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삶의 질 악화 경험 '한랭응집소병' "대안이 없다"
극심한 피로·빈혈 동반…100만명 당 1명 발생 "증상 의심되면 종합병원 찾아 정확한 진단 받아야"
한랭응집소병은 적혈구 파괴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이게 되는 극희귀 자가면역 혈액질환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빈혈과 혈전성 합병증이 유발된다.
대게 한랭응집소병 환자의 진단 후 생존여명은 8.5년에 불과하다.
인구 100만명 당 1명에게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랭응집소병은 현재 국내에서는 질병코드가 없어 환자수 조차 집계가 불가능한 상태다. 환자 수가 적은 만큼 치료방법도, 정확한 진단도 어려운 질병 중 하나다.
한랭응집소병 환자는 주로 빈혈, 극심한 피로, 호흡곤란, 혈색소뇨증 등 다양한 증상으로 고통을 받는다.
장준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7일 오크우드에서 개최된 한랭응집소병 질환 미디어세미나에서 "현재 한랭응집소병은 치료법이 없어 대증적 치료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환자는 진단이 되면 엽산을 복용하거나 중증 빈혈로 인해 응급치료가 필요하면 수혈을 하거나 급성 용혈 시 혈장 교환술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일시적 효과만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들에게 항체를 형성하기 위해 항암제인 보체 표적치료를 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한계적"이라면서 "윤석열 정부가 희귀난치질환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 질환은 패스트 트랙을 탈 방법이 없다. 질병 코드도 없어 심평원에서 뭔가를 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현실을 전했다.
장 교수는 "환자들은 적혈구가 파괴돼 대부분 용혈현상이 지속적으로 이러난다"면서 "중증 빈혈을 동반한 한랭응집소병 한자 중 절반 가량은 증상 완화 및 생존을 위해 임시방편인 수혈에 의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혈용 혈액이 부족해 환자가 필요할 제때 충분한 혈액을 투여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타인의 혈액을 투여받는 사실 그 자체로 인한 부담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환자들의 삶에 대해 "환자들의 삶은 곧 '온도감옥'이라 할 수 있다. 체온보다 조금만 낮은 온도에서도 암 환자 수준의 피로 및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고통을 받아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기 때문"이라면서 "환자들은 여름에는 에어컨을 피해, 겨울에는 낮은 온도로 증상이 악화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낮은 질환인지도…치료의 '한계' 장벽
한랭응집소병에 대해 장 교수는 "의료진도 잘 모르는 질환으로 인지도가 낮다"면서 "환자들 역시 한랭응집소병의 증상에 대해 몰라서 진단이 지연되거나, 진단 전까지 여러 번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힘들게 진단을 받게 되더라도 국내 한랭응집소병에 허가된 약이 없기 때문에 치료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면서 "일부 환자는 어쩔 수 없이 허가되지 않은 약으로 치료를 받기도 하지만 치료효과가 불충분하고 독성과 감염의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덴마크에서 한랭응집소병 환자와 비 한랭응집소병 환자의 사망율을 비교한 연구에서 환자 1년과 5년 사망율은 각각 17%와 39%로 비교군의 3%와 18%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장 교수는 "질환의 인지도가 낮아 환자들이 빈혈이 극심하고 피로가 심하고 일반병원에서 진단이 어렵다면 종합병원을 찾아 달라"면서 "진단은 의외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혈액결과를 보면 알 수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의료적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게 되면 환자의 생존율은 확실히 늘어난다"면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