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질심, 사이람자·알룬브릭·제줄라 급여확대안 수용

장기체류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또 기각

2021-02-08     최은택 기자

한국릴리의 항암제 사이람자주(라무시루맙)를 간세포암에도 쓸 수 있도록 급여범위를 확대하는 안이 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받아들여졌다.

한국다케다제약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알룬브릭정(브리가티닙)과 제줄라캡슐(니라파립) 급여확대안도 관문을 넘어섰다. 반면 한국비엠에스(세엘진)의 다발골수종치료제 레블리미드캡슐(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은 이번에도 불수용됐다.

7일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암질환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서울과 원주 간 화상으로 열린 회의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 상정된 항암제 급여확대안은 모두 5건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사이람자주 비소세포페암과 간세포암, 알룬브릭 비소세포폐암 1차요법, 제줄라 난소암 1차 유지요법,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등이다.

사이람자주, 비소세포암 기각-간세포암 수용

먼저 사이람자주의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활성변이가 있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급여확대안은 불수용됐다. 경구제를 포함해 대체약제가 많은데다가, 비용이나 임상적 유용성 측면에서 봤을 때 급여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였다.   

반면 간세포암 급여범위 확대안은 일부 조건을 붙여져 필요옵션으로 받아들여졌다. 투여대상은 허가사항과 동일한 혈청 알파 태아단백(alpha fetoprotein, AFP) 400ng/mL 이상인 환자다.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과 재발률이 높은데, 치료옵션도 부족한 간세포암의 질환 특성이 감안됐다. 특히 허가사항에 AFP 검사 기준이 제시돼 있어서 투여대상이 명확하고, 범위도 좁혀져 있는 게 긍정적으로 평가된 이유 중 하나였다.

알룬브릭정, 비소세포폐암 1차 요법 수용
제줄라캡슐, BRCA 양성 난소암 1차 유지요법도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유전자 양성인 비소세포폐암에 1차 요법으로 알룬브릭정의 급여범위를 확대하는 안도 받아들여졌다. 대체약제 대비 임상적 유용성은 유사하지만 급여확대로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주요 이유였다. 현재는 크리조티닙으로 치료 받은 적이 있는 ALK 양성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쓰도록 급여기준이 설정돼 있다.

제줄라의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부분 또는 완전반응)한 난소암(난관암 또는 일차 복막암 포함) 성인 환자의 단독 유지요법도 수용됐다. 다만 허가사항과 달리 BRCA 변이 양성인 환자만 투여하도록 했다. 임상시험 결과와 가이드라인 등에서  BRCA 변이 환자군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 근거가 있는 게 수용된 이유였다.

레블리미드캡슐, 유지요법 기각...재정분담안 수용곤란 

암질심에 장기 체류 중인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은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 측이 제시한 재정분담안으로는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게 암질심의 판단이었다. 대신 합리적인 수준의 재정분담안을 회사 측이 다시 제시하면 재논의가 가능한 것으로 결론냈다. 유지요법에 대한 환자들의 요구가 있는 건 암질심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은 임상전문가들의 요구도 또한 높다. 실제 지난해 8월 뉴스더보이스와 인터뷰에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는 "현재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하지 않은 환자는 레블리미드를 급여로 지속 투여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식을 받은 환자는 해당 약물을 쓰기 힘든 상황이다.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받는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한데, 오히려 치료 중 난센스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김 교수는 "보통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유지요법이 없다면 2~3년 내 재발이 일어나는 편이다. 대부분의 약은 당장 쓰지 않더라도 결국에는 사용해야 할 시점이 온다. 특정요법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약값이 절감되는 건 아닌 것이다.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경우와 재발 시 약제를 투여하는 경우, 두 가지를 경제적 관점에서 비교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한편 이번에 급여범위 확대안이 암질심에서 수용된 약제들은 건보공단 협상과 심사평가원 항암제 공고 개정 등 후속절차가 마무리해야 확정된다. 아직 절차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