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공무원들 "일할 맛 안 난다"…자괴감과 답답함, 공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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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공무원들 "일할 맛 안 난다"…자괴감과 답답함, 공허함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4.06.1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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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여파 의료계와 답없는 끝없는 대치…무료한 일상, 생기 잃은 세종청사 
검사 출신 장관 임명돼도 이상하지 않은 형국 "공무원들 보람과 긍지 사라졌다"

6월 들어 보건복지부 세종청사에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복지부 공무원들의 생기 있는 모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올해 2월 의대 2천명 증원 발표 이후 지속된 의료계와 끝없는 대치 상황. 초기 중대본과 보건의료정책실 문제에서 지금은 복지부 공무원 전체를 짓누르는 형국이다.

의대 증원 발표로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지속된 복지부 대책회의와 언론 브리핑 등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무료한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의대 증원 발표로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지속된 복지부 대책회의와 언론 브리핑 등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무료한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전공의 집단사직을 시작으로 의대생 수업거부와 대학병원 임상교수들 사직서 제출, 진료 축소 그리고 의사협회 대정부 투쟁과 집단휴진 결정 등 의대 증원의 거센 반발을 지켜보는 공무원들의 심정은 어떨까.

한마디로 표현하면 '일할 맛 안 난다'이다.

보건의료 부서는 본연의 업무보다 연일 하달되는 지시사항을 수행하느라 정신이 없고, 복지  부서는 해결된 것 없이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는 일상으로 답답한 심정이다.

의대 증원의 찬반 논란을 차지하고 세종청사 공무원들도 지쳐있다는 것이다.

실국장과 과장은 용산(대통령실)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무보직 서기관과 사무관, 주무관은 큰일이 없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몇 년 전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격상에 따른 인원 확대로 조기 승진을 기대한 복지부 비고시 서기관과 사무관, 주무관 상당수가 질병관리청으로 이직했다.

■20~30대 공무원들 지시 사항만 집중…임시조직 땜질식 인사, 전체 부서에 영향

팬데믹 사태를 거치면서 1천명에 가까운 복지부 세종청사는 20~30대 사무관과 주무관 등 젊은 층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생기 있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그나마 점심시간 동안 세종청사 피스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삼삼오오 거니는 풍경이 전부이다.

보건복지 정책의 시발점인 사무관과 그와 한 팀인 주무관 모두 지시사항에만 치중할 뿐 새로운 정책 기획서 작성을 언제 했는지 희미해지는 상황이다.

세종청사 내부가 지쳐가는 이유이다.

공무원들이 유일한 낙인 인사도 하세월이다. 

보건의료정책실 일부 국과장 인사를 제외하고 서기관 이하 정기인사가 지연되면서 전체 부서 인사 적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이오헬스혁신추진단과 의료개혁추진단, 국민연금개혁지원단 등 임시조직 편제 따른 한시적 인사로 숨통을 트이는 모양새지만 땜질식 인사의 한계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들어 회자되는 장차관 개각설도 남의 얘기이다.

■관료사회 복지부동, 용산만 바라보는 형국 "다칠 수 있다는 불안감 만연" 

윤정부 3년차, 누가 장관이 되더라도 답답한 형국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이 신임 장관으로 오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현정부 속성을 간파하고 있는 것이 공직사회이다.

여소야대 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윤정부 의료개혁 정책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 모습.
여소야대 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윤정부 의료개혁 정책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 모습.

장차관 인사는 승진을 노리는 고시 출신 간부들만의 관심사항이라는 의미다.  

참고로, 공석이 된 인구정책실장에는 이스란 연금정책관(행시 40회, 건국대 정치외교학과)의 실장 승진이 회자되고 있다. 곽순헌 건강정책과장(행시 44회, 서울대 심리학과)의 국장 승진이 점쳐지고 있다.

다시 돌아와 복지부 관료사회는 복지부동이다.

재미도, 감동도 없는 보건복지 국정과제에 답답함을 넘어 공허함까지 느끼고 있다.

복지부 전 공무원은 "요즘 세종청사 공무원들을 보면 가엽다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들이 정책을 기획 추진하면서 이해당사자들과 치고받고 열띤 토론을 통해 일정부분 조정하고 성과를 도출하는 보람과 긍지가 사라졌다. 용산만 쳐다보고 오더만 기다리고 있다. 인사도 정책도 멈춰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관가에 정통한 의료계 관계자는 "여소야대 형국에서 복지부가 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윤정부 의료개혁 국정과제 관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대부분 이미 검토했던 방안이 개선방안으로 포장되고 있다. 여론 환기를 위해 일단 던지고 보자는 식이다. 다음 정부에서 다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공직사회에 만연되어 있다"고 말했다.

거대야당으로 구성된 제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 등 윤정부 보건정책을 겨냥한 강도 높은 비판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복지부 공무원들의 자괴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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