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10곳 중 3~4곳, 조제실·조제자 안보이는 '밀실'
복지부, 전국 3021개소 샘플조사...'완전투명' 3.2% 불과
일선 약국 10곳 중 3~4곳의 조제실은 내부와 조제상황을 외부에서 전혀 볼 수 없는 밀실구조로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유리로 완전 개방된 약국은 100곳 중 3개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내 약제업무관리지침안 개발을 위한 보건복지부 연구를 수행한 연구진은 조제실 개방과 관련, 구체적인 방안없이 '환자 또는 환자보호자가 약사와 교감하는 데 장애요소를 없애도록 노력한다'는 선언적 수준에서 대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사실은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3~4월 전국 보건소를 통해 조사한 약국의 조제실 운영 현황조사 결과와 '약국 및 의료기관 약제업무 관리지침 개발' 연구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6일 복지부에 따르면 해당조사는 시도별로 약국이 가장 많은 시·군·구의 약국을 1개씩 표본으로 정해 약국에 설치된 조제실을 '투명'한 정도에 따라 4가지로 나눠 약국의 현황신고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상약국은 총 3021개였다.
조사 결과, 조제자 및 조제상황을 전혀 볼 수 없는 약국은 38.1%였다. 반면 조금이라도 확인 가능한 약국은 61.5%로 파악됐다. 또 확인이 가능한 약국은 완전확인 3.2%, 조제자 및 조제상황 일부확인 20%, 조제자 확인 38.3% 등으로 분포했다. 기타는 0.5%였다.
앞서 국민권익위는 지난해 2월 시민들이 외부에서 조제과정을 볼 수 있도록 약국 조제실에 대한 구체적인 시설기준을 마련하라고 복지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었다. 이 것이 의약품 조제과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고, 무자격자의 불법조제 등 불법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적절한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권익위에 회신했는데, 이는 층약국 등 소규모 약국이 많은 현실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후 해당 연구는 의약품정책연구소(주관책임연구자 박혜경 소장)와 한국병원약사회가 맡아 진행했다.
해당 보고서를 보면, 국내에서는 1996년 규제완화 차원에서 약국 시설기준 중 조제실 면적기준(5㎡ 이상)을 삭제해 현재 조제실 규모나 면적에 대해 별도 규율하는 조항은 없다.
반면 일본의 경우 조제실 면적을 6.6㎡ 이상으로 정하고, 몇몇 지자체에서는 조제실 투시면을 약국 개설 때 지도기준으로 활용한다. 가령 도쿄시 오오타구는 조제실의 바닥에서 0.9m 이내에 가로 1m, 세로 1.3m 이상의 투명유리를 사용하도록 돼 있고, 가나가와현의 경우 조제대의 상부 1m 이상을 투명한 유리로 설치하도록 해 환자가 조제실 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조로 만들도록 정하고 있다
미국도 조제·투약 구역의 면적을 최소 150ft2(≒13.9㎡) 이상 확보하도록 했다. 또 환자(소비자)가 조제투약 공간 내 일하고 있는 약사를 볼 수 있도록 가로막을 두지 않도록 했다.
연구진은 국내외 가이드라인과 법령 등을 종합검토하고 국내 적용방안으로 대안을 제시했는데, '적정한 조제실 공간을 확보하고 환자(소비자)가 진입할 수 없는 시설로 구분하라'는 게 골자였다. 특히 조제실 개방과 관련해서는 환자 또는 환자보호자가 약사와 교감하는 데 장애요소를 없애도록 노력한다는 선언적 수준에 그쳤다. 이 적용방안은 연구진이 제안한 약국 약제업무관리지침(안)에도 반영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