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체질개선 후 신약개발 전문회사로 도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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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체질개선 후 신약개발 전문회사로 도약 중"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04.03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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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뼈 깎는 연구조직 개편과 변화 뒤 신약 성과 줄이어
펙수클루 이어 엔블로 출시 후 혁신 신약 개발 집중
“글로벌에서 주목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 만들 것“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센터장

대웅제약이 글로벌 제약시장의 중심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펙스클루와 엔블로 등 신약 개발 연구 역량을 통해 베스트 인 클래스 약물을 만들어 파이를 키우고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자가면역, 암, 대사 질환에서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제네릭으로 거둔 성과를 국산 신약 개발로 이어왔듯 국산 신약을 토대로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 퍼스트 인 클래스를 만들어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대웅제약의 자신감에는 뼈를 깎는 연구 조직 개편과 효율적인 조직 운영,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신약 개발이라는 결과물을 내는 효율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AI 조직 운영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택했다.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발 빠르게 파악하고 연구진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까지 마련한 대웅제약의 '퍼스트 인 클래스 2030' 목표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 이유를 지난달 23일 제약바이오기자단이 박준석 센터장과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국산 신약 양대산맥인 펙스클루와 엔블로를 2년 연속 개발해 시장에 내놨다. 비결은 무엇인가?

세 가지로 정리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탄탄한 연구 조직에 있다. 2018년 '익스트림팀'이라 명명한 연구조직의 핵심은 기존의 기능 중심의 팀을 하나의 신약과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재편했다는 점이다. 신약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을 한 팀으로 구성해 연구원들의 과제에 대한 주인의식과 몰입이 크게 증가했고, 자연스럽게 성과로 이어졌다.

두 번째는 높은 수준의 연구원 역량이다. 본인의 실력뿐 아니라, 소통 역량, 부족한 것과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역량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로 말하는 것이다. 우리 연구원들은 회사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학습에 있어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실행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연구원들이 각자의 학습과 함께 서로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주 목적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는 경영진의 지지다. 펙수클루 개발에 13년, 엔블로 개발은 비임상부터 허가까지 7년이 소요됐다. 이렇듯 긴 시간 동안 엄청난 연구비를 투입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경영진의 신약개발에 대한 믿음과 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연구하는 사람으로 참 감사한 일이다.

대웅제약 R&D의 성과는 과거 낮은 수준의 연구 생산성을 극복하고자 연구조직 혁신을 통해 연구원이 최선을 다하며 성과를 도출하면서 경영진이 연구진을 믿고 투자를 지속해 이뤄진 것이다. 연구진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성과로 나오고 이를 회사가 지원하는 선순환이 이어지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의 R&D 인프라 규모와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현재 연구 분야는 용인 생명과학연구소에서 신약, 신제품, 바이오 등 3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고, 개발분야는 서울 본사에서 임상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연구 인력은 모두 440여명 정도다. 연구개발 인력이 회사 전체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케미컬, 항체, 단백질, 줄기세포로 구성된 신약 파이프라인은 전임상 이상의 개발단계만 25건이며 연구단계는 15건 정도다. 이어 자가면역, 암, 대사, 섬유증 및 피부질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연구 자회사 및 관계사인 한올바이오파마, 이온채널 전문 신약개발 바이오텍인 아이엔 테라퓨틱스, 세포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자 영국 Avacta사와 조인트벤처로 설립한 아피셀 테라퓨틱스, 마이크로 니들과 같은 신규 제형 및 특화 신약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대웅 테라퓨틱스, 케미컬 및 바이오 CMO/CDMO인 대웅바이오 등이 헬스케어 전주기에 걸쳐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약센터의 핵심 파이프라인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대웅제약은 지금까지 국내 34호 신약 펙수클루와 36호 엔블로정과 같은 Best-in-class 신약 개발을 통해 확보한 신약개발 역량을 PRS 저해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 ITK/BTK저해 자가면역 치료제 DWP213388과 같은 First-in-class 신약 개발로 확대 발전시키고자 한다.

특히 2030년까지 R&D 핵심분야인 자가면역, 암, 대사∙섬유증 질환 분야에서 글로벌 Top 20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추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바이오텍 및 병원, 학교를 아우르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최고의 R&D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환자에게 최고의 신약을 제공하려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적이다. 성공사례와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린다.

대웅제약은 오픈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최고의 파트너와 협력해 동반성장하며 글로벌 최고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오픈콜라보레이션 전략은 크게 ▲현지화와 기술 기반의 제휴 ▲공동 R&D 모델 ▲ 전략적 투자를 통한 상호 성장 ▲스핀아웃·VRDO(가상신약개발연구, Virtual Research Development Only) 모델 등 네 가지다.

대웅 O/I 중 가장 큰 성공은 한올바이오파마의 인수다. 경영측면뿐 아니라 R&D에서도 대웅제약과 상당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조인트벤처 아피셀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과 아박타의 기술을 융합해 기존의 항체 기반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시리즈A 투자 이후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고, 개발 중인 치료제의 임상 시험을 조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의 이온채널신약팀이 스핀아웃해 만든 아이엔테라퓨틱스는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에 이어 작년 26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특히 리딩 파이프라인인 Nav.1.7 비마약성 진통제 ‘iN1011-N17’는 현재 호주에서 임상 1상 막바지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글로벌 오픈콜라보레이션으로 미국 바이오기업인 ‘XtalPi (크리스탈파이)’ 사와 ‘A2A 파마(A2A Pharmaceuticals, Inc)’사와도 항암 신약 공동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연구 개발 과제 중 혁신 신약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미국에서 한올바이오와 공동으로 3상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탄파너셉트가 있다. 이와함께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2상중인 PRS 저해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도 PRS 저해제로서는 세계 최초로 개발중인 혁신신약이다. 베르시포로신처럼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퍼스트 인 클래스다. 앞서 언급한 ITK/BTK 저해 자가면역 치료제 DWP213388도 해당되며,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 중이다.

덧붙이고자 하고 싶은 말은, 안구건조증과 같이 적절한 치료제가 없거나 희귀 질환은 임상 3상에 수 백명 수준이면 가능하지만, 만성질환이나 그 외의 질환은 수 천명 이상의 환자가 필요로 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수 천억원의 연구비가 필요하다. 대웅제약도 일부 질환을 제외하고는 아직 글로벌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점점 더 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조만간 자체 신약개발의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을 위한 필수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

시장의 미충족수요(unmet needs)를 제대로 파악하는지가 중요하다. 환자수가 많다고 블록버스터가 되지는 않는다. 규모보다는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데 있어 얼마나 혜택을 많이 줄 수 있느냐가 상업적 성공의 핵심이라고 본다.

국내 제약사 단독으로 마케팅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기에, 글로벌제약사와의 협업은 필수다.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을 만들어도 이를 제대로 환자와 의사에게 마케팅 할 수 있는 역량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국산 신약의 약가는 OECD 최저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신약 약가의 적절성 확보가 국내 제약회사의 신약개발 역량을 끌어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글로벌 신약의 자체 개발 및 블록버스터급 신약 발굴을 위한 선순환의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네릭에서 이제 신약을 만드는 시기로 들어왔다. 정부도 제약업계의 현실에 맞는 정책과 약가 편성으로 지원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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