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필수의약품 등에 성분명 처방?..."의약분업 근간 훼손"

의사협회, "안정적 의약품 공급 미명아래 국민건강 외면 무책임 발상"

2024-12-19     엄태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대표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의사협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의사협회는 1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김윤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부로 하여금 수급불안정의약품에 대해서도 안정공급기반을 구축하도록 하고, 국가필수의약품 등에 대해 성분명 사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약사법개정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재 정부와 의료계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공동 대응체계를 유지하며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긴밀한 논의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음.

의협은 "식약처와 복지부에서는 '수급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우리협회를 비롯한 관계 유관단체들이 참여해 수급 불안이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의약품의 대책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또  우리 협회에서는 의약품의 공급중단, 부족과 관련해 2018년부터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와의 협약을 통해 현장 의약품 수급 모니터링 네트워크 운영 지원 사업을 진행 중으로, 이를 통해 의약품 공급중단·부족 모니터링 및 전문가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 밖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협력을 통해 생산·수입·공급중단 의약품의 자문과 업무협조를 진행하며 의약품 수급불안정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최근 발생하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의 대부분은 정부의 사용량 약가 연동제로 인한 약가인하 정책, 원료 수급문제 및 채산성이 떨어지는 품목에 대한 제약사의 생산 축소로 인해 발생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점 개선은 외면한 채 성분명 처방이라는 국민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하고자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강력 반대했다. 

여기서 성분명 처방은 의약분업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안정적 의약품 공급이라는 미명하에 국민건강을 외면하는 무책임한 발상으로, 개정안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개정안과 같이 성분명 처방이 이루어지는 경우, 약사가 의약품 선택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게 되는데, 이는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요소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의학적 지식과 임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의약품 처방을 내린 의사의 처방권을 훼손하는 행위이자, 환자의 개별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못한 의약품 제공으로 인해 환자의 건강권을 훼손하고 의료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개정안의 철회를 요구했다. 

또 "현재 제네릭 의약품의 경우 생체이용률이 오리지널 약품 대비 80~125% 범위 안에 들기만 하면 허가되는 상황이므로, 동일성분 의약품이라도 제품이나 제형에 따라 임상적 효과나 부작용이 다를 수 있으며 제품 또는 제형에 따라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 성분명 처방이 이루어진다면 의사는 환자별 맞춤형 진료를 제공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처방받는 환자 또한 최적의 약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될 것이며, 환자의 부작용 관리도 어렵게 만들어 국민건강에 부정적 영향만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성분명 처방에 의해 조제된 의약품의 경우 약화사고 발생 시 환자가 그 부담을 오롯이 부담하게 될 수 있다"며 "의사가 성분명 처방을 하게 된다면 약사는 임의적으로 특정 의약품을 선택해 조제하게 될 것"이라고 상황을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의약품에 대한 약화사고 발생 시 의사는 약물 부작용 등에 대한 신속한 대응 및 관리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해당 약화사고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여 그 피해는 오롯이 환자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의협은 이에 "개정안에서 제시한 국가필수의약품 등에 대한 성분명 처방은 의약품의 수급 불안정을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결코 될 수 없다"며 "오히려 동 개정안이 의약분업제도의 근본원칙을 무너뜨리고 의사의 처방권을 훼손하며, 무엇보다도 환자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목하고 개정안 철회를 재차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