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접근성 강화, 거시적 관점에서 개선 이뤄져야"
이형기 교수 "경제성평가 탄력운영부터 건보재정 건전성 유지까지 필요"
신약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거시적 측면에서 개선점을 모색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제의 경제성평가 제도를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건강보험재정의 적절한 배분도 요구된다는 견해다. 별도 기금 조성과 같은 새로운 접근법 역시 고려할만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이형기 교수는 23일 신약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비대면 토론회(이용호 의원실 주최)에서 국내 신약 접근성 정체를 유발하는 요인들을 진단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선진국 대비 신약의 허가 및 접근성 측면에서 다소 뒤쳐지고 있다. 지난 10년간(2011-2019년) 출시된 신약 356개의 가용성은 A7국가 평균 58%인데 반해 한국은 36%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는 국내 신약 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완요청 등에 따른 지연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무엇보다 급여과정이 지체되고 있다는 점이 크다. 국내에선 원칙적으로 신약의 급여등재기간을 240~270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간(2014-2016년)간 급여등재기간 평균은 비항암제 269일, 항암제 348일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항암제의 경우 보완기간을 포함하면 실제기간은 757일에 이른다.
이런 급여지연과 관련한 쟁점으로는 경제성 평가가 꼽혔다. 약제의 경제성을 평가하는 '점증적비용효과비(ICER)'는 현재 임계치가 낮고, 비교 대상이 고가이거나 병용요법일 경우 비용효과성 입증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성 평가 면제 약제에 대해 적용하는 '위험분담제(RSA)'도 급여기간 단축에는 기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급여까지 기간은 전체약제 746일, 위험분담제 약제 729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경제성평가 면제 약제에 대해선 위험분담제 외 대안이 부재한 상황이다.
약가 정책도 걸림돌로 지목됐다. 한국은 약가 통제를 기조로 혁신신약의 가치를 인정하는 데 인색한 편이다. 이는 ICER 임계치를 탄력 적용하는 영국, 혁신신약에 대해 경제성평가를 면제하는 독일, 혁신의약품의 신속약가 책정 절차를 도입한 프랑스 등에 견줘 다소 경직된 자세다.
나아가 건강보험재정의 건전성 역시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었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국내 제네릭의 높은 약가 및 시장점유율에 주목했다. 아울러 첩약급여 등에 대한 과학적 타당성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ICER 임계치 신축적용 ▲위험분담제의 확대 적용 및 선급여 후 기준결정 도입과 같은 경제성 평가대안 확대 ▲제네릭 약가인하를 통한 건보재정의 적절한 배분 등을 개선점으로 제시했다.
특히 건보재정 상태와 무관하게 신약 접근성을 보장할 별도 기금조성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