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약품비 33.5조원...사용량 등 관리정책 개선 절실"

심평원 연구진 "저가약 사용 목표치 도입-장려금 연계 필요" 증가율 기여도 기존약제 71%·신규 35%·퇴장 -6% 순

2021-07-26     최은택 기자

'의약품 사용량·약품비 모니터링 및 장기 추계모형 개발' 연구

의약품 접근성을 보장하면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약가 사후관리와 사용량 관리정책을 중심으로 약품비 관리정책 개선이 시급하다는 정책제언이 나왔다.

특히 사용량 관리를 위해 병의원급와 약국의 저가 제네릭 사용 목표치를 도입하고, 이를 장려금으로 지불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심사평가원 연구진은 보건복지부 의뢰로 수행한 '의약품 사용량·약품비 모니터링 및 장기 추계모형 개발' 연구를 통해 이 같이 제안했다. 김동숙 연구위원이 연구책임자를 맡았고, 이혜영·박다혜 주임연구원, 신지혜 연구보조원 등이 연구자로 참여했다.

약품비 증가요인 분석=연구진은 2010~2019년 진료연월 기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토대로 약품비 증가 추이를 들여다면서 약품비 구성요소별 약품비 변동에 미치는 기여도를 분석했다.

약품비 증가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유지, 신규, 퇴장 의약품 순이었다. 약품비의 가격요인인 제품가격은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였다. 신규 의약품은 1%내외의 영향력을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전체 약품비에 대한 10년간의 평균 약품비 증가분 5% 기준(100%)으로 환산하면, 유지의약품 71%, 신규 35%, 퇴장 –6%의 영향력을 보였다. 기등재 의약품이 약품비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적이라는 의미다.

약품비 미래 3개년·10개년 예측=연구진은 시계열 약품비 단일변수 분석방법으로 총 7가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모델(ARIMA, ETS, NNAR, TBATS, BATS, STL+ETS, STS)을 사용했다. 또 집단화돼 있는 다중 시계열(multiple time series) 분석은 그룹화된 시계열(grouped time series) 상향식 예측 모델(ETS, ARIMA) 방법론을 적용했다.

향후 3개년 약품비 예측결과 2021년 23조원, 2022년 24조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약품비 향후 10년에 대한 예측값은 2029년 그룹화된 상향식(ETS) 모형 32.9조원, 단일모형 33.5조원로 예측됐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의약품 접근성을 보장하면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 약품비 관리 정책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약가 사후관리와 사용량 관리정책을 중심으로 약품비 관리정책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제네릭·약가 사후관리=연구진은 "국내 의약품 정책은 2006년부터 신약 가격정책에 초점을 맞춰 왔고, 2012년부터 제네릭 의약품 정책을 시작했지만 전반적인 제네릭 의약품 정책의 로드맵에 대해서는 정책 목표를 설정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향후 약품비 관리 정책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효성 있게 세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개선방안으로는 3가지를 언급했다. 연구진은 우선 "일반적인 제네릭 정책은 시간이 지나면서 제네릭의 가격이 떨어지게 설계하고, 저가의 제네릭을 사용하게 장려하는 정책"이라면서 "일괄인하 정책 이후 53.55% 선보다 낮은 가격의 제네릭 의약품이 다시 등재하면서 53.55%로 수렴했던 점을 살펴보면, 자발적으로 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시장을 작동시키는 여러 정책 실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진은 이어 "제네릭이 다수 등재돼 있는 성분조차 국내에서는 여전히 다국적 제약회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의 사용 비중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회사 간 경쟁은 보다 치열하고, 이로 인해 처방 의약품이 간헐적으로 바뀌면서 빈번한 반품과 회수가 지속된다. 행태변화와 사회적 낭비를 줄이기 위한 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또 "사용량의 중요한 주체는 약사와 환자이지만, 국내에서는 이들의 역할이 미비하다. 의사, 약사, 환자 모두가 의약품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비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불행히도 저가의 제네릭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이들 주체의 노력에만 맡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가의 제네릭 사용을 제안하고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만큼,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갈 전반적인 정책 도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약품 사용량 관리=연구진은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강제 제네릭 처방을 도입하고 있거나 목표치를 설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바이오 시밀러를 생산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용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러한 낮은 제네릭 처방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로드맵을 장기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2019년 제네릭 정책 개편으로 가격 차등화가 발생하는 만큼, 일정 가격선 이하의 의약품을 처방하는 비율을 피드백하고, 이를 바탕으로 처방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약품비 절감 장려금에 병의원급과 약국의 정부가 인정하는 저가 제네릭 의약품 사용 목표치를 도입하고, 이를 장려금으로 지불하는 방식을 향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진은 또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하게 되면서 중복되는 의약품과 버려지는 의약품(미복용 처방전 56.4%)은 사회적 낭비일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까지도 야기될 우려가 크다. 특히 국내 덕용포장 행태로 인해 습기에 약한 의약품조차 잘못 보관될 우려가 큰 만큼 장기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단기간으로 처방하도록 행태를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진은 아울러 "노인의 다품목 처방을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이로 인한 약물 관련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