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차별적인 산정특례 기준으로 환자 고통"
광선치료 접근성 요원…"형편 어려운 환자 고통 심화" "아토피와 같이 보험 기준과 산정특례 기준이 동일하게 조정 필요"
건선환자에 대한 차별적인 산정특례 기준으로 치료 접근성이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광선치료의 경우 고가 치료제 보험 기준에서 빠진 반면 산정특례에는 필수 기준으로 들어가 있어 처지가 어려운 환자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선협회는 오는 29일 '세계 건선의 날'을 맞아 '건선 환자의 질환 및 치료에 대한 인식조사(책임연구자 김성기)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환자들은 ‘피부가 완전히 깨끗해지는 것’(77%, 중복응답)을 최종 치료 목표로 두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외 치료 목표로는 ‘건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일상과 사회 생활 영위(69%), 깨끗한 피부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67%)이라고 답했다.
다만 환자들은 의사와 치료 목표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담당 의사와 본인의 치료 목표에 차이가 있다고 답했고, 4명 중 1명(24%)는 주치의가 환자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환자들의 건선 치료 경험을 조사한 결과, 현재 치료 중인 치료법을 포함해 연고와 로션 등을 바르는 국소 치료(95%)가 가장 넓은 분포를 보였고, 뒤를 이어 빛을 쬐는 광선 치료(78%), 약을 복용하는 전신 치료(72%) 등의 순으로 답했다.
환자들의 생물학적 제제 처방 경험(39%)은 한의원 치료(52%), 대체의학(50%) 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학적 제제를 경험한 환자 비율은 적었으나,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는 타 치료법 대비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서 생물학적 제제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 중 89%가 치료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고 뒤를 이어 광선 치료(22%), 먹는 약(20%), 국소 치료(11%) 순으로 나타났다.
건선 환자들이 느끼는 치료비 부담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71%)는 치료비 부담이 매우 크거나 크다고 답했다.
특히, 치료비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생물학적 제제 치료 환자 가운데 80%로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 중 65% 대비 높아 생물학적 제제 치료 환자가 상대적으로 더 큰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우회는 "생물학적 제제는 타 치료법 대비 고가로 정부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1000만원에서 1700만원 상당의 약제비 중 환자의 부담이 최대 60%에 달해 여전히 환자의 치료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사에서 환자들은 건선 환자 대상 산정특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비율이 90%에 달했다.
"중증 건선, 산정특례 기준 변경해야"
환우회는 중증 건선 치료와 관련해 "면역질환들 중 유일하게 보험급여와 산정특례 적용 기준이 다르다"면서 "조사에서도 중증 건선 산정특례 등록·재등록 기준이 변경되어야 한다는 비율이 92%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가 치료제 보험 기준에서는 전문가들의 요청에 따라 선택 사항으로 빠진 광선치료가 산정특례에는 필수 기준으로 들어가 있어 생업이 있는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의 치료 접근과 기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환자 90%가 3개월 동안 받아야 하는 광선치료 조건에 대해 부담이 된다고 답했으며, 85%는 광선치료 비용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또 환자들은 광선치료 시 어려웠던 점으로 ‘주중에 치료를 위한 휴가/결근/결석 등의 일생생활 부담(69%)을 가장 높게 꼽았으고, ‘비용 및 여러 노력을 들였음에도 피부나 증상이 크게 개선되지 않음(66%), 광/광화학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멀리 있어 접근성이 떨어짐(42%), 치료 전 처지와 치료 과정의 불편/불쾌함(42%) 등을 꼽았다.
평균 유병률 20년 이상…우울감 경험 높아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의 평균 건선 유병기간은 22.8년으로 조사됐다.
실제 환자 10명 중 6명(59%)은 20년 이상 건선을 동반한 채 살아가고 있고, 10년 이상의 장기 환자가 8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환자들의 현재 중증도는 전체 응답자 중 절반 이상(56%)이 중등증에서 중증인 것으로 조사됐고, 그 외에는 경증(44%)으로 조사됐다.
유병기간이 긴 건선 질환 특성상 환자들은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정신 질환으로 진단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도 전체 응답자의 22%로 나타나 우리나라 전체 정신질환 유병률 10% 대비 2배 높은 결과를 보였다.
환자들이 진단받은 질환은 우울증(77%), 불안장애(44%), 사회공포증(32%), 강박장애(21%) 등으로 조사됐다.
또 전체 응답자 10명 중 4명은(44%) 우울증상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우울증상을 겪는 환자들의 건선 중증도는 중증 (46%), 중등증(37%), 경증(18%) 순으로 나타나 중증도가 심할수록 우울증상을 보이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기 건선협회 회장은 "환자들의 전반적인 인식 수준이 향상되었음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차별적인 산정특례의 등록 기준은 건선 환자 치료 접근성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광선치료는 동네병원에서 사라지고 있어 멀리 큰 병원을 찾아 주2-3회 3개월간이나 치료해야 산정특례가 가능해 생업으로 병원에만 다닐 수 없는 형편이 어려운 중증 건선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오히려 배제하는 모순을 낳고 있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토피와 같은 다른 피부 질환이나 면역질환들과 마찬가지로 보험 기준과 산정특례 기준이 동일하게 조정돼 환자들이 치료법을 두고도 우울증 등 죽음으로 삶을 몰아가는 합병증으로부터 벗어나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면서 "관련 정부 기관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산정특례 기준 문제 개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