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든 뇌전증 신약인데, 미국에서 처방 받아야 하나"
홍승봉 회장 "비급여 공급이라도 될 수 있게 정부·제약사 나서야" 세노바메이트, FDA 승인 후 美 시판 중…韓, 한국인 대상 임상 중 동아ST, "허가 작업 진행 중"…2026년 급여 진입 목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해 역으로 한국 시장 진입을 꽤하고 있는 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조속한 국내 도입을 위해 제약사와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관련 학회의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FDA 허가를 받아 다음 해인 2020년 미국에서 엑스코프리라는 이름으로 출시돼 지난해 기준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글로벌 신약이다.
세노바메이트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안착과는 달리 국내 도입 시기는 2026년으로 점쳐지고 있다. 세노바메이트의 국내 진입이 늦어지면서 관련 학회가 나서 해외 원정 치료 방법을 찾는 등 환자 접근성은 요원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 대해 홍승봉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은 12일 "세노바메이트는 미국과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로 판매하고 있고 수 많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면서 "한국 판매를 맡은 동아제약(동아ST)은 3년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SK(바이오팜)는 미국 뇌전증 환자들을 위해 놀라울 정도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무료로 약물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저소득층 환자들을 위한 무료 약물 공급 시스템도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과 다른 해외 상황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약을 구경할 수도 없는 한국 환자들이 너무 차별 받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면서 "대한뇌전증센터학회의 간곡한 요청으로 존스홉킨스병원 신경과 강준 교수가 한국의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을 진료하고 1년치 세노바메이트를 처방 받을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홍승봉 회장에 따르면 환자가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진단(초진료 235만원)을 받아 세노바메이트 1년 치 처방(월 200만원)을 받게 되는데 드는 비용은 2735만원에 달한다.
홍 회장은 "하지만 이렇게 하려면 환자와 보호자가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홉킨스병원을 방문하고 강준 교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언제 경련발작이 발생할지 모르는 중증 뇌전증 환자가 약 17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가야한다"고 말했다.
홍승봉 회장은 국내 정식 도입 전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한 세노바메이트 공급과 괌과 하와이에서의 진료 방안을 찾아 달라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서 비급여라도 세노바메이트를 구입할 수 있도록 SK바이오팜과 정부가 나서야 한다"면서 "괌과 하와이까지 비행시간은 각각 4시간, 8시간으로 미국 볼티모어(17시간) 보다 훨씬 더 가깝고 시차도 적어서 중증 뇌전증 환자들에게 훨씬 더 안전하다"며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호주가 저소득층에 세노바메이트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호주 정부는 저소득층 또는 이 약이 꼭 필요한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 무료로 배급하고 있다"면서 "모든 항뇌전증약으로 조절되지 않고, 뇌전증 수술이 어렵거나 수술도 실패한 환자들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 약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SK바이오팜은 국내 출시를 위해 성인 대상 3상 임상을 2023년 2월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소아 대상 액상형 제제 1상 임상은 올해 1월부터 진행 중인 상태다.
뇌전층 질환 특성을 감안해 제형 변경 임상도 국내에서 다수 진행되고 있다. 연구에 착수한 제형은 현탁액, 필름코팅정, 비코팅된 나정 등이다.
국내 판권을 보유한 동아ST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의 허가를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태"라면서 "이후 급여 등재를 위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원정치료로 세노바메이트 처방을 받길 원하는 국내 중증 뇌전증 환자와 가족은 뇌전증도움전화(1670-5775)로 관련 정보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