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더보이스 의료계단신 - 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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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보이스 의료계단신 - 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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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0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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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후성심근증과 정신질환 발생위험 연관성 확인

서울대병원 다학제 연구팀이 비후성심근증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 질환을 진단받으면 기분·불안·스트레스·신체화장애* 발생위험이 일반인보다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좋은 예후를 위해선 정신질환과 같은 비심장성 합병증 관리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박준빈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윤제연 교수 공동연구팀은 약 1만6천여명의 비후성심근증 환자 및 일반인을 추적 관찰하여 비후성심근증 진단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비후성심근증은 유전적으로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연간 사망률 1%로 비교적 예후가 좋지만 부정맥을 일으켜 급사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이로 인해 비후성심근증을 진단받은 환자는 질병에 대처하면서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아직까지 비후성심근증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에 대해 정확히 연구된 바 없었다. 환자의 정신건강은 약물 순응도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 이 연관성을 규명해내는 것이 중요했다.

연구팀은 2010~2016년 사이 비후성심근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4046명과 성향-점수 매칭을 통해 선택된 대조군 12138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기분장애, 불안장애, 스트레스 장애, 신체화 장애) 발생 위험을 4.1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환자군의 전체적인 정신질환 발생위험은 대조군보다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분장애 및 불안·스트레스·신체화 장애로 구분하여 각각 분석했을 때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다음으로 비후성심근증 진단 후 시기별로 구분해 분석이 이뤄졌다. 환자군의 정신질환 발생위험은 진단 후 △1개월 미만 △1개월 이상~1년 미만 각각 3.1배, 2.3배로 특히 높았다. △1년 이상~3년 미만 △3년 이상에서는 각각 2.1배, 1.3배 높았다.

정신질환 발생위험은 비후성심근증 진단 직후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비후성심근증 진단 후 1년 동안은 환자를 진료할 때 정신건강 관리 측면에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추가적으로 하위 집단 분석을 실시한 결과, 진단 시 60세 미만인 경우와 고혈압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 대조군에 비해 정신질환 발생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형관 교수(순환기내과)는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진료에서는 포괄적인 임상 평가가 필요한데, 내과 진료에서 정신건강을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고위험 환자를 적절한 시기에 정신건강의학과에 의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이번 연구는 정신질환 발생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와 하위 집단을 제시했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박준빈 교수(순환기내과)는 “그동안 정신질환 동반 위험성이 여러 차례 보고됐던 다른 심혈관질환과 달리 비후성심근증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은 정확히 밝혀진 바 없었다”며 “다학제 연구를 통해 이를 규명할 수 있어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윤제연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비후성심근증 환자를 대상으로 정신과적 질환 평가 및 관리의 유용성을 분석하는 후속 연구까지 이뤄진다면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하고 삶의 질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회지(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IF:8.526)’ 최근호에 게재됐다.

우리나라 첫 마취과 의사 '신정순' 평전 출간 

한국 최초의 마취과 전문의이자 대한마취과학회 첫 여성회장을 역임한 의사 신정순의 삶을 되돌아보는 신정순평전이 출간됐다.  

그는 당시 한국에서 생소했던 마취과 분야의 최초 전문의로서, 한국의 마취과 분야를 선도한 인물이다. 이번에 출간된 신정순 평전은 ‘마취과 의사’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평생 마취과 의사를 천직으로 알며 한국 의학발전에 헌신했던 의사 신정순의 삶을 재조명 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시기에 그는 서울여의전(고려대학교 전신)에 재학 중이었다. 대학 졸업 후, 의사 초년기를 미군병원과 스웨덴 적십자병원에서 근무하며 서구의 선진 의학시스템을 경험했다. 그는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외과의사가 되려 했으나, 스웨덴의 마취과 전문의 노던(Norden)을 보면서 외과와 밀접한 마취과를 선택하게 된다.

한국전쟁 발발 후 우리나라에 의료지원으로 개원한 스웨덴적십자병원의 철수에 이어 스칸디나비아(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3국의 인적, 경제적 지원으로 아시아 최고의 국립의료원을 개원하게 되는데, 신정순은 개원 초기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신정순은 남성 중심의 의료계에서 여성 의사로서 정체성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1950년부터 마취 의사 양성을 위해 WHO에서 지원하여 운영되었던 덴마크 코펜하겐 마취의사 연수교육 프로그램에 WHO장학금을 받고 참여해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국립의료원 개원 초기 병원 운영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 우리나라에 1년 단위로 파견되었던 스칸디나비아(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의료진과 국립의료원 의료진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였다. 또한, 국립의료원 한국인 최초 마취과장이 되어 수련의(인턴·레지던트)의 서구식 수련프로그램 지침에 따라 우리나라에 맞는 마취과 수련 프로그램을 수립하는데 중심 역할을 하였다.  

이후 1970년대 중반까지 국립의료원의 수련 지침과 각 임상과의 수련 프로그램은 서울대의 미네소타 프로젝트에 따른 전공의 수련시스템과 함께 우리나라 전공의 수련프로그램 큰 축을 이루었다.

신정순은 국립의료원 의료시스템의 주춧돌이 되었으며 스스로도 마취과 전문의로서 한층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모교로 적을 옮겨 고려대 구로, 안산, 여주(현재 폐원)병원 개원 당시 3개 병원의 수술실, 중환자실 등의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동시에 환자 안전을 위해 수술실을 지키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몰두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1993년 은퇴할 때까지 마취과학교실에서 후진 양성 및 고려대의료원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정년퇴임 이후에도 후학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을 이어갔다. 2010년 8월 그는 영면하였지만, “죽어서 다시 태어나도 마취과 의사를 하겠다”는 그의 열정과 의학발전을 위한 헌신은 후대에도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신정순 교수의 딸이기도 한 김애리 교수(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주임교수)는 “어머니께서는 우리나라 근대사와 함께 의사생활을 하신 분으로 현재 우리에게 당연한 여건들을 일구어내신 역사 속 많은 선배님들 중 한 분이 제 어머님”이라며, “다행스럽게 부모님과 함께 한 많은 사진, 서류, 문서, 주고받은 편지글이 남아 있어 이 책을 통해 당시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신정순 평전은 출판사 청년의사에서 펴냈으며, 전체 456쪽으로 신정순 교수가 생전에 남긴 기념 사진, 주고받은 서신, 개인 소장 자료 및 문서를 포함하여 의사로서의 삶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자료 등을 총망라하였다. 전국 오프라인 서점과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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