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근권 보장 위해 의료행위 특허대상서 제외해야"

남희섭 소장 "특허발명의 정부사용을 위한 강제실시 제도 정비도 필요"

2020-12-02     양민후 기자

세간의 관심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소식에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능성이 현실화되더라도 공평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의약품 접근권 보장은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법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행위를 특허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치와 ‘특허발명의 정부사용을 위한 강제실시 제도’ 정비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남희섭 소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지식연구소 공방 남희섭 소장은 2일 ‘코로나19 시대 의약품 접근권(서영석·이동주 의원실-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주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남 소장에 따르면, 한국은 법률이 아닌 특허청의 심사기준에 의해 의료기술의 특허 여부를 정하고 있다. 기준을 보면, ‘의료행위에 대해선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특허를 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없다’ 논리는 근거가 점차 무너지고 있어 일말의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법률적으로 ‘의료 행위는 특허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특허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남 소장은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도 치료 방법을 특허 대상에서 제외한 나라는 독일·이탈리아·영국·싱가포르 등 79개국(세계지적재산권기구 2011년 보고서 기준)에 이르는 상황이다.

특허발명의 정부사용을 위한 강제실시 제도의 정비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국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선언 이후 관련 법을 개선했다. 독일의 경우 감염병 대유행 시 보건부 장관이 예외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의약품 공급 보장을 위한 특칙에는 의약품법 및 약사법 규제에 대한 예외를 마련하고 특허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은 개선할 점이 존재한다. 복지부가 국내제약사와 코로나19 치료제를 생산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면, 조사에서 누락된 특허가 나중에 발견될 경우 특허권자의 허락이 있을 때까지 관련 생산이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행 특허법은 정부사용을 특허권자의 금지청구 대상에서 명확히 제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남 소장은 의약품 접근권에 강력한 영향을 행사하는 자료 독점권의 법률화를 요구했다. 국내에선 자료 독점권이 식약처 고시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를 법률화해 공중보건의 필요 여하에 따라 제한·예외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마지막으로 신약 제약사가 특허권을 행사해 후발의약품 시판을 막는 상황에 대한 처방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선 약가 인하 처분을 집행정지 가처분으로 유예시킨 경우, 건강보험재정 손실분 또는 후발 제약사가 입은 손해를 신약 제약사가 배상책임 지도록 하는 국민건강보험법·약사법 개정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