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신약 가능성, 언제쯤 확인 가능할까

주요 임상진입 후보물질들, 제한적 행적만 확인

2020-10-12     양민후 기자

제약업계가 신약개발과 관련해 주목한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AI 신약개발 벤처와 협력 중인 글로벌제약사만 따져봐도 GSK·MSD·화이자·바이엘·존슨앤드존슨(J&J)·로슈·사노피·노바티스·암젠·BMS·베링거인겔하임 등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그렇다면 AI를 통해 발굴된 후보물질은 이런 기대감에 부응하고 있을까. 일부 후보물질들은 AI 신약이란 타이틀을 달고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후에는 다소 제한적인 행적만 남겨 가능성 판별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 관련 신약으로 임상시험에 진입한 주요 후보물질은 'BPM31510(개발사:버그)', 'Ben-2001(베네볼런트AI)', 'Rec-994(리커전 파마슈티컬즈)' 등이다.

먼저 BPM31510은 AI 기반으로 발굴된 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암세포대사를 교정해 세포예정사를 재활성화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해당 약물은 2018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버그사는 2년여전부터 암 관련 학술대회에서 BPM31510의 임상진행 상황을 소개해왔다. 임상시험에선 췌장암, 교모세포종 등에 대한 효능이 평가 중이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BPM31510의 가능성을 판별할만한 데이터는 제한적이다.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서 췌장암(2상)에 대한 효능 일부를 가늠할 수 있는 정도였다. 이에 따르면, BPM31510+젬시타빈 병용요법은 해당 암종 환자들을 상대로 무진행생존기간(PFS) 약 4개월, 전체생존기간(OS) 7.2개월 등의 성적을 남겼다. 다만, 대상 환자수는 18명에 불과했다.

Ben-2001은 H3수용체길항제이며 원개발사는 J&J다. J&J는 10여년전 임상시험에서 Ben-2001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 효능을 평가했었다. 당시 임상결과가 좋지 않았고, 제약사측의 개발의지는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베네볼런트AI사는 AI플랫폼을 통해 Ben-2001이 파킨슨병 환자의 과도한 주간졸림증(EDS)에 대안이 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Ben-2001의 주 이상사례가 불면증이라는 사실에 주목한 판단이었다. 이에 베네볼런트AI사는 J&J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Ben-2001의 임상시험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2017년 개시된 CASPAR 임상시험(2상)에선 파킨슨병 환자 248명을 상대로 Ben-2001의 효능이 평가됐다. 해당 임상시험은 2019년 5월께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현 시점까지 정확한 결과는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Rec-994는 리커전사의 머신러닝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탄생한 후보물질이다. 미국·유럽에서 뇌해면상혈관기형(CCM) 치료와 관련,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이력이 있다. 2018년에는 미국에서 1상 임상시험을 허가 받았다.

이후 1상 데이터 등의 행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리커전측은 ‘Rec-994의 1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현재 2상을 준비 중’이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올해 초에는 또 다른 AI 신약인 'DSP-1181(엑스사이언티아/수니모토다이니뽄)'이 임상시험에 진입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DSP-1181은 엑스사이언티아의 AI 플랫폼이 디자인한 후보물질이다. 임상시험에선 강박장애(ODC) 치료 효과가 검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