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 불응성 환자에 75% 반응율 확인…“환자 삶의 질 개선“
국내에도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cGVHD)을 타겟할 수 있는 치료제가 드디어 상륙했다.
사노피코리아의 레주녹(성분 벨루모수딜메실산염)은 동종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 50%에서 발생하는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에 근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로 국내 허가는 지난 8월 받았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cGVHD)은 조혈모세포 이식 후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주로 폐와 간을 포함한 다양한 장기에서 나타나며 환자마다 중증도와 침범 장기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현재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의 1차 치료는 스테로이드 요법이 사용되나 스테로이드 불응성 환자의 경우 추가적으로 면역억제제, 면역억제 작용을 하는 항암제, 생물학적제제 등을 사용한다. 2차 치료제로는 루셀루티닙(자카비)이, 3차 치료제는 레주녹이 최근 등장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백혈병 등 혈액암 발생 비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의 비율도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어 레주녹의 의료적 수요도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노피코리아는 24일 삼성동 오크우트 호텔에서 ‘레주록 허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의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역할을 집중 조명했다.
배경은 사노피코리아 대표는 “레주녹은 2021년 2상 데이터로 혁신성 인정받아 FDA 우선 심사 트렉으로 출시된 약물로 이후 영국, 캐나다, 중국에서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일본에서 출시됐다”면서 “최초이자 유일한 경구용 ROCK2 선택적 억제제로 이전에 2차 이상 전신요법에 실패한 환자의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로 국내허가를 통해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희제 교수(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의 질병 부담 및 치료 한계’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고령화로 인해 국내에서 조혈모세포 이식은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인구 고령화로 장기 생존하는 이들이 많아 합병증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이런 패턴 역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 절반에서 만성이식편대숙주질환(cGVHD)이 나타나며 발생 빈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면서 “혈액암 환자의 암의 재발을 제외한 비재발사망율에서 37.8%를 차지하는 가장 주요한 사망 원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1차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스테로이드제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가 70%나 되고, 그 외 2차 치료제에도 더 이상 반응하지 않아 3차 치료로 넘어가는 환자가 50%나 돼 새로운 치료 접근 필요성이 절실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의 42%는 진단 당시 4개 이상의 장기에 숙주 반응을 앓고 있으며, 전신에 다발적으로 발생한 증상들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현격히 저하시킨다”면서 “특히 폐와 간에서 발생하는 숙주 반응은 혈액암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절실했다”고 레조록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준원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로 허가 받은 레주록의 임상적 유용성’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레주록은 임상연구 ROCK Star를 통해 이전에 2차 이상 전신요법에서 실패한 환자의 모든 장기에서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증상 개선 및 삶의 질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ROCK Star 연구에서 레주록을 1일 1회 200mg 복용한 환자군의 75%에서 객관적 치료 반응율이 나타났으며, 64%에서는 스테로이드 사용 용량 감소가 확인됐다. 삶의 질을 측정하는 LLS 점수는 52%(95% CI, 40-65)의 환자에서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정 교수는 “레주록의 임상연구 결과를 보면 1년 시점에 치료 환자의 62%에서 치료 반응을 나타내며 사망 또는 새로운 전신요법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제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도 혁신적인 3차 이상의 치료옵션을 갖게 된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ROCK star 연구 결과, 레주록 1일 1회 200mg 복용 후 최초 반응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1.8개월로 나타났으며, 환자들의 치료 유지 기간 중간값은 9.4개월로 확인됐다.
레주록의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폐렴(7%)이, 3등급 또는 4등급 정도의 흔한 부작용(5% 이상)으로는, 폐렴(8%), 고혈압(6%), 고혈당(5%) 등이 확인됐다. 24%에서는 간기능 검사 수치가 상승했다.
김나래 사노피 메디컬 어디바이저는 “레주녹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에 대한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진 ROCK2 선택적 억제제로, 현재 국내에 허가된 치료 옵션 중,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만을 위해 특화된 의약품”이라며 “특히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폐와 간의 손상에서 개선 효과를 확인한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레주록의 허가로 2차 이상의 전신요법에도 실패한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들이 혁신적인 치료제를 통해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레주록은 희귀의약품이다. 국내 정식 유통 시기는 11월로 예상되며 회사측은 조속한 급여 진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레주녹의 미국 시판가격은 월 1만 5500달러, 한화로 2100만원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