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더보이스 의료계단신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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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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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류마티스성 역류증 여성, 수술 후 예후 나빠

(사진 왼쪽부터) 순환기내과 이승표 교수, 곽순구 전문의
(사진 왼쪽부터) 순환기내과 이승표 교수, 곽순구 전문의

특정한 임상적 특징을 가진 일차성 승모판막 역류증 환자는 예후가 나쁠 수 있어 수술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발견한 임상 표현군으로 승모판막 역류증 수술 예후를 예측하면 환자 맞춤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승표 교수(곽순구 전문의)·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이승아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6년부터 2020년 사이 3개 대형병원에서 수술받은 일차성 승모판막 역류증 환자 2,321명을 분석해 수술 예후와 연관된 5가지 임상 표현군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승모판막 역류증은 심장이 수축할 때 승모판막이 잘 닫히지 않아 혈액이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질환이다. 그중 일차적 승모판막 역류증은 판막 자체의 이상으로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중증이 될 경우 심부전과 급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방법 수립이 중요하다.

유일한 치료법은 개흉 수술을 통해 병든 판막을 교정하거나 대체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기저질환 등으로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경피적 판막 교정 시술을 실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치료 방법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기존 진료 지침은 적절한 수술 시점을 결정하는 기준을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했다. 개별화된 치료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한 것이다.

연구팀은 적절한 치료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는 지침으로 활용하기 위해 잠재 계층 분석 기법을 바탕으로 환자들 사이에서 특정한 임상적 패턴을 탐색했다.

이 기법은 전체 표본을 동질한 하위집단으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오직 관찰된 패턴에 따라 환자 데이터를 분류하기 때문에 기존 임상 분류 체계에서 벗어나는 독특한 질병 패턴을 발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먼저 연구팀은 아산병원 환자 1,629명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잠재 계층 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5개의 독특한 임상 표현군이 관찰됐다.

표현군은 ▲제1군(최소한의 동반질환 환자) ▲제2군(심한 좌심실 확장을 보이는 남성) ▲제3군(류마티스성 판막 역류증을 보이는 여성) ▲제4군(저위험 고령자) ▲제5군(고위험 고령자)으로 구분됐다. 제1~3군은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들이었다.

수술 후 5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제5군(고위험 고령자)이 83.4%로 가장 낮았다. 이어서 제3군(류마티스성 판막 역류증을 보이는 여성, 91.7%), 제4군(저위험 고령자, 95.6%) 순으로 낮아졌다.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환자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났다.

이 표현군을 활용하여 수술 후 사망을 예측했을 때 국제적 표준 위험도인 MIDA 점수와 비슷한 성능이 나타났다. 즉, 보편적인 위험성 예측 지표로서 잠재력을 가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가령 최소 동반질환 환자(제1군)는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98.5%로 매우 높아 무증상이라도 조기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반면, 동반질환이 많은 고위험 고령자(제5군)는 수술 후 1년 이내 10% 이상이 사망하므로 수술보다 경피적 시술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류마티스성 판막 역류증 여성 환자(제3군) 및 저위험 고령자(제4군) 또한 수술 후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주의가 필요하다.

그 밖에도 연구를 통해 주요 위험인자도 밝혀졌다. 나이(고령), 성별(여성), 심방세동, 좌심실 용적 증가, 좌심실 구혈의 감소, 좌심방 확장, 삼첨판막 역류 최고 속도 상승의 지표가 수술 후 사망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곽순구 전문의는 “연구를 통해 승모판막 역류증 환자들 내에서도 다양한 임상 군집이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승표 교수는 “발견한 표현군의 임상적 특징과 예후에 따라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여 판막질환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정밀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영국의학저널 심장학회지(Heart)’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류마티스질환자 백신 맞아도 코로나 돌파감염 위험

류마티스 질환 환자가 부스터 백신 접종(3차 접종)까지 하더라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항체 반응은 충분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최성호·정진원 교수와 류마티스내과 최상태 교수 연구팀은 최근 류마티스 질환 환자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부스터 백신의 효과 연구 논문(SARS-CoV-2 Omicron escapes mRNA vaccine booster-induced antibody neutralisation in patients with autoimmune rheumatic diseases: an observational cohort study)을 발표했다. 

중앙대병원 연구팀은 코로나19 부스터 백신(mRNA vaccine booster)을 맞은 건강한 의료인 94명과 면역억제제나 항류마티스 치료를 받고 있는 류마티스 질환 환자 149명의 혈청을 수집하여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중화 항체 반응을 측정하고, 중화 항체 반응과 돌파 감염 발생의 관계를 조사하였다. 

3차 백신 부스터 접종 후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항체 반응은 의료인의 97.2%에서 류마티스 질환 환자의 88.1%에서 나타나 좋은 예방 효과가 예상되었으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항체 반응은 의료인에서는 50.3%, 류마티스 질환 환자에서는 26.8%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3차 접종까지 하더라도 류마티스 질환 환자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항체 반응은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에 비해 낮고, 건강한 의료인에 비해서도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3차 접종의 효과는 더 감소하는데, 3차 접종 후 시간에 따른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항체 반응은 하루 0.351%씩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화 항체 반응과 돌파 감염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한 류마티스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오미크론 돌파 감염을 조사하여 분석한 결과, 돌파 감염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중화 항체 반응이 낮게 측정되어 중화 항체 반응이 약하면 돌파 감염이 쉽게 발생한다는 점 또한 확인하였다.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면역억제제나 항류마티스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류마티스 질환 환자는 부스터 접종만으로는 오미크론 돌파 감염을 예방하기 쉽지 않으므로 기존 백신을 한 번 더 맞거나(4차 접종) 변이 바이러스를 타겟으로 한 새로운 백신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며, “류마티스 질환 환자처럼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백신 효과 연구 및 새로운 백신 개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류마티스질환 분야 상위 10% SCI급 저널인 유럽류마티스학회지(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 IF 27.973) 최신호에 게재됐다.  

암세포 에너지대사 지방산에 절대 의존 규명

암세포 에너지대사는 지방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이 연구 결과로 암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항암전략의 포문을 열었다.

국립암센터 암대사 연구팀(이호, 우상명, 장현철, 김수열 박사)은 모든 암세포가 대사 과정에서 정상세포와 달리 지방산을 사용하는 것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세포 특이적 대사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고 신규 항암제 개발의 근거를 마련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세계적 권위지 Seminars in Cancer Biology(Impact Factor 17.012) 최신호에 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암세포는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주로 포도당을 사용하는 정상세포와 달리 전적으로 지방산을 사용하여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를 이용해 아데노신 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 이하 ATP)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포도당이 있는 상황에서 지방산 사용을 막으면 ATP가 급격히 떨어져 암세포만 죽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또한, 마우스 암 모델을 활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총 칼로리는 동일한 칼로리 균형 식이에서 고지방 식이 조건에서의 암 성장이 저지방 식이(고탄수화물 식이) 조건에서의 성장보다 5배 더 높다는 결과를 알아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 대사의 근간인 ‘와버그 효과(Warburg effect)’와 비교되는 연구성과로 ‘킴 효과(Kim effect)’라고 명명됐다. 암대사의 근간이 되는 학설인 와버그 효과(Warburg effect)가 동화대사에만 국한된 반면 이번 연구는 암의 이화대사는 절대적으로 지방산에만 의존한다는 것을 발견해 기존의 학설과 차이가 있다.
      
연구를 주도한 김수열 박사(암분자생물학연구과 최고연구원)는 “암세포 대사가 정상세포와 다른 기전임을 증명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방 연소를 차단하는 것이 암 치료에 임상적 이점이 있음을 시사해 기존 항암 치료법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임상적용이 가능하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 성과가 지방 대사를 조절하는 새로운 항암제 및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은 췌장암을 대상으로 지방산 산화를 억제하는 항암전략에 대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또한, 오는 9월 5일 미국에서 개최되는 키스톤 심포지아(Keystone Symposia)에 구연 발표자로 초청받아 이번 연구 성과 및 임상연구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습성 황반변성, 장기적인 예후 규명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 연구팀(공동연구자 박규형, 박상준, 주광식 교수, 공동교신저자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주용 교수)의 연구 결과,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시력 감소 위험은 치료 후에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은 대부분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이 나이가 들면서 발생한다. 이는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되는데, 건성 황반변성을 방치할 경우 습성으로 악화되어 중심 시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에 생긴 비정상적이고 약한 신생 혈관이 터지면서 나온 피와 여러 물질들로 인해 시세포가 손상,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치료시기를 놓치면 실명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습성 황반변성의 다양한 치료 방법에 따른 시력 예후를 비교 분석한 연구는 여러 차례 보고돼왔다. 하지만 치료 후 시력 변화를 오랜 기간 관찰하고 분석을 진행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장기적인 변화 양상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우세준 교수 연구팀은 습성 황반변성 치료 후 장기적인 시력 변화를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습성 황반변성 환자 877명의 치료 전후 시력을 관찰해 10년 동안의 시력 예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습성 황반변성은 치료를 받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시력이 점차 저하돼 실명 위험이 높아지는 난치성 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 후 시력은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떨어져 ETDRS 시력점검표 기준 평균 4줄(20자)이 감소했고, 50% 이상의 환자는 시력 0.1 이하의 실명 상태에 도달했다.

한편, 2007년 혈관생성억제약물(anti-VEGF) 주사 치료가 도입되어 주사 치료를 받은 환자의 시력 감소폭은 도입 이전 해당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과 비교해 눈에 띄게 개선돼 장기적으로는 시력 예후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습성 황반변성을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혈관생성억제약물 주사 치료를 받을 경우 실명의 위험이 낮아지고 시력이 개선될 확률이 높음을 의미한다. 습성 황반변성을 진단받을 경우 장기간의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장기적으로 환자의 시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의 ‘치료 전 시력’이 높을수록 장기 시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습성 황반변성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 전 시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데, 질환을 조기에 진단해 치료할 경우 시력 예후와 진행 속도가 개선됐으며 장기적인 시력 결과 또한 호전됐다.

우세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임상 현장에서 장기간 관찰한 환자들의 시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습성 황반변성의 특성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후속 연구가 이뤄진다면 습성 황반변성에 대한 최선의 치료 방향과 치료제 개발에 큰 진척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유럽 안과 연구학회 학술지인 ‘Acta Ophthalmologica’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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