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제실이 주목한 20대국회 미처리 법률안은?

복지위 소관 의료인 자격제한 확대 등 15개 포함

2020-06-16     최은택 기자

20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된 법률안이 1만5천건에 달한다.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법률안 또한 1천건이 넘게 폐기됐는데, 이중에는 '신약재창출'처럼 되살려야 할 법률안들이 적지 않다.

국회법제실도 최근 발간한 '20대 국회 주요 미처리 법률안' 보고서를 통해 이런 법률안들을 주목했다.

고상근 법제실장은 보고서 발간 이유로 "1만5천여 건의 20대 국회 미처리 법률안 중 유사내용이 다수 발의된 법률안, 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논의됐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법률안, 사회적 이슈가 된 법률안 등을 기준으로 140개 주제에 대해 816건의 법률안을 선정해 정리했다"면서 "기존의 사회적 논의를 파악해 21대 국회의 입법의제를 보다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참고자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보건복지위 소관 항목으로는 의료인 자격제한 확대, 불법·대리수술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 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원) 설립, 요양기관의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의료비 본인일부부담금 경감 등 15개 의제가 포함됐다. 

의료인 자격제한 확대=20대 국회에서는 의료인 자격제한 관련 법률안으로 결격사유·면허취소사유 확대 5건, 성범죄자 의료인 자격 제한 7건, 의료관련 부적절행위 시 의료인 자격 제한 4건 등 16건의 법률안이 발의됐었다.

또 의료인 결격사유·면허취소사유를 확대하는 법률안으로 위반 법령 종류에 관계없이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는 경우로 확대하는 개정안, 특정강력범죄 또는 보험사기로 형을 받은 경우를 추가하는 개정안, 의료관계법령의 종류를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 등 5건이 제출됐었다.

아울러 성범죄자의 의료인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률안으로 성범죄 징계전력이 있는 경우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개정안, 성범죄로 일정 수준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의료인 면허를 취소하는 개정안, 성범죄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 재판 확정 시까지 의료인 자격을 정지하는 개정안 등 총 7건이 발의됐었다. 

여기다 의료관련 부적절행위 시 의료인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률안으로 음주 의료행위 시 의료인 면허를 취소(또는 정지)하는 개정안, 무자격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 의료인 면허를 취소하는 개정안 등 총 4건의 법률안이 나왔었다.

이에 대해 국회법제실은 "의료인 자격제한 확대에 대해 환자 안전과 관련성이 낮은 법령 위반도 일률적으로 의료인 결격사유·면허취소사유로 규정하는 것은 직업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아닌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범죄자에게 10년 이내 범위에서 의료기관 취업 제한 명령을 할 수 있는데도 추가로 의료인 면허를 취소할 실익이 있는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성범죄자 의료인 면허취소 관련 법률안 1건이 한 차례 상정됐으나 심도 있는 논의는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했다.

불법·대리수술 근절 대책 마련=불법·대리수술 근절 관련 법률안으로 의료인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 4건, 수술 의사가 변경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경우 과태료를 상향하는 내용의 개정안 1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고 의료인·환자 동의를 받아 수술장면을 촬영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 1건 등 총 6건의 법률안이 발의됐었다.

국회 법제실은 "불법·대리수술 근절을 위한 대책과 관련해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자에 대한 법정형이 형법에 따른 교사범의 법정형보다 낮게 규정됨에 따른 체계 문제, 수술 의사 변경을 알리지 않은 경우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 및 과태료 제재의 적절성 문제, 수술실 CCTV 설치 시 의료인의 인격권 침해 가능성 및 수술과목 기피현상 심화에 따른 의료서비스 질 하락 우려문제 등이 제시됐다"고 했다.

역시 "법안소위에 회부됐으나 추가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했다.

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 대학(원) 설립=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원) 설립 관련 법률안으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을 설치하는 내용의 제정안 2건, 기존의 국공립대학에 공공보건의료전담 의과대학을 신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제정안 1건,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보건의료대학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 2건 등 총 5건의 법률안이 발의됐었다.

공공보건의료대학은 학비를 지원하되, 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일정기간(9∼10년) 동안 지정된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복무하도록 의무화해 보건소 등 공공보건의료분야의 인력부족 문제를 해소하고자 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국회법제실은 "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 설립에 대해 공공보건의료인력 부족문제는 기존 의과대학의 정원을 증원하고, 장학금과 의무복무를 연계해 해결하는 방향이 타당하다는 견해, 장기간 의무복무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고,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견해 등이 제시됐다"고 했다.

이어 "법안소위에서 두 차례 논의가 이루어졌으나 찬반양론 사이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요양기관 부정수급 방지 제도개선=요양급여비용 부정수급 방지와 관련된 법률안으로 요양급여비용을 거짓청구한 요양기관 공표를 강화하는 개정안 3건, 부정수급 요양기관의 재산은닉을 방지하기 위해 요양급여비용 지급보류시점 또는 재산압류시점을 앞당기는 개정안 3건, 사무장병원 자진신고 시 징수금을 감면하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개정안 2건, 부정수급 요양기관 관계자를 형사처벌하는 개정안 2건, 부정수급비용 징수 대상을 확대하는 등의 개정안 5건 등 총 15건의 법률안이 발의됐었다.

의료기관 개설자격 없는 자가 개설한 사무장병원을 자진신고할 경우 부정수급비용 징수금을 감면함으로써 자진신고를 유도하는 방안으로 해당 의료기관 또는 그 개설자에 대한 징수금을 감면하는 개정안, 면허대여자가 자진신고한 경우 그에 대한 징수금을 감면하는 내용의 개정안 등 총 2건의 법률안도 있었다.

또 거짓청구 요양기관 공표제도 강화방안으로 명단공표 기준이 되는 거짓청구금액을 낮추어 공표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 거짓청구한 기관뿐만 아니라 부당청구한 기관도 공표하도록 하는 개정안, '“관련 서류 위조·변조라는 요건을 삭제해 거짓청구했으면 방법을 묻지 않고 그 명단을 공표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 등 총 3건의 법률안이 발의됐었다. 

국회법제실은 "요양급여비용 거짓청구 요양기관 공표제도 강화방안에 대해서는 법안소위에서 한 차례 논의했으나,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으므로 향후 그 결과를 확인한 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또 "사무장병원 자진신고 시 징수금 감면방안에 대해서는 세 차례 논의했으나 악용 소지가 있고, 현재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추가로 규정할 필요가 적다는 등의 이견이 있어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의료비 본인부담 경감=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하여 의료비 본인일부부담금을 경감하는 법률안으로 본인부담상한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개정안 3건, 65세 이상 외래진료비를 경감하는 개정안 5건, 18세 이하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는 개정안 2건 등 총 10건의 법률안이 발의됐었다.

국회법제실은 "의료비 본인일부부담금 경감에 관해 건강보험 재정여건, 보장성 강화 우선순위, 비급여 항목에 대한 의료비 부담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는 점, 요양급여비용 본인부담률의 구체적 내용은 하위법령에 규정하는 경우 사회·경제적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안소위에 회부됐으나 이후 추가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