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환 교수 "완치할 수 있는 AML, 신약 접근성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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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환 교수 "완치할 수 있는 AML, 신약 접근성 개선 시급"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8.29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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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L, 4개 신약 중 1개만 급여…“효과적 치료제 투여 환경 마련돼야“
"암질심 내 혈액암종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설치 필요"
이제한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교수
이제한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교수

고형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약의 급여 등재 비율이 낮은 혈액암종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은 진료비 부담이 높은 질환임에도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한 고가의 신약 투여 비용까지 환자와 그 가족들이 부담하고 있어 사회적 비용 증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다.

이와함께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에 혈액암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설치와 치료 효과를 입증한 표적치료제 급여 등재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내에서 비급여 영역에 머물러 있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표적치료제는 마일로탁(성분 겜투주맙오조가마이신), 라이답(성분 미도스타우린), 벤클렉스타(성분 베네토클락스) 등이다.

혈액암 권위자인 이제환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교수(전 대한혈액학회 이사장)은 지난 12일 뉴스더보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노인성 백혈병은 완치할 수 있는 병임에도 불구하고 신약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환자들이 치료제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는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환자나 가족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며 이에 따른 사회적인 비용도 높아지고 있어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제환 교수는 혈액암종 신약의 급여 등재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암질심 내 혈액암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 암질심 심의 위원 대부분은 고형암을 다루는 의료진들로 포진돼 있다.

이 교수는 "고형암을 다루는 의료진은 약제 급여를 도입할 때 전체생존기간(OS)을 봐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고형암과 혈액암은 치료의 컨셉 자체가 완전히 다르며 혈액암의 경우 무사건생존기간(EFS) 등이 평가 지표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혈액암은 초치료 이후 약제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완전관해와 이식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면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서는 약의 효과를 판정하는데 전체 생존기간보다 무사건생존기간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고, 실제로 FDA와 식약처에서도 이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는 2017년을 기점으로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조스파타, 마일로탁, 라이답, 벤클렉스타 등이 허가를 받았고 조스파타가 급여권에 진입해 있다.

이제환 교수는 "국내에서 급여가 되는 것은 조스파타가 유일하지만 이 역시 상당히 제한적인 급여 적용을 받고 있다"면서 "초치료에서 효과를 입증한 신약들의 급여 등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7+3 표준치료, 미충족 수요는 여전

현재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7+3(시타라빈 7일 투약 후 안트라사이이클린 3일 투여)요법이 표준치료로 자리 잡았다. 연구에 따르면 75~80% 환자에서 완전 관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한 환자들은 다른 옵션을 찾아야 한다. 미충족 수요로 25~20% 환자들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는 고강도와 저강도로 나눠 치료가 진행된다. 고강도는 75세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저강도는 75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나이가 젊더라도 간이나 심장이 좋지 않으면 고강도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이제환 교수는 "저강도 치료는 비다자나 다코젠에 표적치료제를 추가했을 때 치료 성적이 좋아진다는 임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것이 비다지+베네토클락스 병용요법과 이보시데닙, 에나시데입 단독 또는 비다자 병용요법이 승인된 상태"라고 소개했다.

이어 "고강도 치료는 시타라빈과 다우소루비신, 미도스타우린을 병용하는 것이 표준요법이 됐다"면서 "CD33 양성인 그룹을 대상으로 시타라빈 7일 투약, 다우노루비신을 3일 투약하는 '7+3 요법'에 마일로탁을 병용하면 무사건생존기간이 높아진다는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고 소개했다.

국내 AML 환자 발생건수는 연간 1200명 규모에 달하며 전체 AML 환자 중 90%에서 CD33 양성이 발현된다. 마일로탁은 항체약물접합체(ADC)로 CD33 항원을 발현하는 세포에 작용해 암세포의 성장을 차단하고 세포사멸을 유도해 치료 성적을 높이는 약제다.

이제환 교수는 "마일로탁은 CD33 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치료에 효과적이며 급성전골수성백혈병(M3)에도 굉장히 효과가 좋다"면서 "급성전골수성백혈병은 과거 이다루비신이라는 고강도 치료법을 쓰다 지금은 저강도 치료법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

그는 "특히 리스크가 높지 않은 환자에게는 항암제를 사용하지 않고 베사노이드 같은 약제로 치료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에서 마일로탁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일로탁은 2000년대 초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재발성, 불응성 환자를 대상한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던 약물이다. 급여권에도 진입해 환자에게 투여된 역사를 가진 약제지만, 1차 치료제로 올라서기 위해 진행한 임상에서 부작용이 나타나며 일본과 미국 일부 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허가를 취소했다.

이제환 교수는 "마일로탁은 과거 고용량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3상 임상에서 부작용이 나타나 안전성 입증을 제대로 못한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기존 투여 용량이었던 9ml에서 3ml 수준으로 낮추고, 관해 유도요법에서는 3일간 투여하고 공고요법에는 한 번만 투여하는 식으로 스케줄을 변경한 ALFA-0701 임상을 통해 허가를 다시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제환 교수는 2000년대 초반 고용량 마일로탁을 직접 환자에게 투여한 경험도 공유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마일로탁을 투여해 좋은 결과를 얻은 기억이 있다"면서 "투여 환자가 혈구감소증으로 혈관 통증을 호소해 용량을 줄여 투여했고 이후 완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충족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마일로탁의 등장은 치료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무기가 생겼다는 것"이라면서 "마일로탁은 예후가 좋은 환자군에서 더욱 좋은 효과가 발현되기 때문에 완치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제환 교수는 "비단 마일로탁 뿐 아니라 미도스타우린, 베네토클락스 같은 신약들은 치료 효과가 좋지만 환자들이 치료제 비용을 부담하며 투여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효과적인 치료제가 더 원활하게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제환 교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약제 급여가 되더라도 치료 비용이 상당한 질환"이라면서 "사보험 등으로 이를 대처할 수 없는 환자라면 약제 사용은 환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된다. 이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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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앙 2023-06-16 18:59:11
미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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