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열풍에 제기된 "강력한 '가이드라인' 필요성 

최성희 교수 "日, 학회 의견 수용하는 정부 자세 부러워" 권혁상 교수 "경제적 취약층 초고도비만환자 선제적 투여해야" 마운자로, 혈당개선·체중감소 '강점'…"공급 문제 해결 주력"

2024-11-11     문윤희 기자

뛰어난 혈당개선과 체중감량 효과를 입증한 마운자로(성분 티제파타이드)가 국내 진입 채비를 서두르는 가운데 관련 학회인 대한당뇨병학회가 대상 환자에 투여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펴 주목된다. 

일본의 경우, 위고비와 마운자로 투여 대상은 BMI 30 이상 초고도비만환자로 한정돼 있다. 약제를 처방할 수 있는 의사 자격 기준 역시 종합병원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재직 중인 의사만 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이 같은 규정은 일본 내 당뇨병학회, 비만학회 소속 의사들이 정부와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마련한 것으로 일반 대중에게 관심을 받았던 비만치료제 돌풍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최성희 분당서울대학교 내분비내과 교수

지난 8일 조선호텔에서 개최된 한국릴리의 마운자로 미디어세선에서 최성희 분당서울대학교 내분비내과 교수는 국내 상황을 감안할 때 강력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일본의 경우 비만치료제 열풍을 우려해 전문가를 중심으로 (마운자로, 위고비 등에 대한)'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면서 "필요한 환자에게 우선 투여 될 수 있도록 마련된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대상 환자에게만 투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일본에서 이 같이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것은 정부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수용했기 때문"이라면서 "반면 한국에서는 전문가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약가적인 측면도 있어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 교수는 "그럼에도 학회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제시하는 방안에 대해 노력해 보겠다"고 전했다. 

이날 미디어세션에서 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교수는 '당뇨병 대란, 국내 당뇨병의 성병, 연령별 특성'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당뇨병 환자 급증 추이를 소개했다. 

권 교수는 "2010년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당뇨병 팩트 시트를 발간하며 예측한 국내 당뇨병 환자 예측은 2050년에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측헸는데 이미 2020년 2배 가까운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30년 빨라진 당뇨병 대란 시계를 보며 심각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2형 당뇨병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특히 비만을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여전히 당화혈색소 및 체중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이라면서 “당화혈색소가 1% 감소하면 당뇨병 관련 사망률 및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이 감소하며, 체중을 감량하면 당화혈색소를 비롯한 여러 대사적 수치가 개선되고 사망 위험이 감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권 교수는 "비만을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는 당화혈색소 개선과 체중감량을 목표로 치료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내 2형 당뇨병 환자들이 당화혈색소, 체질량지수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치료 예후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성희 교수는 ‘2형당뇨병의 최신 치료 지견 및 GIP/GLP-1 수용체 이중효능제의 임상적 가치’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마운자로는 GIP 및 GLP-1 수용체에 모두 작용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SURPASS 임상연구를 통해 뛰어난 혈당 강하 효과와 체중 감소를 확인했으며, 이를 근거로 미국당뇨병학회는 2024년 개정한 진료지침에서 2형당뇨병 치료 시 마운자로를 매우 높은 수준으로 권고했다"고 소개했다. 

최 교수는 “마운자로는 GIP 수용체가 주요 작용 기전이지만, 구조를 조정해 GLP-1 수용체에도 효과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됐다"면서 "결과적으로 GIP 기반의 서열을 갖고 있지만, GLP-1 수용체와도 결합할 수 있는 이중 수용체 작용(RA) 역할을 해 농담처럼 ‘슈퍼 GLP-1 RA’라고 부를 정도로 뛰어난 약물"이라고 호평했다. 

그는 "때문에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동시에 이뤄야 하는 비만 환자들에게 마운자로와 같은 약물이 매우 유용할 수 있다"면서 "마운자로가 당화혈색소 조절 및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운자로는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을 위해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초기 BMI가 30kg/㎡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제2형 당뇨병, 폐쇄성 수면 무호흡 또는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BMI가 27 kg/㎡ 이상 30 kg/㎡ 미만인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해 저칼로리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의 보조요법으로도 적응증을 확대했다.

마운자로의 국내에 출시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혁 한국릴리 당뇨사업부 이사는 “현재 보건 당국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마운자로의 급여화를 추진 중”이라며 “릴리는 지난 4년 동안 생산과 공급 능력 확장을 위해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도 마운자로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