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목적 아니라지만 그렇게 들리는 이유는?
박실비아 박사 "작동되지 않는 시장구조가 문제...잘못 전달된 것" 제약계 "가격조정 외 4가지 제안 쉽지 않은 과제"
최정인 팀장 "제네릭 제도 통합적인 논의틀 마련돼야"
박종형 부장 "해법 논의하는 공론화 과정 필요"
"제네릭은 많은 데 가격경쟁이 일어나지 않는 시장구조가 문제다. 약가를 인하하자는 게 아니다.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오해고, 잘못 전달된 것이다."
박실비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한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방안: 제네릭 의약품 공급구조 분석 및 지출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실제 이날 주제 발표를 통해 제네릭 제도 개선 추진방향으로 5가지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품질기준과 규제 수준을 강화해 제네릭 시장 진입장벽을 현재보다 높임 ▲시장에서 낮은 약가제품을 선호하도록 하는 수요기전을 마련해 약가 경쟁유도 ▲등재가격 인하보다 거래가격을 낮추는 유인이 만들어지는 구조 ▲거래가격을 낮추는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는 제도적 기전 마련 ▲시장에서 가격경쟁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제도적인 약가인하로 지출효율화 추구 등이 그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제도개선 방안으로는 지불보상체계 개편(의료기관, 의사), 처방목표와 인센티브, 환자 본인부담제 활용(참조가격제와 본인부담 면제), 보험자의 구매력 활용(선호제품 선정 및 사용촉진), 제도적인 약가조정 기전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플로어에 있던 최정인 제약바이오협회 팀장은 "연구진은 약가인하가 목적이 아니라고 했지만 제안한 5개 안 중 4가지는 제도화하기 어렵고, 5번째 약가인하는 지금 규정으로도 쉽게 도입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제약업계의 우려를 전달드리고 싶다"고 했다.
여기서 5번째 약가인하안은 '제도적인 약가조정 기전'을 말하는데, 내용은 크게 최초 제네릭 등재 후 일정기간 또는 동일성분 제제 제품수가 일정 수준이상인데도 약가경쟁이 미흡한 경우 동일성분 제제에 대해 일정수준 약가인하와 특허만료 후 제네릭 진입이 없는 오리지널 약가인하 기전 마련 등 2가지로 구성돼 있다.
최 팀장은 또 "오늘도 보험자 입찰제가 거론됐는데, 이와 별도로 식약처는 제네릭 품질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제네릭 약가차등제 등 다양한 약가조정제도를 마련중이다. 이렇게 제네릭 관련 정책이 각각, 따로따로 논의되고 있어서 혼란과 엇박자가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의제를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논의할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박 연구위원은 "제네릭을 사용해도 지출효율화 성과가 없다라는 건 팩트다. 그렇지만 대안으로 약가를 인하하자고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연구도 가격경쟁이 이뤄지지 않은 시장구조를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약가인하를 위한 연구라는 건 오해이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계단식 약가제를 시행하니까 높은 가격으로 수렴되고 동일성분약가제를 해도 가격경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런 제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다만 다른 나라와 패턴이 다르게 나타나는, 가격경쟁이 일어나지 않는 시장구조가 문제다. 이걸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우리사회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고, 초고가의 신약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장기적인 큰 개혁이 필요하다. 조금 고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또 개혁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정책의지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박종형 건보공단 제네릭협상관리부장도 말을 보탰다. 박 부장은 "'의약품 시장이 이대로 작동하게 놔둘거냐, 아니면 변화를 줘야 하느냐' 이런 고민, 그래서 공급이나 구매 체계 측면에서 시장구조 개선과 인프라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적에서 이번 연구용역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연구를 통해 여러 대안이 제안됐고, 오늘 토론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앞으로 좀 더 구체화하고 개선방안을 찾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유튜브를 통해 토론을 지켜본 제약사 한 약가담당 임원은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 측면에서 새로울게 없고 현실화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논의는 결국 등재가격만 또 건드리고 끝나기 십상"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