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더보이스 의료계단신 - 12월 26~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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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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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환아 위한 고관절 보조기 효과성 입증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류주석 교수 연구팀이 중증 뇌성마비 아동의 고관절 탈구를 방지하는 고관절 보조기를 개발하고, 그 효과를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증 뇌성마비 환아는 성장 과정에서 근육이 경직되고 정상적인 성장이 어려워지면서 다양한 근골격계 장애를 겪게 된다. 특히, 고관절 탈구는 보행이 어려운 뇌성마비 아동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통증이 심하고 적절하게 앉거나 설 수 없는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현재 고관절 탈구의 치료 방법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고관절이 빠져있는 정도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술을 통해 변형을 교정하는 것이 유일하다. 문제는 탈구가 심할수록 수술 성공률은 낮아지고, 관절이 더욱 뻣뻣해지거나 다시 빠지는 등 합병증의 위험 또한 크다는 점이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비수술적 치료 또한 아직 확립된 기준이 없고, 치료 효과 또한 명확하지 않아 적용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중증 뇌성마비 아동에서 나타나는 고관절 탈구의 기전을 고려해 고관절 주위의 인대와 캡슐(피막)을 지지하는 고관절 보조기를 개발하고, 예방 효과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만 1세부터 10세까지의 중증 뇌성마비 환아 66명을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고, 실험군에게만 매일 12시간 이상 보조기를 착용하도록 했다. 또한 기존에 진행하던 재활 치료는 동일하게 시행했다.

그 결과, 12개월 후 실험군의 고관절 탈구 정도를 측정한 고관절 이동 지수는 37.4%에서 34.6%로 감소했으며, 대조군은 30.6%에서 40.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은 환자들의 고관절 탈구가 더욱 심해진 것과 비교해 보조기를 착용한 환자들은 탈구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증상이 호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와 환자 가족의 삶의 질 또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보조기 착용 6개월 후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측정한 CPCHILD(아동 건강 지표 및 보호자 우선순위) 점수가 유의미하게 낮아졌는데, 이는 대조군과 비교해 14.2점 낮은 수준이었다. CPCHILD 지표는 점수가 낮을수록 삶의 질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연구를 주도한 류주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관절 보조기가 중증 뇌성마비 환아들의 고관절 수술을 최대한 지연하는 보존적 치료로서 유용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고관절 탈구의 다양한 기전에 맞는 복합적 치료 방법을 고안해 나간다면 향후 고관절 탈구를 완전히 막는 예방적 치료로도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경제활동 않는 이혼남, 자살위험 17.5배 높아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이혼한 청년 남성일 경우, 자살위험이 17.5배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요한 교수 연구팀이 경제활동인구의 사회경제적 요인과 자살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 결과(1저자, 보건대학원 최민재 연구교수)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의 자살사망자 전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교육 수준이 낮거나,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이혼을 한 경우 자살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 연령층에서 관찰되었으나 25-34세 연령층에서 두드러졌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위험은 점점 감소했다. 특히 25-34세 여성 중 이혼을 경험한 경우, 자살위험이 기혼 청년층(25-34세)에 비해 7.9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교육수준·경제활동·결혼상태 중 2가지 조합으로 볼 경우, 자살위험은 더욱 증가하였는데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혼인상태가 이혼인 경우 자살 위험이 가장 높았다. 특히 연령대 25-34세 남성의 경우 자살위험이 17.5배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의 자살사례가 사회경제적 요인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과 사회적 환경에 가장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경제활동 인구 내에서 연령 별로 자살위험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개인이 처한 사회경제적 어려움은 심리적, 사회적 지지를 함께 제공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보건의료와 사회경제적 접근의 병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실업과 이혼 같은 부정적 사건을 경험한 이들이 겪는 정신적 어려움은 더 크기 때문에 정신적 어려움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사회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이요한 교수는 “현재 고도화된 한국 사회에 진입하는 사회 초년기 청년들은 다양하고 여러 사회적 어려움을 직접 마주하게 되지만, 사회적 안전망은 다른 성인 연령층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어려움의 무게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청년 실업률과 이혼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청년들의 어려움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들이 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사회 의학 분야 SCI 저널 <SSM-Population Health (IF=4.08 )> 최근 호에 ‘결혼상태, 교육 수준, 그리고 경제활동이 자살에 미치는 개별 및 복합적 영향 (원제: Single and combined effects of marital status, education attainment, and employment status on suicide among working-age population: A case-control study in South Korea)’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위암 ‘표준치료 주기’ 완료시 치료예후 가장 우수

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이현우 교수팀(김태환·안미선 교수)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되어 있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위암 환자 2만 여 명의 위암 수술 후 ‘S-1’ 혹은 ‘capecitabine/oxaliplatin’ 보조항암화학요법의 치료기간에 따른 예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시행중인 표준치료 주기를 완료한 환자군의 치료예후가 가장 우수했으며, 표준 치료기간을 줄이면 예후도 함께 나빠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위암 환자에서 보조항암화학요법 치료시 표준치료의 주기를 완료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S-1 보조항암화학요법의 경우 표준치료 주기인 8주기를 모두 완료시 5년 생존율이 77.9%인 반면, 5주기 이하로 시행하면 5년 생존율이 48.4%로 떨어졌다. 

또 연구팀은 S-1 치료군과 capecitabine/oxaliplatin 치료군 모두에서 해당 항암요법의 주기를 완료하지 못하더라도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기간이 증가할수록 환자의 예후도 함께 개선됨을 확인했다.

표준치료의 주기는 S-1 경구 항암제의 경우 1년간 복용이며, 경구 항암제인 카페시타빈(capecitabine)과 주사제제인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 병행치료는 6개월이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는 치료법이다. 

위암 1기의 경우 내시경적 절제술이나 위절제수술 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나, 2-3기 진행성 위암의 경우 근치적 위절제술 및 광범위 림프절 곽청술 후 보조항암화학요법이 표준치료다.

다만 환자가 6개월~1년간의 긴 치료기간과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으로 인해 이러한 표준치료 주기를 완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 그동안 치료기간 단축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와 관련 최근 일본에서는 OPAS-1 연구를 통해 S-1 경구 항암제 복용기간을 6개월간 단축한 환자군과 기존의 1년 표준치료군을 비교한 3상 연구결과, 단축 환자군의 예후가 좋지 않음을 밝힌 바 있다.

교신저자인 이현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현장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현재 시행중인 표준 보조항암화학요법 치료기간이 환자의 예후를 가장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위암 환자 치료의 또 하나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제1저자인 김태환 교수는 “위암 수술 후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할 경우 환자 상태에 따른 주치의의 적절한 판단이 필요하겠으나, 가능한 보조항암화학요법의 표준치료 주기를 완료할 때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환자 및 보호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9월 국제 암 학술지 BMC Cancer에 ‘위암 환자의 보조항암화학요법 기간에 따른 치료 결과 분석(Analysis of treatment outcomes according to the cycles of adjuvant chemotherapy in gastric cancer: a retrospective nationwide cohort study)’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프리보텔라’ 많을수록 대장암 예후 긍정적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박지원 교수,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김지현 교수, 허지원 박사과정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박지원 교수,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김지현 교수, 허지원 박사과정

서울대병원 박지원·연세대 김지현 교수(허지원 박사) 공동연구팀은 대장암으로 원발성 종양절제술을 받은 33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차세대 유전자 시퀀싱과 생물정보학 기술 기반 광범위 스크리닝을 활용해 대장암과 장내 미생물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장암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고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따라서 대장절제술 이후 암이 재발하거나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예후를 미리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장암의 예후에 대한 광범위 미생물 바이오마커 스크리닝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의 장내 미생물에서 대장암의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균주들을 탐색하기 위해 333명 대장암 환자의 수술 전 2주 이내의 대변 샘플을 수집해 차세대 유전자 시퀀싱을 수행했다. 이후 수술 후의 대장암 진행 및 감소 여부를 약 3년가량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대표적 장내 미생물인 프리보텔라의 양이 많을수록 대장암의 예후가 좋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프리보텔라의 양이 많은 그룹은 양이 적은 그룹에 비해 무진행 생존율(PFS)이 유의하게 높았다(p=0.026).

특히 프리보텔라의 경우 주로 채식을 하는 동양권에서 많이 발견되는 미생물로, 연구 결과는 채식과 대장암 예후의 긍정적인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될 수 있다. 

반면 대표적인 병원성 미생물인 푸조박테리움(Fusobacterium nucleatum)과 3개의 새로운 미생물(△Alistipes sp. △Dialister invisus △Pyramidobacter piscolens)이 존재하는 경우 대장암 예후가 나빠짐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연구 과정에서 발견한 5종의 예후 바이오마커 미생물들을 조합해 새로운 장내 미생물 예후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 이 바이오마커는 기존에 활용되는 여러 임상 지표들과 비교했을 때 더 우수한 예측력을 보였다. 특히 가장 대표적인 대장암 예후 인자인 암 병기에 장내 미생물 바이오마커를 추가했을 때, 예후 예측력이 뚜렷하게 향상되는 것이 확인됐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참조 미생물 유전체에 기반한 장내 미생물 대사 체계를 추론하는 분석도 함께 진행했다. 분석 과정에서, 미생물에 의한 비타민 B1 (Thiamine) 생성이 대장암 예후를 개선할 수 있으며 장내 세포사멸 면역세포(CD8+ T세포)의 숫자와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존에 미생물을 활용한 예후 연구는 두어 개의 적은 미생물에 한정되어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4가지의 새로운 미생물을 추가로 제시하면서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대장암 환자의 맞춤형 예후 예측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박지원 교수(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는 “여러 질환에서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이 밝혀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대장암의 예후 예측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연구 결과는 향후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대장암 맞춤 치료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현 교수(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는 “대장암 예후에 활용될 수 있는 장내 미생물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미생물을 이용한 대장암 예후 개선과 재발 방지의 가능성이 열렸다”며 “이번 연구의 후속으로 식이와 장내 미생물 대사가 대장암 예후에 미치는 영향과 이들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암연구재단과 한국연구재단(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사업) 및 연세 시그니처 연구클러스터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미생물학 연구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2021년 JCR IF = 16.837)’ 에 11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관련영상: https://m.youtube.com/watch?v=pIrXB2CvXcA)

소아 궤양성 대장염, 인플릭시맵 사용 후 치료 결과 향상 

인플릭시맵(상품명 레미케이드)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 사용 10년 만에 소아 궤양성 대장염 치료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는 날이 늘었고, 치료 결과도 이전보다 확연히 개선됐다는 보고다. 

인플릭시맵은 지난 2012년 10월부터 소아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사용됐다. 

소아 궤양성 대장염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에서 대장의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염증 또는 궤양이 생기는 염증성 장질환을 말한다. 항문에 인접한 직장에서 시작돼 점차 장 전체로 퍼진다. 

혈액과 점액이 섞인 묽은 변 또는 설사를 하고, 심한 경우 복통, 탈수, 발열, 구토, 체중감소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사라지더라도 수개월 또는 수년 후 재발하고, 재발할 때마다 상태가 악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과 장내 미생물, 대장 벽의 면역학적 이상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불규칙적이고 자극적인 식습관과 스트레스는 급성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미진 교수·권이영 임상강사 연구팀은 인플릭시맵 도입 후 소아 궤양성 대장염 치료의 변화를 분석해 ‘세계소화기학저널(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플릭시맵 도입 전인 2003년 1월부터 2012년 10월과 도입 후인 2012년 1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로 치료 기간을 나누고, 치료 2년이 경과된 시점에 치료 결과가 어떻게 다른지 평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병변이 사라진 비율은 인플릭시맵을 사용한 경우가 훨씬 높았다.

내시경적 관해에 도달한 비율을 분석했더니 도입 전 치료 그룹(48명)의 경우 29.2%(14명)이었던 반면, 도입 후 치료 그룹(62명)은 50%(31명)에 달했다.

탈스테로이드(Steroid-free) 기간 역시 도입 전 그룹은 3년이었만 도입 후 그룹이 4.4년으로 더 길었다. 재발률을 평가했을 때에도 도입 전 그룹은 47.9%(23명)이었으나, 도입 후 그룹은 25.8%(16명)으로 더 높았다.

90년대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 경과를 밝힌 대규모 해외 연구 사례(IBSEN STUDY)와 비교해서도 인플릭시맵 사용의 이점은 분명했다.

10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당시 연구에서 초기 고활성화 이후 관해 또는 증상이 경감돼 치료에 반응을 보인 경우가 55%으로 보고됐는데, 이러한 결과는 이번 연구에서 인플릭시맵 도입 이전 그룹의 치료 결과(56%)와 비슷했다. 

인플릭시맵 도입 이후 그룹은 당시 연구 기준에 따라 평가했을 때 치료 반응 비율이 76%으로 뛰었다.

연구팀은 인플릭시맵 사용이 소아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인플릭시맵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소아 크론병과 함께 소아의 궤양성 대장염에서도 치료 초기부터 사용하는 ‘톱-다운’ 전략이 치료 결과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궤양성 대장염은 항염증약물이나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의 효과가 없는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하지만,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치료약물모니터링을 통해 생물학적 제제의 약물의 농도와 내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치료 표준을 만들었다.

김미진 교수는 “과거에는 증상 호전을 기대하거나 재발을 최대한 늦추는 게 목표였지만 인플릭시맵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 도입 이후엔 궤양 자체를 없애는 방향으로 지향점이 달라졌다”면서 “앞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먹고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소아 궤양성 대장염은 물론 소아 크론병 등 소아의 소화기영양 분야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만 1세 백혈병 아기, CAR-T 치료 성공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CAR-T 센터(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임호준 ‧ 고경남 ‧ 김혜리 ‧ 강성한 교수팀)는 백혈병이 재발한 만 1세 B세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아 이주아 아기에게 올해 10월 CAR-T 치료를 시행한 결과, 골수 검사에서 백혈병이 ‘완전 관해’되었으며, 현미경으로 보기 힘든 백혈병 세포를 검사하는 미세 잔존암 검사에서도 백혈병 세포가 0%로 측정됐다고 최근 밝혔다.

이주아 아기가 세상에 나온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지난해 7월 초 어느 날, 엄마, 아빠는 아기 얼굴과 몸에 푸르스름한 멍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소아자반증이라는 질환과 증상이 비슷했다. 특별한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나와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동네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의사는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며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이야기를 했고, 그렇게 찾아갔던 큰 병원에서조차 서울아산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엄마, 아빠는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아기의 엄마, 아빠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백혈병의 한 종류인 B세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이었다. 지난해 7월 말 이주아 아기가 태어난 지 불과 45일 됐을 때였다.

백혈병은 우리 몸에서 피를 만들어내는 기관인 골수의 정상 혈액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되고 증식하면서 생기는 병이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현대 의학에서 아직 알 수가 없다.

이주아 아기의 주치의인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임호준 교수는 먼저 항암 치료를 한 후 건강한 피를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를 엄마로부터 아기에게 올해 1월에 이식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영유아 환자들의 경우 특히 다른 연령대 환자들에 비해 부작용이 더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총 1천 1백여 건이 넘는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해 온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의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임호준 교수팀은 아기에게 엄마의 조혈모세포를 안전하게 이식했다.

이식 후 부작용은 없었지만, 반 년 쯤 뒤인 올해 8월 백혈병이 재발했다. 조혈모세포 이식 후 재발률은 약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 후 백혈병이 재발하면 항암 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을 다시 시도해볼 수는 있지만 심각한 이식 관련 부작용 발생 위험이 매우 크다.

하지만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활용해 백혈병을 치료하는 CAR-T 치료제가 올해 4월 보험 적용이 막 이뤄진 상황이었다. CAR-T 치료비가 수억 원에 달하다 보니 실제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가 거의 없었는데, 치료비가 수백만 원으로 줄어들면서 이주아 아기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만 1세 미만의 백혈병 환아에게 CAR-T 치료를 시행한 경우에 대한 보고가 전 세계 학계에서 드물었지만, CAR-T 치료는 아기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임호준 교수팀은 올해 10월 아기에게 CAR-T 치료를 시행했다.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소아청소년신경과, 소아중환자실, 감염내과 등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협력해 CAR-T 치료제 주입 후 신경계 독성, 사이토카인방출 증후군 등 아기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면밀히 살폈다.

그 결과 CAR-T 치료 한 달 후인 11월에 시행한 골수 검사와 미세 잔존암 검사에서 백혈병이 ‘완전 관해’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까지도 부작용 없이 건강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임호준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는 “환아가 조혈모세포 이식 후 백혈병이 재발했다. CAR-T 치료가 급여화 되기 전이었다면 사실상 더 이상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겠지만, 다행히 CAR-T 치료를 시도할 수 있게 되면서 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면서, 

“국내 소아 조혈모세포 이식 5건 중 1건을 시행하면서 쌓아온 소아혈액암 치료 경험과 CAR-T센터의 다학제 클리닉을 통해 안전하게 치료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CAR-T 치료로 재발 가능성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주아가 계속 안전하게 치료받으며 지금처럼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아 아기 아빠 이병훈 씨는 “병동에서나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을 때마다 웃음을 잃지 않고 견뎌 준 주아에게 매우 고맙다. 건강이라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는데, 항상 지금처럼 건강하게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매 치료 과정에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었는데, 주아를 위해 헌신해주신 서울아산병원 의료진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암환자 맞춤 직장복귀 프로그램 운영 긍정적

암 환자의 직장 복귀를 위해 ‘암 진단 때부터’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환자 10명 중 3명만이 기존 일터로 되돌아간다는 보고에 미루어 보면,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제도적 변화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연구다. 

2019년 기준 암 치료 중이거나 치료를 완료한 사람은 약 215만명에 달한다.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조주희, 강단비 교수, 삼성융합의과학원의 배가령 박사 연구팀은 대한암학회 국제 학술지(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맞춤형 직장복귀 프로그램 ‘스타트(START)’의 효과를 발표했다.

스타트는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이 국내 최초로 개설한 암환자 교육 전문기관인 암교육센터가 운영 노하우, 기존 연구들을 밑바탕 삼아 개발했다. 

암환자의 직장복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동영상 및 리플릿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대면·비대면 상담이 진행된다.

대면 상담시 환자 상태와 일터에서 필요한 업무 역량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구체적으로 복귀 계획을 세우도록 돕는다. 전문 간호사가 세 차례에 걸쳐 개별 전화 상담해 환자를 응원한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과 아주대병원에서 다기관 무작위 대조연구로 스타트의 효과를 검증했다.

그 결과 스타트 참여 그룹과 비참여 그룹 사이 차이가 확연했다. 참여 그룹은 대면 교육 종료 후 약 1 개월 시점에 직장 복귀 비율이 65.4%였던 반면, 비참여 그룹은 치료 종료 후 2개월이 지나서도 55.9%였다. 

이러한 차이는 암환자의 직장 복귀에 대한 환자 본인의 오해를 허물면서 얻은 자신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암환자의 직장 복귀 관련 정보를 묻는 평가에서 스타트 참여 그룹은 10점 만점에서 평균 7.4점을 획득했지만, 비참여 그룹은 6.8점을 기록했다.

특히 해당 평가에서 암치료 중 일을 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이 참여 그룹은 21.2%에 불과했지만, 비참여 그룹은 37.6%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이 앞서 발표한 다른 논문에서 일을 관둔 환자의 절반 가량이 진단받은 직후나 치료 시작 전 일찌감치 일을 포기했고, 대개 암에 대한 오해나 편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이런 경우 스타트가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연구를 주관한 조주희 교수는 “모든 암환자가 무조건 일을 관둬야 하거나 치료를 마치면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라며 “암 치료 후의 신체 상황과 업무 요구도에 적합한 자기 평가와 준비를 한다면 암환자도 일을 유지하고, 일터로 되돌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는 암환자 대상 ‘일을 해도 되나요? 건강하게 일하기’라는 직장복귀지원 교육을 월 1회 전문간호사가 시행 중이다.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전국 12개 권역 ‘암 생존자 통합 지지 센터’에서도 유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세대 송도세브란스병원 착공식 개최

송도세브란스병원 조감도
송도세브란스병원 조감도

연세대학교 의료원은 지난 28일 인천시 송도국제도시에서 송도세브란스병원(가칭)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송도세브란스병원 신축부지에서 진행된 착공식에는 허동수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이사장, 서승환 총장, 윤동섭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등 연세대학교 및 연세의료원 관계자들과 유정복 인천시장, 정일영 국회의원,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허식 시의회 의장 및 인천광역시 주요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윤동섭 의료원장의 송도세브란스병원 추진 경과보고 이후 참석자들은 발파식을 진행했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송도국제도시 7공구 연세대 국제캠퍼스 내 연면적 85,950m²(26,000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5층 800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의 건축설계는 환자 중심의 의료환경 조성을 목표해 미래 지향적인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전문센터 중심의 특성화 병원 모델로 진료의 특성화와 효율화를 추구했으며, 외래 진료 구역의 표준화 및 모듈화를 통해 미래 의료환경 변동성에 대비했다. 

내원객들에게 자연 친화적인 힐링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내부 중정을 녹지에 둘러싸인 공간으로 조성했다. 병실 구조는 4bay를 적용해 입원 환자들이 모든 침상에서 자연채광이 가능하고 독립적으로 외부 조망도 할 수 있도록 독립 채광창을 계획했다. 또한, 병동 구조를 정방형 형태로 설계해 간호사의 내부 동선을 약 40% 줄여 위급상황 발생 시 더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업무 효율을 높였다.

미래형 병원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송도세브란스병원은 AI와 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을 접목해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살아있는 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해 난치질환을 치료하는 세포치료, 유전체 검사를 통해 유전성 질환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대응하는 첨단 유전체 기반 의료 등을 실현하여 환자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미래의료의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정밀의료병원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 연구기능을 갖춘 바이오산업화 거점병원으로서 역할도 수행한다. 연세대학교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연세사이언스파크 사업과 송도지역에 집적한 굴지의 바이오 기업 및 인프라 등 송도국제도시의 60여 개의 국내외 대학, 연구소, 제약사, 바이오 기업들과 연계해 산·학·연·병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바이오헬스 융합연구 등을 통해 K-바이오를 선도하는 바이오 클러스터 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동섭 의료원장은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원자재 비용 상승과 의료인력수급 등 여러 어려움에도 연세의료원은 협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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