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명(INN) 제도화 '청신호' 켜져…적용 단계 문제 해결 초점

박영달 회장, "제네릭 과도하게 많아, INN 적용 필요성 커져" INN에 대한 전문가·일반인 대상 홍보·사회적 합의 우선돼야 김윤 의원, "INN 기반 성분명 처방 의무화 법안 작업 중"

2024-09-30     문윤희 기자

약사사회가 염원하던 INN(국제일반명) 도입이 약계, 정부, 학계 등의 공감대 형성으로 제도화를 위한 첫 단추를 드디어 꿰게 됐다.

국회에서는 국제일반명을 사용한 의약품에 한해 성분명처방을 의무화하는 법안까지 마련될 예정이어서 제네릭 의약품에 적용되는 국제일반명 시범사업에 청신호를 켜게 됐다.

다만 정부는 INN 시행에 다른 여건을 우선적으로 갖춘 뒤 이해관계자 설득이 우선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27일 김승원, 서영석 의원이 주최하고 경기도약사회가 주관한 '제네릭의약품 국제일반명(INN) 도입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김승원 의원은 "1993년 WHO가 국제일반명 사용 권고 이후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여러 선진국에서 INN을 도입하고 이를 의약품 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상표명을 중심으로 의약품이 유통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유사의약품 명칭으로 인한 투약 오류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의약품 사용의 안전성을 제고하기 우해 우리나라도 INN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INN의 활성화는 의사, 약사, 환자 간의 원활한 소통을 도와 줄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INN 도입 과정에서 국민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으며, 기존의 상표명 기반 시장과의 총돌,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문제들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가 더 발전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제일반명 도입은 약사의 대체조제를 간편하게 하고, 대체조제의 활성화를 가속화해 약제비와 의료비를 절감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특히 제네릭 의약품이 과다하게 생산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 건강보험 재정절감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정부는 국제일반명 도입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하기 보단 의사와 약사 직역 간의 의견 차이를 핑계로 논의 자체를 미뤄오고 있다"면서 "오늘 토론회를 통해 국제일반명 도입이 직역간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정부, 의료공급자, 환자, 의약품 생산자를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하는 방안으로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 국회의원도 “의약품 상품명처방이 왜곡된 약가제도와 맞물려 많은 제네릭의약품을 유통하고 있고 이는 투약오류와 더불어 약제비의 과도한 지출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국내 제네릭 약가는 선진국의 2배 수준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이 성분명처방 도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분명처방으로 가는 구체적 방안이 국제일반명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국제일반명을 사용한 의약품에 한해 성분명처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현재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달 경기도약사회 회장 역시 "우리나라는 제네릭 의약품의 수가 과도하게 많으면서도 대부분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어 국민들이 동일 성분의 의약품을 동일하게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다른 성분임에도 유사한 상품명을 가진 경우가 많다"면서 "대부분이 처방이 제품명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의약품을 상품명으로 처방받는 경우 환자는 그 성분을 인지하기 어려워 중복 복용과 같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약국에서는 동일한 성분과 함량의 의약품이 수십 종 구비돼 이로 인해 불용재고약이 발생하고 건강보험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INN 도입 필요성을 논의해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의료인, 환자 간의 소통체계를 확고히 하고, 대체조제 활성화로 의약품 전달체계에서 겪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후희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

이어진 토론에서 정부측 인사로 참석한 남후희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INN 방식으로 의약품 이름을 정한다면 누구나 들어도 쉽게 알 수 있고 환자의 혼란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도입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갖춰졌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환자와 보건의료 전문가 사이에서 INN 상품명 활용에 대한 동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약품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이라는 부분을 논의해야 하는 시점인데, 그 수단으로 대체 조제는 효율적이고 효과성이 있다"면서 "국제일반명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 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제덕 경기도약사회 부회장은 "INN은 새로운 형태의 상품명으로서 의사의 처방권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의약품과 관련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라며 "예전부터 국제기준에 맞는 INN 명명법 적용을 검토했으나 이해단체 반발로 성사되지 못했는데 식약처, 복지부 등 관계부처의 전향적인 의사결정을 바란다"고 말했다.

조윤미 미래소비자행동 상임대표는 "INN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가 관련 토론회에 두번째 참여하는 이제 이해를 하겠다"면서 "이렇게 전문가와 일반인도 INN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태라 이를 알리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INN을 도입하면 재고의약품, 약제비 측면의 비효율성을 일소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면서 "국민뿐만 아니라 전문가 사이에서도 제도 홍보가 미진한 점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