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약제 급여정지 '입법흑역사', 이번엔 바로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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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약제 급여정지 '입법흑역사', 이번엔 바로 잡을까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3.01.2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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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의원, 4번째 법률안...약가인하도 없애고 과징금만으로 제재
소송 포함 처분절차 진행중인 약제에 개정법률 적용 가능
청구실적 없는 약제 징수 근거 마련

보건의약계 대표적인 '입법흑역사'로 꼽힐만한 리베이트 급여정지제도를 실질적으로 없애는 입법안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초 리베이트 급여정지 입법안이 발의되고, 두번의 '반성적 입법'이 이뤄진데 이은 네번째 법률안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개정안을 지난 19일 대표 발의했다. 리베이트 위반 적발횟수에 따라 약가인하와 급여정지를 적용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현행 규정을 삭제하고, 과징금만을 부과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내용이 골자다.

25일 법률안 신·구조문 대비표를 보면, 현행 건강보험법은 리베이트 적발약제에 대해 1차 최대 20%, 5년내 재적발 시 최대 40% 이내에서 상한금액을 감액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또 해당 약제가 다시 5년 이내 재적발되면 1년 이내 급여정지 처분 대상이 된다. 

다만 급여정지 처분 대상이 되더라도 '환자 진료에 불편을 초래하는 등 공공복리에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때'이거나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 예상되는 등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는 급여정지 대신 과징금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환자 진료에 불편을 초래하는 등 공공복리에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때'의 개념을 최근 2년간 청구실적이 있는 약제로 하위법령에서 정해 진료현장에서 실제 사용하는 약제는 모두 과징금 대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급여정지' 제도는 현행 법류에서도 사실상 사문화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 규정은 앞선 3번의 입법과정을 거치면서 행위시에 따라 적용규정이 달라 이용호 의원 개정안(현행 법률)이 시행되기 이전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약제에는 여전히 급여정지 처분이 이뤄지고 있다. 소급 적용을 위한 근거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복지부가 법률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생긴 문제다.

김민석 의원 법률안은 이런 문제를 바로 잡으면서 동시에 건강보험법령을 통해 실효적인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에 법률안을 다시 발의한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을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약가인하와 급여정지 관련 규정은 모두 삭제하고, 과징금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과징금은 1차 적발 시 요양급여비용 총액의 100분의 100 범위 내에서 부과한다. 5년 내 재적발되면 과징금 부과범위가 요양급여비용 총액의 100분의 125 이내로, 또 5년내 다시 적발되면 100분의 150 이내로 더 커진다.

현행 법률의 과징금 최대 상한이 100분의 350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약가인하와 급여정지를 과징금으로 대체하면서 오히려 제제를 완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제재적 측면에서 강화된 부분도 있다. 현재는 요양급여비용 총액에 근거해 과징금이 산출되기 때문에 청구실적이 없으면 부과할 수 없지만, 개정안은 이런 약제에도 50억이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징수할 수 있도록 정했다. 요양급여비용 산정이 곤란한 약제도 해당된다.

또 과징금 부과대상에 의약품도매업체와 제약사로부터 판매를 위탁받은 이른바 CSO(의약품판촉업자)를 포함시키는 내용도 눈에 띤다. 이밖에 과징금은 현재 12개월 범위 내에서 분납 가능하도록 돼 있는데, 개정안은 이 기간도 24개월 이내로 더 넓혔다.

경과규정을 둔 부칙은 특히 중요하다. 먼저 개정법률안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고, 개정규정 시행 이후 리베이트 수수가 이뤄진 약제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이 법 시행 전에 위반해 이 법 시행 당시 요양급여비용 상한금액 감액 또는 요양급여 적용 정지의 처분절차(소송 등의 불복절차를 포함한다)가 진행 중인 약제로 개정규정에 따른 제재처분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개정규정을 적용한다'는 단서 규정도 뒀다.

이는 2021년 3월 제정된 행정기본법을 감안한 것이다. 해당 법률에서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해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건강보험법령에 대비하면 약가인하나 급여정지보다 과징금 처분이 가볍다면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행정청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준 것이다.

김민석 의원은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관련 약제에 대한 약가인하와 급여정지 제도를 과징금으로 대체해 제재처분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리베이트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를 위해 강화된 수준의 과징금 기준을 설정하려고 했다. 동시에 약제 급여정지로 인한 환자의 의약품 선택권과 접근성 침해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한다"고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리베이트 급여정지는 환자 뿐 아니라 리베이트 수수와 무관한 의사와 약사들에게도 피해나 불편을 초래하는 제도다. 새 개정안이 신속히 통과돼 '불법행위와 무관한 제3자 피해'라는 입법실수를 이번에는 바로 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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