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Original>은 뉴스더보이스가 각 제약사의 대표 약물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코너입니다. 환자 관점에서 제품을 보기 위해 기자가 일반인의 시선으로 궁금한 점들을 해당 제품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제품을 의인화한 인터뷰이기에 보다 쉽게 정보가 전달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편집자 주>
간질성폐질환은 폐포벽 조직인 간질(Interstitium) 부위에 염증이나 흉터(섬유화 조직)가 생기면서 폐기능저하 및 폐가 점차 딱딱하게 굳어가는 질환을 말하며 하위 영역에 20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폐 질환을 포함한다. 간질성폐질환을 가진 환자 중 일부는 진행성 섬유성 표현형으로 발전될 수 있고, 폐가 점차 굳어가는 섬유화 현상이 지속되는 경우를 ‘진행성 폐섬유증(PPF, Progressive pulmonary fibrosis)’으로 분류한다.
진행성 폐섬유증은 호흡기 증상 악화, 폐기능 감소, 삶의 질 악화, 그리고 잠재적으로 조기 사망과도 관련이 있다. 실제 진행성 섬유화증을 진단받은 환자는 사망까지의 예상 기간이 30~45개월로 나타나는 등 그 예후가 매우 좋지 못하다. 특히, 한번 진행되면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어 조기 발견과 그에 따른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오늘 소개하는 오페브(성분 닌테다닙)는 섬유화 과정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기전의 항섬유화 치료제다. 국내에는 2016년 ▲특발성폐섬유증(IPF)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첫 허가를 받고 이후 ▲전신경화증 연관 간질성폐질환 환자의 폐기능 감소 지연 ▲진행성 표현형을 나타내는 만성 섬유성 간질성폐질환의 치료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2020년에는 진행성 표현형을 나타내는 만성 섬유성 간질성폐질환을 치료하는 최초의 치료제로 미국 FDA 허가를 받았다.
오페브는 2023년 글로벌 매출액 35억 유로를 달성하는 등 전 세계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물이지만 국내에서는 허가 직후인 2016년 이후 현재까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최근 국민동의청원에도 오페브 급여화 요청 청원글이 올라오는 등 급여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 공개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서 위험분담제 적용 대상 약제에 ‘비가역적으로 삶의 질의 현저한 악화를 초래하는 중증질환 치료제’를 추가하고 ‘간질성 폐질환’을 예시로 언급해 국내 치료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뉴스더보이스는 이런 환경적 변화 속에서 오리지널 코너를 통해 오페브의 의의와 급여 필요성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에는 제품 설명과 필요성에 의미를 더하고자 배주희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스페셜티케어 사업부 차장과 나은지 의학부 이사가 함께 했다.
-먼저 간질성폐질환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간질성폐질환(ILD)은 간질에 발생하는 약 200여 가지의 호흡기 질환을 통칭하는 병명이다. 폐는 기관지와 혈관을 포함하는 ‘실질’과 폐포를 둘러싸는 벽인 ‘간질’로 이뤄져있는데, 간질은 혈관을 통해 공기를 주고 받으며 호흡을 주관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간질에 염증 세포가 침윤하여 만성적 염증으로 인한 변형이 이루어지는 모든 질환을 ‘간질성폐질환’이라고 칭한다.
간질성폐질환이 발병하면 보통 콜라겐과 엘라스틴으로 이루어진 간질의 내부가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 증상이 나타난다. 폐 섬유화가 진행되면 폐포와 혈관 사이의 공기 교환에 지장이 생기고, 원활한 호흡이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간질성폐질환 환자들은 호흡 곤란과 숨가쁨, 노력성 폐활량(이하 FVC, Forced vital capacity) 저하 등의 증상을 겪게 된다. 또한, 간질성폐질환으로 인한 폐 섬유화는 한 번 진행되면 이전의 건강한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 비가역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간질성폐질환 중 정확한 유병률이 파악되는 것이 ‘특발성 폐섬유증(이하 IPF,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이다. 간질성폐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유형으로, 국내의 경우 1만 명 당 약 4.5명으로 확인되는데 이는 세계 1위 수준이다. 또한, IPF 환자의 18~32%는 진행성 폐섬유증(이하 PPF, Progressive Pulmonary Fibrosis)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 세계 유일하게 PPF 적응증을 보유한 나(오페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유병율은 얼마나 되는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특발성폐섬유증 유병률은 1만명 당 0.33~4.51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중 한국은 4.51명으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 이어 캐나다 2.98명, 폴란드 2.51명, 미국 2.4명, 이탈리아 2.37명 등으로 알고 있다.
-들어보니 호흡 곤란이나 숨가쁨은 고령 환자라면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해 진단 및 치료가 지연되기도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떠한가.
간질성폐질환에서 타 호흡기 질환과 구분되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체중 감소이다. 호흡 곤란, 숨가쁨 등과 함께 체중 감소가 나타나면 간질성폐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진단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국민건강검진이 잘 이뤄지고 있어, 40대 이상에서 폐 기능이 저하된 경우 세부 진료를 권장하고 있다. 다만, 간질성폐질환에 대한 환자들의 인지도가 낮아 먼저 질환을 인지하고 병원을 내원하기가 쉽지 않다.
보통 환자들은 1차 의료기관(의원)에 먼저 내원하게 되는데, 폐기능 검사 및 고해상전산단층촬영(HRCT, High Resolution Computed Tomography)이 어려운 의원일 경우,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고 폐렴,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다른 질환에 처방되는 일반적인 치료제를 사용하다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
나(오페브)는 섬유화 과정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기전의 항섬유화 치료제다. 국내에는 지난 2016년 ▲특발성폐섬유증(IPF) 치료제로 첫 허가를 받았고, 이후 ▲전신경화증 연관 간질성폐질환(SSc-ILD) 환자의 폐기능 감소 지연, ▲진행성 표현형을 나타내는 만성 섬유성 간질성폐질환(PPF)의 치료로 적응증을 확대해왔다. 특히, 2020년에는 진행성 표현형을 나타내는 만성 섬유성 간질성폐질환을 치료하는 최초의 치료제로 미국 FDA 허가를 받았다. 이렇게 총 세 가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고, 진행성 폐섬유증과 전신경화증 연관 간질성폐질환 치료에 대한 적응증을 보유한 항섬유화제는 현재 내가 유일하다.
-진행성 폐섬유증에서 유일한 치료 옵션이라고 했는데, 이와 관련한 임상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진행성 섬유성 간질성폐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INBUILD 연구에 따르면, 52주 간 보정된 FVC 감소율이 오페브 150mg 1일 2회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에서 각각 -80.8 mL/년, -187.8mL/년으로 나타나 (95% CI, 65.4 to 148.5, P<0.001), 오페브가 위약 대비 폐 기능 감소를 약 57% 지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는 아시아 환자에서도 확인됐는데, 아시아 환자 164명을 대상으로 한 INBUILD 연구의 하위분석 결과, 52주 간 보정된 FVC 감소율이 오페브와 위약군에서 각각 -116.8 mL/년, -207.9 mL/년으로 (95% CI: 8.1-173.9; p=0.03), 오페브가 위약 대비 폐 기능 감소를 약 44% 지연시킨 것이 확인됐다.
-부작용은 없는지 궁금하다.
흔한 부작용은 설사·구토·복통 등 위장관 증상으로, 설사가 전체 부작용의 약 74%를 차지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의료진 상담 하에 용량 조절 등을 통해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며, 용량 감소 또는 일시 중단을 통해 치료 효과는 유지하면서 이상반응을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오페브를 사용해본 의료진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배주희 차장)오페브는 유일하게 PPF 및 전신경화증 연관 간질성폐질환(SSc-ILD)의 치료에 사용이 가능한 약제이다. 환자의 연간 FVC 감소를 50~60% 개선할 수 있다는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하며 의료진 사이에서 IPF, SSc-ILD, PPF 치료에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종합병원의 약사위원회를 통과해 비급여로 처방이 가능하다.
의료진 사이에서는 특히 오페브의 넓은 적응증, FVC 개선 효과, 악화 감소 효과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에 더하여, 실제 환자에서 호흡 곤란 등 증상 개선을 보였다거나, 약제로 인한 광과민성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배제되어 긍정적이라는 사용 경험들이 공유되고 있다.
다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는 적용받지 못하고 있어 환자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오페브를 처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페브를 권고하더라도 환자 입장에선 경제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방이 이뤄지면 치료 효과는 명확히 나타난다고 말씀하신다. 실제 처방받은 환자들은 폐 기능 및 증상 개선을 경험하며, 광과민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낮은 편이다.
-국내 간질성폐질환 치료 환경에서 오페브의 급여 등재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배주희 차장)오페브는 3가지 유형의 간질성폐질환에 적응증을 보유한 유일한 치료제다. IPF와 달리 적절한 치료제의 부재로 미충족 수요가 큰 PPF 및 SSc-ILD 환자를 위해서라도 치료 접근성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나은지 이사)IPF 및 PPF 환자들은 진단 후 기대 여명이 각각 약 3년 및 4.1년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IPF 환자의 5년 생존율은 폐암의 뒤를 이을 정도로 예후가 불량하고, IPF 환자의 약 18~32%가 PPF로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생존 기간은 더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암과 비슷한 예후를 보이지만, 희귀질환인만큼 암에 비해 인지도나 관심도는 낮다.
간질성폐질환의 예후가 불량하지만,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지속적인 FVC 감소를 지연시켜 호흡 곤란 등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페브의 급여 등재가 빠르게 이루어진다면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페브의 원활한 처방을 위해 급여 적용을 통한 접근성 개선이 시급해 보이는데 회사의 전략이 궁금하다.
(배주희 차장)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오페브의 급여 적용 및 간질성폐질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기존에 급여 등재를 한 차례 신청한 바 있는데, 이번에 자료를 더욱 보완해 신청한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페브의 급여화와 이에 따른 처방 활성화는 현재 개발 중인 후속 치료제의 국내 시장 진입에도 중요한 부분이다.
-간질성폐질환 후속 치료제에 대한 임상 연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나은지 이사)베링거인겔하임은 폐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오페브를 포함해 더 나은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간질성폐질환 신약 후보 BI 1015550 (포스포디에스테라제억제제)에 대한 ‘FIBRONEER’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신약에 대한 임상 연구는 표준치료인 오페브를 선행한 환자군에서 2차 치료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다. 오페브의 적응증으로 포함된 IPF 및 PPF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며, 이 중 IPF에 대한 임상 결과는 내년 미국흉부학회(ATC 2025)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간질성폐질환 환자들을 위한 환자 지원 프로그램도 있다고 들었는데, 자세히 소개 부탁드린다.
(배주희 차장)한국혈액암협회(이하 KBDCA)에서 진행하는 오페브 약제비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의료진 소견서, 신청서 등 필요 서류를 준비해 KBDCA로 발송하면 차상위 계층(가군)과 그 외 계층(나군)으로 나누어 약제비를 차등 지원하고 있다. 오페브(닌테다닙) 150mg 60캡슐에 대해 가군에서는 월 140만원 정도 지원해드리고 있고, 나군에는 월 80만원 가량을 지원해드리고 있다. 대상 인원에 제한은 없고, 환자 한명 당 총 지원 물량이 1,440캡슐(2년 치)로 제한된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오페브 급여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면서 이와 동시에 책임감을 가지고 급여 등재 이전까지 환자 지원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보다 환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여러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고민과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나은지 이사)간질성폐질환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질환에 대한 국민 인지도가 높아져야 하고, 이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고 본다.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할 국가적 차원의 노력은 건강 보험 적용이다. 건강 보험 적용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를 시작할 수 있고, 나아가 전체 생존도 연장될 수 있다. PPF 환자들이 사용 가능한 치료제는 오페브가 유일한 만큼, 의학부의 입장에서도 신속한 급여 등재를 통해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오페브를 시작으로 간질성폐질환 환자들을 위해 개발되고 있는 여러 후속 신약들이 국내에 잘 도입되고 정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배주희 차장)오페브는 여러 글로벌 임상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를 축적한 치료제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제품이 국내에는 급여 등재의 어려움으로 인해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 매우 아쉽다. 회사에서는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내 간질성폐질환 환자들의 질환 관리와 건강 증진을 돕기 위해서 적극적인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