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등재약 재평가 급제동 걸릴까

제약계, 전경련 1년 잠정유예 요청에 기대

2020-03-27     최은택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등재 약제 재평가 시행을 1년간 잠정 유예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데 대해 제약바이오업계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전경련의 요청은 표면적으로는 잠정유예지만 내용상으로는 시행 재검토를 포함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26일 뉴스더보이스와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전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가 금융정책 등을 포함해 각종 부양책에 쏟아내면서도 제약업계에게만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을 추진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전경련의 요청을 전향적으로 받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에 관한 규칙 개정안' 등에 대한 첫 대책회의에 참석한 국내 약가담당자들도 기대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업계 피해현황을 집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10여개 국내 주요 제약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전경련이 제약계 이슈를 54개 과제 중 하나에 포함시킨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고, 수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늘 회의에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약계 피해현황을 수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의약품 시장분석 전문업체인 아이큐비아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국내 제약시장 성장률이 전년(8.6%)의 절반 수준인 4.4%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올 한 해 손실규모를 8천억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제약계 다른 관계자는 현재까지 발생한 제약계의 손실 등을 수집하는 건 지금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를 '블랙스완'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다. 그래서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수천조를 투입하려고 추진 중이고 다른 선진국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1분기 손실을 수집해서 유예할지 말지 저울질 할 그런 사안이 아니다. 정부가 선제적이고 전향적으로, 주저없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경련은 15개 분야 54개 정책 개선과제를 담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제언'을 25일 발표했다. 제약분야 정책과제로는 '기등재 약제 재평가 시행 잠정유예'가 원포인트로 반영돼 있었다.

전경련은 "코로나19 사태로 제약업계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약제 재평가를 연내 시행하면 규제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제약업계는 의료기관 방문환자 감소로 인한 매출영향, 해외 임상시험 차질, 환율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상승 등 경영상 애로가 많다"고 했다.

전경련은 따라서 "제약업계, 보건의료 전문가 등과 충분히 협의하고 보편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을 위해 제도 시행 재검토 및 장점 유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