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약국 재정지원?..."편의점약 확대·원내조제 허용이 답"
김도읍 의원 개정안에 기재부 신중검토-의사단체 반대 복지부-국회 복지위 수석전문위원 "입법취지 공감"
심야약국 재정지원 근거를 마련하려는 입법안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의사단체가 반대입장을 제시하고 나섰다. 기재부는 신중검토 입장인데, 여러 이유 중에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등 다양한 조치를 선행한 이후에 검토해도 된다는 의견이 포함돼 있었다.
대한의사협회는 약국이 아니라 일차의료기관을 지원하고 원내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은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대표발의한 약사법개정안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홍형선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 개정안은 17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넘겨질 예정이다.
개정안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심야시간대 및 공휴일에 운영하는 심야약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 또는 지자체가 예산의 범위에서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골자다.
16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0월 기준 전국 8개 시·도에서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근거로 운영비를 지원하는 이른바 공공심야약국 8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운영 및 지원 방식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심야(0시 또는 1시)까지 운영하거나 휴일에도 운영하도록 하면서 시간당 3만원 가량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개정안에 대한 이해관계자 찬반은 갈린다. 우선 보건복지부와 대한약사회는 찬성이다.
복지부는 "취약시간대에 경증·비응급 질환자의 의약품 구입을 용이하게 하려는 법률안의 입법 취지에 공감한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대한약사회는 "현재 편의점 등에서는 감기, 두통 등 가벼운 증상과 관련한 13개 품목의 안전상비의약품만 구입이 가능하다. 보다 중한 증상의 환자가 발생한 경우 약국이 아닌 응급실을 방문함에 따라 응급실 과밀화와 과도한 의료비 부담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 해결 방안으로 심야약국을 통해 전문적인 약료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야간 및 휴일의 진료 공백 현상 해소에 기여할 수 있으며, 약사를 통해 적정한 복약상담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의약품 오남용 예방의 효과 또한 기대된다"고 했다.
또 "이미 상당수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 제정 등을 통해 공공심야약국이 도입돼 지역주민들로부터 매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심야약국 운영 활성화 및 대국민 보건의료 복지서비스 향상을 위해 개정안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기획재정부와 전라북도, 대한의사협회 등은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먼지 기획재정부는 신중검토 의견을 내놨다. 이유는 4가지였다. 우선 "민간 보건의료기관에 국고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제도도입의 시급성, 불가피성 등의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심야약국을 운영하더라도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등에 대해서는 의약품 구입이 불가능한 점 등 실효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약국외 판매가 가능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 등 의약품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조치가 선행된 이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고, "심야약국에 대한 재정지원 시 의원급 의료기관 야간진료시에도 동일한 지원요청이 제기될 수 있는 등 여타기관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야기될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전라북도도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심야약국을 운영하는 것이라면 필요한 비용을 일부 지원해 심야약국을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금 없이 자율적으로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 지자체마다 지역실정과 예산 확보가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경증·비응급질환의 진단을 의사가 아닌 심야약국 약사가 하는 것은 현행법상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되며, 국민 편의 저하를 이유로 심야 약국을 운영할 경우 응급 처치의 시기를 놓쳐 환자의 생명이 위협 받을 수 있으므로 심야 약국 운영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개정안과 같이 접근성을 이유로 응급실 대신 심야 약국을 운영하더라도 약사는 진료 행위를 할 수 없는바, 일반 상비약을 구매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심야 시간의 국민들의 불편함을 해소시키기를 원한다면, 약국이 아닌 일차의료기관을 지원해 심야의료기관을 운영하도록 하고, 원내 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사료된다"고 했다.
한편 홍 수석전문위원은 "공공심야약국은 평일 야간시간대나 공휴일에 의약품 구입이 어려운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약사의 복약지도로 의약품과 의약외품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심야약국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예산 지원을 입법화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제고하고 의약품의 오‧남용을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취지에 공감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