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깨운 '바이오안보' 어디까지 왔나?

"초국경 전염병, 글로벌 차원의 대응과 협력 필수" 정부, 관련부처 협의체 구성…주요 사안 논의 필요

2022-07-18     문윤희 기자

우리나라말로 코벡스, 영어로 풀이하자면 COVID-19 Vaccines Global Access(COVAX)라는 단체가 출범한 배경에는 코로나19 발발에 따른 국가간 백신공급 불균형이라는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관련 특허기술과 지식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Open COVID Pledge'와 'COVID-19 Technology Access Pool, C-TAP)'은 활발한 의견을 내고 있지만 '지식재산권'을 주장하는 기업들의 반발에  이렇다할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 

이렇듯 감염병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록 국제적 협력보다는 자국 중심주의가 강해지면서 논의되는 이슈가 있다. 바로 '바이오안보'. 

바이오안보는 주로 농업분야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식량작물과 가축을 바이러스로부터 지키는 의미로 사용됐으나,  전염병이 국가 안보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안보 이슈로 인식돼 사용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중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심미랑 박사(한국지식재산연구원)는 최근 '바이오안보(Biosecurity)와 지식재산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안보 위기를 대응하는데 있어 지식재산의 역할을 분석했다. 

전염병이 초 국경적으로 확산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동물ㆍ사람ㆍ생태계 건강의 상호의존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는 인간, 동물, 식물, 환경 등을 연계해 안보적 관점에서 통일된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One Biosecurity”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보고서에서 심미랑 박사는 "전염병이 초 국경적으로 확산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동물ㆍ사람ㆍ생태계 건강의 상호의존이 중요해졌다"면서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는 인간, 동물, 식물, 환경 등을 연계해 안보적 관점에서 통일된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One Biosecurity”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국경이 없는 바이오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글로벌 차원의 통일된 대응ㆍ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 "바이오안보 문제는 바이오기술 환경변화에 따라 새롭게 발생하기도 하고 과학기술과 연관성도 매우 높아서, 새로운 기술에 법적 독점권을 부여하는 지식재산 체계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기술의 지식재산권을 면제하여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려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국제의약품 특허풀(MPP), Open COVID Pledge 등 여러 기구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술의 지식과 데이터를 공유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심 박사는 "전염병에 대응해 특허 기술을 활용하려는 이러한 국제사회 노력은 아직 그 효과와 활용도가 미흡한 수준"이라면서 "일정 기간 독점권을 부여하는 지식재산권의 특성상 기술 보유 기업과 국가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여를 이루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바이오안보를 위한 지식재산의 활용에 관해 국내외에서는 그동안 의약품의 강제실시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져 왔으나, 강제실시 제도는 실제로 거의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심 박사는 대안으로 "바이오안보를 위해서 관련 부처 간에 특허법 제32조(특허를 받을 수 없는 발명), 제41조(국방상 필요한 발명 등)의 내용 및 구체적 기준에 대한 공유가 필요하다”면서 "바이오안보 위기 상황에 대한 예방 및 즉각적 대응을 위해 보건복지부, 과기부, 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국방부, 방위사업청, 외교부, 특허청 등 관련 부처 간에 상시 협의체를 구성하고 주요 사안을 공유하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WTO/TRIPs의 지재권면제 논의, 백신 공동구매 및 공평한 분배를 위한 COVAX 퍼실리티, 국제의약품 특허풀인 MPP, 코로나19 관련 기술공유를 위한 Open COVID Pledge, 코로나19 관련 지식재산 및 데이터 공유 플랫폼인 C-TAP 등의 참여와 논의에서 우리나라는 변방에 위치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심 박사는 "우리나라도 다양한 글로벌 논의에 참여해 국제 합의를 이행하는 등 외교ㆍ안보 차원에서 바이오안보를 주요 주제로 다룰 필요가 있다"면서 "세계수준의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바이오 제약산업이 안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진 지역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