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유통기업...보험자입찰...의약품거래소

전문가들, 유통거래 선진화 해법으로 제안

2020-08-20     최은택 기자

건보공단, 의약품 공급·구매체계 개선방안 3차 토론

의약품 유통거래 선진화를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혁신형 유통기업 육성, 보험자입찰제 도입, 의약품거래소 설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뉴스더보이스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일 오후 2시부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하는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방안' 3차 토론회에서 의약품 유통관련 주제발표를 맡은 이재현 성균관대 약대교수, 박성민 HnL법률사무소 변호사, 이평수 차의과대 보건의료산업학과 교수 발제문을 미리 정리해봤다.

의약품 유통거래 구조 문제점은=이재현 교수는 유통구조, 제도, 환경 등 3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분석했다. 우선 유통구조상의 문제로는 수요자 독점거래에 따른 도도매(직영도매) 증가와 변형된 형태의 CSO(판매대행사), 도매업체 수 급증와 양극화를 꼽았다.

이재현 교수는 "반복된 도매 창고면적 기준 폐지와 완화, 전면 위수탁물류 허용 및 위탁물류 업체 약사고용 의무 폐지로 도매 진입장벽이 계속 낮아진 것이 도매상 증가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제도상의 문제점으로는 유명무실한 도매 허가기준과 관리체계, 활용도가 낮은 유통정보를 ▲환경상의 문제점으로는 비합리적인 유통마진 구조, 유통업계  내부의 선진화 및 정보화, 투명화 노력 부족, 정부의 무책임과 무관심 등을 지적했다.

이재현 교수는 "일련번호제도는 유통업계에 부담만 줄 뿐 기대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궤도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성민 변호사는 의료공급자의 의약품 대리구매와 불법 리베이트, 이평수 교수는 의약품 선택권을 가진 요양기관의 우월적 지위(구매자)에 주목했다.

이재현 교수

이재현 교수의 해법은=역시 구조(유통구조 합리화), 제도(적극적인 제도 개선 및 법 집행), 환경(선진 유통거래 환경조성) 등 3가지 측면의 정책목표를 제시하고, 단기 및 중장기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구조적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영업형태 등을 고려해 도매 허가 및 관리 기준을 차등화하고 CSO를 제도권으로 흡수해야 한다고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도매 미래발전 모형으로 가칭 혁신형 유통기업 육성을 대안으로 내놨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단기 정책과제로 도매 사후관리 강화 및 편법적인 직영도매 엄벌, 유통정보 관리주제 민간이양을, 중장기 정책과제로 GSP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GDP(good distribution practice) 도입을 제안했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불합리한 시장구조 개선 및 경영합리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누수적 유통마진 정상화를 위한 구매전용카드 시행을 구체적인 해법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또 물류 효율화 및 반품(불용재고) 최소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는 어그리제이션 의무화와 최소 포장단위 개선, 이-라벨링 등 선진 표기기재 방식을 도입하는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유통산업 선진화를 주도할 전문인력(MS)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성민 변호사의 해법은=구조적 개선방안으로 보험자 입찰제를 제시했다. 우선 지금은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이 된 윤희숙 전 KDI 박사가 보험약가제도 개선을 통한 건강보험 지출효율화(2008) 연구에서 제안한 내용을 소개했다. 윤 전 박사는 보고서에서 "복제약 가격경쟁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생동시험관리가 정상화된 후에 동일성분 품목들 중에서 입찰을 통해 최저가격 품목만을 상화하는 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었다. 

박성민 변호사는 '왜 보험자가 모든 의약품을 구매해야 하는가'라는 논제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보험자나 국가가 합리적으로 설계된 제도에 따라 지속적인 공급능력이 있는 제약사의 가격과 품질이 좋은 의약품을 선택해 구매에 관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럴 경우 지속적인 공급능력, 좋은 가격과 품질의 의약품을 공급하는 제약사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고, 현재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리베이트를 보험자와 환자자 제공받고 보험자가 받은 이익이 간접적으로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로 개선 가능하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뉴질랜드, 독일, 덴마크, 스페인 안달루시아 등이 외래처방 제네릭을 대상으로 입찰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설명도 했다. 또 낙찰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간 법적 분쟁(벨기에), 위헌소송(안달루시아), 입찰시행 동일 계열 타성분 처방 증가(풍선효과), 품절(네덜란드), 일부 제약사나 제품의 시장퇴출 등의 현상이 해당국가들에서 보고됐다고 했다.

유사제도로 국공립병원컨소시엄 입찰제도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평수 교수

이평수 교수의 해법은=의약품 거래 투명화를 위한 대안으로 가칭 의약품거래소 제도화를 제안했다. 기본구조를 보면, 의약품공급자는 품목과 가격정보를 거래소에 제공하고, 요양기관은 이 정보를 토대로 거래소에 주문을 넣는다. 결제도 거래소가 중간에서 중재한다. 의약품 배송을 위해 물류센터도 설치한다.

이처럼 거래소는 정보센터(정보 수집, 가공 및 분석, 제공), 거래중개(의약품공급자-요양기관 간), 대금결제 지원(거래당사자 간 대금결제 통로) 등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거래소는 거래 당사자가 참여하는 공적 비영리법인 형태로 운영하고, 운영비는 공공재원을 기초로 당사자들도 일부 부담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사자 의견수렴과 합의, 법적 근거 확보 등이 필요하다. 입찰제가 도입될 경우 거래소를 관리조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평수 교수는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에 우선 적용하고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상원 성균관대 약대교수가 '국내개발 신약 공급현황과 정책방안'을 주제로 따로 발표한다. 

이어 서동철 중대약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혜재 우석대 약대교수, 김준수 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정책위원장, 서동삼 바이오의약품협회 정책위원, 김기호 제약바이오협회 약가제도개선전문위원, 김덕중 의약품유통협회 상근부회장, 김상일 일간보사 본부장 등이 참여하는 지정토론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