권 강화…수련교과과정 총칙 '신설'

의료사태 책임 외면, 통제 수단만 명문화…의료정책 반발 시 행사 가능 복지부, 수련과정 고시 개정 공포 "위기상황 의료인력 수급 안정 도모"

2025-01-31     이창진 기자

수련병원 전공의 인력수급을 조정하는 고시 기준에 보건당국 직권이 대폭 강화됐다.

보건의료 심각 단계 또는 국민보건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인턴과 레지던트 수련과정 기준을 강제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고시를 일부 개정 공포했다.

복지부는 최근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고시를 일부 개정해 공포했다.

개정 내용은 수련교과과정 총칙에 새로운 조항 신설이다.

총칙은 인턴과 레지던트 수련과정 및 전공의 인력수급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전제조건이다.

신설된 조항은 '복지부장관은 의료인력 수급 조절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전공의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에 관한 기준을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위 문구로 ▲가, 보건의료와 관련하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 제2항에 따른 심각 단계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나, 가목에 준하는 상황으로서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등이다.

개정 고시된 전공의 수련교육 관련 총칙 신설 항목 내용.

이번 고시 개정은 지난해 2월 윤정부 의대 2천명 증원 강행에 반발하는 전공의들 집단사직 사태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동안 전문학회에 위임한 수련병원별 인턴 정원을 비롯해 전문과별 레지던트 정원 그리고 전공의 수련기간 등을 복지부가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기준을 명분으로 정당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전공의 집단사직이 아니라도 의료정책에 반발하는 의료단체 단체행동 시에서도 복지부 직권으로 행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행 수련교과과정 고시 총칙은 아래 3개항으로 구성됐다.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수련상황은 각 수련병원 등의 장이 연차별로 이를 확인하고 대한의학회 산하 수련교육위원회 및 각 전문학회가 주관하여 인턴 및 수련전문과목별 수련내용을 지도 감독한다.

의대 증원 강행으로 촉발된 의료사태 책임을 회피하면서 전공의 인력수급을 통제하는 복지부 고시 개정에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조규홍 장관의 의대 증원 브리핑 모습.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을 수련함에 있어서 모자결연 병원 혹은 통합수련병원에서 인턴의 경우 1년 미만, 레지던트의 경우 6개월 미만을 수련한 경우에는 이를 수련기관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전공의 수련과정 중 그 일부 또는 전 과정을 외국에서 수련한 경우에는 대한의학회장 추천과 복지부장관 인정으로 해당 기간을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에 산입하여 수련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복지부 측은 "보건의료 위기 상황에서 의료인력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자 고시를 개정했다"고 개정 사유를 설명했다. 

윤정부에서 촉발된 의료사태를 겨냥한 복지부 개정 고시는 탄핵정국 마무리 후 다음 정부에서도 전공의와 의료계를 통제할 명분과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