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외상센터 사업…인력 양성·전공의 외상교육 전액 '삭감'

센터별 외상전담의 현황 빠진 인건비 468억 책정…매년 불용액 100억원 상회 전문인력 이탈 불편한 현실, 국회 대책 주문 외면…"지침 개정 등 활성화 노력"

2024-09-23     이창진 기자

내년도 중증외상 전문인력 양성과 전공의 외상교육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권역외상센터 인건비 지원 예산이 센터별 의료진 현황 기재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편성돼 국회 심의 과정에서 불용액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뉴스더보이스]가 입수한 보건복지부 2025년 중증외상 전문진료체계 구축 사업은 804억 9200만원 요구안 중 기재부와 조정으로 663억 7000만원으로 책정됐다.

내년도 외상센터 전문인력 양성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2024년 577억 2400만원보다 15% 수준인 86억 4600만원 증액된 수치다.

문제는 예산안 산출 근거 세부내역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전체 예산 663억 7000만원 중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원이 628억 2600만원을 차지했다.

이중 외상센터 인건비 468억 30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센터 운영비 115억 2600만원, 평가보조금 40억원, 외상체계팀 사업운영비 4억 70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상센터별 인건비를 지급하는 의료진 인원은 명시하지 않고 전체 인건비 지원 총액만 표시했다. 

복지부 권역외상센터 사업은 의료진에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유일한 사업이다. 외상전담의 1명 당 약 1.35억원(세전) 수준에서 지급하는 방식이다.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중 수도권은 4개 센터(아주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의정부성모병원, 국립중앙의료원)이다. 

■외상센터 의료진 이탈 심각, 인건비 불용액 증가…낮은 처우와 열악한 근무환경 기인 

지방 권역외상센터 의료진 이탈은 이미 심각 수준을 넘어선 상태이다. 일부 권역외상센터는 소수의 외상전담의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외상센터 인건비 세부내역을 제외시킨 것은 이 같은 불편한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최근 4년 권역외상센터 사업 불용액 현황.

이를 증명하는 것은 매년 발생하는 100억원 이상의 불용액이다. 

외상전담의 인건비 예산이 전체 예산의 70%를 차지함에도 집행되지 않은 불용액이 2021년 109억원, 2022년 106억원, 2023년 111억원 그리고 2024년(7월 기준) 217억원 등이다.

365일, 24시간 상시 운영해야 하는 권역외상센터의 낮은 처우와 근무환경이 외상전문의들의 이직과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내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복지부에 자료를 요청해 들여다보면 외상센터별 외상전담의 인원 현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상학 인력 양성과 전공의 외상교육 예산 전액 순감…필수의료 개선 '무색'

내년도 예산이 더욱 가관인 것은 외상 전문인력 양성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이다.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올해 책정한 8억 8800만원과 외과계 전공의 등 전문외상교육 6억 2500만원 모두 내년도 예산에서 전액 순감했다.

전국 권역외상센터 지정 현황.

외상센터 사업관리비도 올해 4억 1000만원에서 내년도 98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외상체계 연구용역 예산 근거만 남긴 셈이다.  

대신, 권역외상센터 설치 지원 예산을 올해 1억 6900만원에서 내년도 34억 4600만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이는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외상센터 신축 이전 2억 4600만원과 외상센터 노후장비 교체지원 32억원을 합친 액수이다.

현정부의 필수의료 한 축인 중증외상 전문인력 양성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의료개혁을 제대로 실현할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응급의료과 측은 "권역외상센터 설치 운영을 통해 365일, 24시간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수술 등을 제공해 예방가능한 외상사망률을 감소할 계획"이라면서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 사업은 관련 지침 개정 등으로 사업 활성화 노력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회는 국정감사와 예결위 등을 통해 권역외상센터 전문인력 양성 사업 실적 부진과 운영지원 사업 보조금 편성 문제점 등을 매년 지적하고 대책마련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