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S, 더 이상 표적 못할 타깃 아니다"

제라드 팔축 박사, AMG510 등 주요 후보물질 가능성 소개

2020-09-07     양민후 기자

KRAS 변이는 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표적하기 힘든 타깃이라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런 정체가 해결될 조짐이 보인다. AMG510(암젠)과 MRTX849(미라티) 등은 KRAS 변이 암종 치료에서 일부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팔축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사라캐넌연구소 제라드 팔축(Gerald Falchook) 박사는 최근 제13차 대한종양내과학회 학술대회(KSMO 2020)에서 KRAS 변이 표적약 개발 상황을 진단했다.

강의에 따르면, RAS 유전자는 세포 성장과 사멸에 관여한다. 유전자군은 KRAS, HRAS, NRAS 등으로 나뉜다. 변이 시 암 세포의 성장 및 전이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팔축 박사는 “RAS 변이는 암 환자에서 흔히 관찰된다. 종류별로는 KRAS 변이가 83%에 이르며 NRAS 13%, HRAS 4% 순이다. KRAS 변이는 주로 췌장암, 대장암, 그리고 폐암에서 발생하고 NRAS 변이는 흑색종, 그리고 HRAS 변이는 두경부암에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KRAS는 표적하기 힘든 타깃으로 여겨졌다. 구체적으로 결합부위에 대한 고민과 함께 GTP와의 높은 친화성 등이 허들로 작용해왔다. 일각에선 변이가 일어나지 않은 와일드타입을 타깃하는 방법을 강구했다. 그러나 이런 무분별한 표적전략은 큰 독성을 야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RAS에 대해선 다양한 접근법이 모색됐다. 이 가운데 하나는 티피파닙, 로나파닙 등으로 대변되는 FT(Farnesyl transferase)억제제다. FT억제제는 HRAS 변이 암종에 대해선 높은 반응률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KRAS 및 NRAS 변이 암종에 대해선 제한적인 효과에 그쳤다.

현재 새롭게 떠오르는 전략은 KRAS G12C를 활용한 접근법이다. KRAS G12C 변이의 경우 스위치 II 라는 숨겨진 포켓이 발견되며 표적 가능성이 밝혀진 바 있다. 이런 가능성을 바탕으로 개발이 진행 중인 약물은 AMG510과 MRTX849 등이 대표적이다.

팔축 박사는 “AMG510은 1상에서 KRAS G12C 변이 동반 비소세포폐암 환자 23명 대상으로 객관적반응률(ORR) 48%, 질병조절률(DCR) 96%라는 성적을 거뒀다. 이상사례 발생률은 35.3%였고 대부분은 1·2등급 수준이었다. 4등급 이상의 이상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AMG510은 KRAS G12C 변이 동반 대장암 환자군(39명)을 상대로 부분반응(PR) 7.1%,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 4개월을 기록했다. 흑색종, 자궁내막암, 충수암 환자군에서도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MRTX849의 경우 1상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군(6명)을 상대로 객관적반응률 50%, 질병조절률 100%라는 성적을 남겼다. 대장암 환자군(4명)에선 이 같은 지표가 각각 25%, 75%로 집계됐다. 투약에 따른 이상사례는 주로 1·2등급이었다.

이 밖에도 KRAS 연구분야에선 여러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SHP2억제제, 백신, T세포 치료제, KRAS-SOS1억제제 등은 향후 주목할만한 접근법이라고 팔축 박사는 소개했다. 이 가운데 백신 분야에선 KRAS 양성 암을 대상으로 한 mRNA 5671(모더나)이 개발 중이며, T세포치료 분야에선 항 KRAS G12D 기전의 KRAS TCR(길리어드)이 1상 단계를 거치고 있다.  

팔축 박사는 “KRAS는 더 이상 표적하지 못할 대상이 아니다. AMG510 등은 KRAS G12C를 활용한 억제기전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런 가능성은 초기 임상데이터에서도 나타났다. 이는 지난 40여년간 이뤄진 의과학의 발전이 가져온 결과물이다. 다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내성기전에 대한 연구는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