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축소 시범사업에서 구조개편 시범사업으로 전환하는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성과 인센티브가 지급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은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이 발표했으며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과 유정민 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이 배석했다.

이 방안은 지난 7월 의료개혁특위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추진 방향' 발표 후 21차례 의견수렴과 건정심 보고 및 중대본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목표는 '중증환자 중심, 전문의 중심, 수련중심 병원' 기능 확립이다.

주요 내용은 중증진료 비중을 현 50%에서 70%로 단계적 상향과 중증환자 분류체계 개선, 진료협력병원과 협력체계 구축 등이다.

이어 수도권은 병상 10~15%, 비수도권은 5% 감축이다. 중환자실과 격리병실,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병상은 제외.

전문의와 간호사 등 팀 진료로 인력구조 전환도 유도하고,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과 병원 차원 체계적 수련프로그램 설계, 다기관 협력수련 모델 마련 등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숙련된 인력 중심으로 개편한다.

핵심인 구조개편 지원은 연간 3.3조원, 3년간 총 10조원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한다. 이는 기존 발표된 2028년까지 10조원+알파와 별개 추가 지원이다.

세부적으로 중환자실 수가를 현행 수가 50% 수준인 일당 30만원, 2인실에서 4인실 입원료 현행 수가 50% 수준인 일당 7만 5천원을 가산해 총 6700억원을 지원한다. 
 
저평가된 910개 수술 수가와 마취료를 50% 수준 인상해 총 3500억원,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가산과 응급센터 내원 후 24시간 중증응급수술 가산 1500억원, 24시간 진료지원 7300억원, 전담 전문의 중환자실과 입원환자 관리료 3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복지부는 병상감축 수준과 적합질환 비중 상향, 진료협력체계 구축 실적 등을 평가해 성과별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은 10월 2일부터 참여기관 신청접수를 시작하고, 병원별 준비가 되는대로 12월말 이후까지 충분한 신청기간을 두고 운영할 예정이다.

수가지원은 병상 감축을 확인한 뒤 지원하며, 성과 지표에 따른 지원은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실적을 평가해 2026년 지급받을 수 있다.

외래와 병상 축소 그리고 중증수술 수가인상, 성과보상 등 상급종합병원 체질개선을 위한 기본 골격은 완비된 셈이다.

관건은 신뢰와 디테일이다.

[뉴스더보이스]는 브리핑 현장 질문을 통해 올해 초 시행된 중증진료체계 시범사업 3개 상급종합병원(삼성서울병원, 인하대병원, 울산대병원)의 기존 시범사업에서 구조개편 전환 협의 상황과 그동안 외래 축소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여부를 물었다.

정경실 단장은 "중증진료체계 시범사업은 구조전환 사업과 맥락이나 취지는 비슷하다. 외래 진료량을 감축하라는 것도 경증환자를 줄이고 중증환자 위주로 운영하라는 사업이다. 3개 병원이 희망하신다면 구조전환 사업으로 전환하실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드리겠다. 병원 판단에 따라 진행하시면 된다"고 답변했다.

다행인 점은 중증진료체계 시범사업 3개 상급종합병원 성과 인센티브가 지급된다는 것이다.

브리핑 후 이중규 국장은 [뉴스더보이스]와 만나 "외래 축소에 대한 6개월분 성과를 평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병원과 정부 간 계약이라 기존 시범사업 중단에 따른 법적인 문제를 병원과 정부 모두 들여다보고 있다. 성과 평가를 거쳐 내년 중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더보이스]는 이어 구조개편 시범사업 3년 지속 가능성과 전문의 중심 전환에서 빠져있는 입원전담전문의 사업 개선 여부도 질의했다.

중증진료체계 시범사업에서 구조개편 시범사업으로 차를 바꿔타야하는 병원 입장에서 정부 발표 신뢰가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공의 공백 해소를 위한 본사업으로 전환된 입원전담전문의 사업을 중단 포기하는 상급종합병원도 증가하고 있다.

정경실 단장은 "정부는 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에 반영해 증증환자 위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구조전환을 근본적으로 해나가자는 것이 목표이다. 구조전환 시범사업이 3년간 가능할 것이냐, 신뢰가 부족하다, 중증진료 시범사업처럼 종료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은 적절하지 않다. 현장과 소통을 통해 신뢰를 최대한 제고하고 확보해 나가면서 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에도 반영해 제도화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운영이 어렵고, 처음 가지고 가려고 했던 사업 취지가 잘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정부는 이번 사업에서 특정한 분야 전문의를 확충 하라든지 이런 식의 개별적 인력 충원 기준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병원별 인력 운영 구조와 방식이 다르다. 전문의와 진료지원 간호사(PA간호사) 그리고 여러 인력이 팀을 이뤄 진료협력체계를 만들어 나가라는 것이 이번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의 취지"라고 덧붙였다.

정 단장은 "병원들이 특정 전문의를 채용하지 못해 이번 사업을 참여하지 못하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상급종합병원 내부에서는 구조전환에 따른 인력 개편과 성과 보상 등을 시뮬레이션 중으로 상당 수 병원이 시범사업 참여 여부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