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종 개편과 개원면허 등 쟁점 여론몰이…"현장과 괴리, 무책임한 제안"
의료시스템 새판짜기를 위한 정부의 풀무질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의료계 불참과 반발 속에 의료개혁 세부모형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실행방안 논의에 참여하는 전문위원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뉴스더보이스]가 입수한 의료개혁특별위원회와 전문위원회 위원 명단에 따르면, 4개 분과 전문위원 총 48명 중 11명이 명단을 비공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보건의료 미래 청사진 제시를 목적으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한데 이어 의료인력과 전달체계 및 지역의료, 필수의료 및 공정보상, 의료사고안전망 등 4개 분과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세부논의에 착수했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은 노연홍 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전 복지부 공무원)을 비롯해 민간위원(20명)과 정부위원(6명, 장관급) 등 27명이 구성되어 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사직 장가화 속에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 의학회는 추천 위원 3명을 선정하지 않고 불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위원 명단은 이미 공개됐다.
의료개혁 세부방안을 수립하는 전문위원회 논의가 진행되면서 의료계에서 불편해하는 민감한 현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복지부는 매주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의료개혁 합리화와 여론 조성에 전력투구하는 형국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개원 면허제, 비급여 통제, 의료사고 환자 대변인제 등 쟁점 현안을 부각시키며 정면 돌파를 예고하고 있다.
■의개특위, 상급병원 구조개편과 개원 면허제, 비급여통제 등 쟁점 공론화
의사 면허와 전공의 수련, 전문의 양성을 다루는 의료인력 전문위원회는 총 9명이다.
고든솔 보사연 연구위원과 권정현 KDI 연구위원, 김태완 인천사랑병원 이사장, 양은배 연세의대 교수, 윤석준 고려의대 교수(위원장), 장석용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홍정희 삼성서울병원 간호 부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명의 위원은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
의료전달체계 및 지역의료 전문위원회는 15명이다.
강재헌 성균관대 의대 교수, 노홍인 서울의대 교수, 박건희 평창군 보건의료원장,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 민정준 전남대 화순병원장, 신동수 한림대 간호대 교수, 신현웅 보사연 선임연구위원(위원장), 옥민수 울산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이상일 울산의대 교수, 이천환 한사랑병원장,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조승연 인천의료원장, 한동선 포항세명기독병원장 등으로 구성됐다. 역시 2명의 전문위원은 명단 비공개를 원했다.
의료기관 경영과 직결되는 필수의료 및 공정보상 전문위원회는 14명이다.
김민선 서울대병원 교수, 김익용 연세대 원주의대 외과 교수, 남은경 경실련 위원, 박종헌 건보공단 급여관리실장, 신응진 순천향중앙의료원 특임원장(위원장), 유주선 강남대 정경대 교수, 여나금 보사연 연구위원, 정형선 연세대 교수(위원장), 함영일 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 등이다. 전문위원 5명은 명단을 비공개했다.
끝으로 의료사고안전망 전문위원회는 10명으로 구성됐다.
권정택 중앙대병원장, 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박호균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대표, 백경희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위원장), 송기민 한양대 교수, 안기종 환자단체연합 대표,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대표, 황만성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다. 전문위원 2명은 명단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명단이 비공개된 전문위원 11명은 의료계 인사로 추정된다. 젊은 의사들 집단사직과 의사협회 불참 등 의료계 정서를 반영한 명단 공개 거부로 풀이된다.
■전문위원회 48명 중 11명 명단 '비공개'…의료계 "반쪽 위원회, 즉각 증단해야"
의료개혁 논의 강행에 대한 의료계 반발은 거세지는 형국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활동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 의료단체는 "지난 4월 의료개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명분으로 허울뿐인 의료개혁 특별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위원회 구성 불합리성과 소통 부족으로 의료계 거센 반발 속에 지금까지도 의료계를 대표하는 의사협회와 의학회, 전공의협의회 참여 없이 반쪽짜리 위원회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각 전문위원회에 이미 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눈 가리고 아웅식' 얕은 수법으로 변명하고 있으나 그들이 의료현장을 대변하거나 의료계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단지 복지부 뜻을 따른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정부는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의료단체들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개원면허제, 비급여 통제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의료현장과 괴리가 있는 비현실적 제안인 뿐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발생할 수 있는 무책임한 제안"이라면서 "의료계를 옥죄고 규제 일변도 정책을 앞세우는 강압적이고 일방적 의대 증원 정책 추진과 다른 점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의료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매주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분과별 논의 결과를 브리핑과 토론회를 통해 공론화하고 있다.
모든 정책의 성패는 현장에서 갈린다.
의료현장 핵심인 주요 의료단체 불참과 일부 의사들의 불편한 참여 속에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생태계 지속 발전과 의료시스템 대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현정부의 과욕이자 무리수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