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오류' 개념정리부터..."환자-보호자와 의료진 소통 핵심"
환자안전학회서 관련 개선방안-파악방안-정책 제안 등 제시
환자안전을 위한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는 방법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대한환자안전학회는 30일 제19차 정기학술대회를 통해 환자안전을 위한 진단 정확성을 향상하기 위한 심도있는 논의의 장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진단 오류의 원인과 개선방안에 대해 이재호 울산대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진단 관련 환자안전사건 파악을 위한 방법론에 대해 옥민수 울산대병원 부교수, 진단 향상을 위한 정책 제안을 조민우 울산대의대 교수가 의견을 제시했다.
먼저 진단오류의 원인과 개선안에 대해, 국내에서는 아직 진단오류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환자안전사고로 보고하기가 쉽지않다고 지적, 그 개념확립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이재호 교수는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진단오류를 환자의 건강 문제에 대한 정확하고 시기적절한 설명을 확립하지 못하거나 해당 설명을 환자에게 전달하지 않는 경우로 여겨지지만 여전히 어떤 지침이나 가이드라인 등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단오류 예방방안에 대해 덧붙였다. 진단과정 업무시스템 전반을 대상으로 한 진단팀원과 업무, 진단과정 기술및 도구, 연구 등과 환자 및 가족의 참여를 통한 진단과정 이해를 위한 프로그램 및 도구, 환자만족도 평가, 공유의사결정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여기에 진단오류 예방 중재 방법과 인지오류 개선 전략을 통해 진단오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진단 관련 환자안전사건 등 조사체계 구축 필요..패널조사 등 제안
옥민수 부교수는 "진단 관련 환자안전 문제에 대한 개념 이해가 필요하다"며 "진단 관련 환자안전 문제도 중요한 환자안전사건의 유형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진단과 관련된 환자안전사건은 매우 흔하게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나 이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기는 쉽지않다"며 "이 문제 현황 측정이 중요하기에 여러 방법과 건강보험 청구 등 자료원을 활용해 이를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진단관련 환자안전사건을 비롯해 체계적인 조사체계부터 구축해야 한다"며 "환자안전을 위한 패널 혹은 반복 단면조사체계, 예를 들어 가칭 환자안전 패널조사의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조민우 교수는 진단 향상을 위한 정책방향은 진단 오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임상진료지침 등 진단 근거 마련 및 지원, 의료기관내 활동 강화,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정부와 학계, 환자단체의 목소리도 패널토의를 통해 함께 제기됐다.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에 '진단' 언급 없어..."별도사업 추가 노력"
구홍모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사업총괄본부장은 이날 "진단오류에 따른 결과가 애매모호하다"면서 "진단오류가 환자에게 적절하게 설명하지 않아서, 아니면 제대로 진단이 이뤄지지 않아서, 진단은 잘 됐는데 환자가 선택적으로 수행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여지가 매우 넓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구 본부장은 "현재 의약품이나 낙상, 수술 등에만 보고체계가 이뤄졌는지 반성해본다"면서 "진단오류 등도 즉각적으로 보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패널로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히고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에 진단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지만 관련 사업을 추가해 환자안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무엇보다 "진단과 관련해서는 특히 의료진과 환자-보호자와의 소통이 기본 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환자나 보호자가 이해하지 못해 순응되지 않을 경우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며 의사도 사람이기에 오류가 있을 수 있기에 환자-보호자와의 소통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윤 연세대의대 교수는 "진단오류를 차트에 넣지 못하는 이유는 시간이 부족해일수도 있고 모르고 지나가는 것도 있다"면서 "이를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 지금부터 보다 체계적으로 시작하는 게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진단오류의 원인을 어떻게 잡을 수 있고 예방하는 게 필요하다"며 "오류를 줄일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하고 AI가 진단오류를 잡아내는데 도움이 될 경우 환자에 좋은 소식으로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위협이 될지는 보다 심층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급실 전문의 어려움 토로...진단보조프로그램 활용 장단점 부각
이의선 대한환자안전학회 홍보이사는 응급실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응급환자의 대동맥을 찾지 못한 것으로 소송에 휘말리는 등 환자와의 진단과 관련한 마찰로 의사들이 떠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런 원인 등으로 최근 응급학과 전문의의 10%가 응급실을 떠난 조사결과를 전하기도 했다.
이 홍보이사는 다양하게 출시중인 진단보조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진단보조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가 과연 어디까지 일지 주목된다"며 "현재 많은 병원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급여를 받고 있는데 만약 비급여로도 인정될 경우 이에 따른 환자 진료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이 보조도구를 지속 이용할 경우 그에 따른 의존성이 짙어져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도 있어 건강보험 급여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챗봇으로 처방하는 불법사이트도 적발되는 등 AI에 따른 전반적인 영향이 환자안전 등에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최근 불거진 80대 파킨슨병 환자에게 구토치료제 '맥페란' 처방에 대해 법원의 금고형 선고에 대해 언급하고 "백혈병 진단에서도 간혹 진단오류가 발생한다. 진단 등 환자안전에 환자참여가 좀더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처음 백혈병 진단을 받을 경우 의사에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환자는 잘 모른다"면서 "진단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환자의 진료과정 등을 분석해 환자가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를 정리-분석해 캠페인 등을 통해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급여청구 자료 등 활용?..."진단 오류 등 환자안전사고 파악 어렵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수경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부본부장은 질의를 통해 급여 청구 자료 등을 활용한 진단오류 등 환자안전사고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청구내역의 경우 보험코드 등 세밀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된 연구자료로서 활용도가 낮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소윤 교수와 이재호 교수는 다소 모호하더라도 진단오류 등 환자안전을 위한 검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진단 관련 환자안전 개념이 없지만 이제부터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시도해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환자안전종합계획에 진단 관련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이며 수정계획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