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약 급여관리, 허가·평가연계 내실화-경평생략 개선 시급"

심사평가원, 자체 연구에서 제시...장기과제로 '별도기금' 언급

2024-04-05     최은택 기자

이른바 고비용의약품 급여관리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허가-평가 연계제도를 내실화하고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생략제도를 시급히 '유예'제도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 제안이 나왔다. 장기과제로는 '별도기금' 도입도 언급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자체 수행한 이 같은 내용의 '고비용의약품 국내외 급여관리제도 비교 연구' 보고서를 5일 공개했다. 연구책임자는 김유정 부연구위원이며, 신한나·김예슬·조쌍은 주임연구원이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연구진은 먼저 "국내외 고비용의약품 정의가 모호하고 일치하지 않아 유전자 치료제 등 초고가 의약품이 새롭게 등장하는 현시점에서 고비용의약품의 새로운 개념 정립과 국내 고비용의약품의 조작적 정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비용의약품의 금액 기준 정의는 1인당 연간 투약비용 1억원(9400만원) 이상인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다만 "향후 개발될 고비용의약품의 특징을 고려할 때, 고비용의약품의 정의는 명시적인 기준보다는 내부적 기준으로만 활용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고비용의약품의 특성도 선행연구 등을 참조해 정리해서 제시했다. 연구진은 "대부분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로 생물의약품이고, 임상시험설계의 한계로 임상근거의 불확실성이 내재한다"고 했다. 또 "2021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인 코미너티였고, 나머지의 대부분은 희귀질환이나 항암제였다"고 했다.

고비용의약품 관련 쟁점사항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높은 약가로 환자 부담과 재정적 부담 증가 ▲제약사의 등재요구 압력 및 환자단체의 높은 요구 ▲건강보험 등재 시 임상적 불확실성의 사후 평가 필요 ▲위험분담제와 같이 다양한 예외적 기준을 적용해 등재 ▲재원 지출의 형평성 논란 및 사회적 합의 필요 등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의약품 선별등재제도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 예외적인 제도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 평가 없이 진입한 의약품들의 사후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고비용의약품 급여평가 대처방안은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제시했다.

연구진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국내에 도입된 허가와 평가 연계 제도의 내실화가 중요하며, 고비용의약품의 효과 평가, 성과 기반 위험분담제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고가약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성평가면제제도 개선이 시급하며, 향후 경제성평가유예제도로 운영하고 기존 경제성평가면제제도로 도입된 의약품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사전승인제도 개선 또한 필요하며, 실무 부담을 줄이면서 제도의 취지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의 조기접근제도(Early Access Schemes)나 혁신지불모형(Bundled Payment) 등을 검토해 도입할 필요 있다. 특히 건강보험 외 별도기금을 통해 희귀질환치료제나 항암제의 조기접근성을 높이고, 근거를 생성해 신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심사평가원은 "본 연구는 국내외 고비용의약품 관련 제도 고찰, 고비용의약품의 국내외 등재 사례 분석, 심층면접을 통해 관련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고비용의약품 관련 급여관리제도의 정책 방향을 제안한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