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기 개발신약파이프 일본 뛰어넘고 중국엔 추월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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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기 개발신약파이프 일본 뛰어넘고 중국엔 추월당해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3.03.16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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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미제약협회, 일본 기자회견서 공개...신약 강국을 향한 짧은 단상

한국의 초기 개발단계의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점유율이 8%에 달하며 일본을 넘어섰다. 다만 비슷한 시점에 중국에 추월당했다.

미제약협회(PHRMA)가 최근 도쿄에서 진행한 일본약가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관련 배포한 자료에 초기개발 단계 파이프라인의 국가별 점유율 추이가 발표됐다.

한국은 2005년 1%대에서 22년 8%로 성장하며 일본을 뛰어 넘었다. 반면 중국은 22년 15%까지 점유율을 높이며 한국과 일본을 추월했다.

출처: 미제약협회
출처: 미제약협회

미국과 일본, 기타지역의 점유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한국 초기단계 파이프라인의 점유율이 늘었다는 점은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아쉬움에도 불구 고무적이다.

기자회견에서 미제약협회는 약가인하에 집중하는 일본의 정책에 대해 특허기간동안 약가유지 등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잦은 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해 일본의 신약 접근성이 악화되고 신약개발 동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가적인 재원투자없이도 과잉공급된 병상, 장기입원, 중복처방 등 비효율적 의료시스템 개선을 통해 5조엔이상을 절약할 수 있으며 이같은 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약가관리제도의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제약협회의 주장에는 일부 어폐가 있다. 초기신약 개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한국과 중국은 사실 글로벌시장에서 대표적으로 낮은 급여약가를 유지하는 국가로 꼽힌다. 

제약산업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 독일, 일본을 잠깐 살펴보자. 미국은 메디케어 약가협상제도와 인플레이션 이상 약가인상 억제 등을, 독일은 건보재정 적자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올해부터 등재후 자율가격제를 1년에서 6개월로 줄이는 등 다양한 약가억제책을 도입했다.

일본은 미국과 독일에 앞서 사용량 연동 약가제, 메가셀러 규칙 등 지속적인 약가억제정책이 펼치고 있다. 미제약협회 주장에 다르면 2015년 이래 50차례 이상 약가 규칙이 변경됐다. 

협회의 주장은 이같은 글로벌 시장에서 위축되고 있는 급여시장 우려와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표현이다. 약가와 혁신의 비례관계에 대한 주장은 다른 요인에 영향을 받아 정반대 현상을 보여주는 한국과 중국의 사례를 통해 설득력을 잃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 개발 PD-(L)1 면역억제제 10품목(환급협상당시 품목/현재 12품목)이 승인됐다. 

그러나 3월부터 2년간 적용되는 환급목록에는 단 4품목 만이 등재됐다. 키트루다와 옵디보 등 글로벌제약의 면역항암제는 물론 자국개발 항암제 신약 6품목 조차 급여권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급여되는 4품목의 약가 또한 미국약가 대비 1/10수준이다.

'신약개발에 따른 적절한 보상' 혹은 높은약가=혁신이라는 비례공식보다는 '적절한 투자'의 영향이 더 컸다. 이는 완성된 결과물을 들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적인 측면에서 개발단계의 신약 인프라는 성숙했으나 한국은 여전히 적절한 보상과 약가=혁신비례 공식에 대한 논의가 그 중심이다. 또 신약 활성화를 위한 기본 골격이다. 

중국의 사례가 정답일 수는 없다. 반대로 한국의 정책방향이 유일한 답도 아니다.  초기개발 단계 신약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양국간의 정책적인 장단점을 살펴,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은 참조해볼 만 하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10조원 메가펀드 제안을 포함 글로벌 3상까지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투자환경, 옥석을 가리는 시스템과 산학연계 및 임상 인프라 지원 등 신약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환경의 조성, 즉 보상보다 선제적 투자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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