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유통규제 강화로 유탄 맞은 1형당뇨병 환자들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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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유통규제 강화로 유탄 맞은 1형당뇨병 환자들 '발동동'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2.08.08 07:41
  • 댓글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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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회 "식약처 안일한 대처에 건강권 박탈·생명위협 노출"

코로나19 백신 상온유통 사건으로 강화된 백신 유통규제로 인슐린 제제를 투여받는 당뇨병환자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의약품 유통업체가 마진 문제 등을 이유로 인슐린제제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아 환자들이 처방약을 찾아 약국을 헤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자단체는 식약당국의 안일한 대처로 건강권을 박탈 당하고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 노출됐다며 신속히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동온도기록장치 설치 의무화로 촉발된 인슐린 수급 문제를 즉시 해결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환우회에 따르면 식약처는 2021년 7월 생물학적 제재, 인슐린 등의 의약품을 유통하는 과정에 대한 철저한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으로 ‘생물학적 제재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이하, 생물학적제재규칙)’ 일부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강화된 배송 규정으로 인슐린 등의 납품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련 업계발 기사가 나왔다. 이에 환우회는 같은 해 2021년 12월에 식약처에 인슐린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그 이후에도 식약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에 우려를 표시했지만, 식약처는 행정처분 유예기간을 두고 의약품 유통업체에 준비할 시간을 주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입장만 내놓고 환우회의 의견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인슐린을 판매해왔던 약국들이 유통업체의 납품 포기나 공급지연으로 2022년 7월부터 인슐린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만 하는 1형당뇨 환자들이 인슐린을 취급하는 약국을 찾아 헤매거나 의약품 유통업체가 인슐린을 배송해 줄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환우회는 지난 8월 2일에 다시 문의했고, 식약처는 의약품 유통업체와 제약사의 마진 문제로 유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나 최근에 해결됐기 때문에 인슐린 수급이 기존과 같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환우회가 의약품 유통업체에 문의한 결과 강화된 생물학적제재 규정으로는 기존과 같은 배송 횟수를 지킬 수 없기 때문에 대형 병원의 원내 약국이나 대형 약국이 아니면 제때 배송하기 어렵고 기존에 거래하던 소규모 약국에는 배송이 지연되거나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환우회 측에 입장을 전했다.

환우회는 "인슐린은 기존의 의약품 배송 시스템에서 변질 등의 문제가 크게 보고된 바 없었고, 1형당뇨인들이 상시로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인 만큼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유통업계와 논의해 기존 방식으로 배송될 수 있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식약처는 준비되지 않은 정책의 시행을 강요치 말고 환자들에게 원활한 인슐린 공급을 최우선으로 하라. 식약처가 이 문제를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할 권리를 박탈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생물학적제제 자동온도기록장치 설치 의무화는 2021년 발생한 코로나19 상온 유통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도입된 신설 규제다. 비용부담 등을 호소하는 의약품 유통업계의 반발 속에 올해 1월15일부터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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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2022-08-08 09:49:10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니 덜컥 겁이 나더군요..10년 넘게 인슐린 구입하던 약국에서 더 이상 공급이 안된다는 말과 그 어느 약국에서도 내가 사용하는 인슐린을 구할 수 없던 암담한 현실..
이게 무슨 일인가요?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공급 거부하는 도매상들
환자 위한 어떤 노력도 해주지 않는 약국들..결국 대학병원으로 가란 말입니까?제발 현실적인 법안을 만들어주세요.당뇨환자들 인슐린 구하지 못하면 죽는 수 밖에 더 있겠습니까?조금의 불편정도가 아닌 생사가 달린 사안입니다.

답답 2022-08-08 09:51:27
인슐린은 1형당뇨인이 하루에도 수차례씩 사용하여 관리하기 위한 너무나도 중요한 약입니다. 안심하고 생활 할 수 있도록 빠른 해결 부탁드립니다.

김미 2022-08-08 08:58:59
환우들에게는 공기처럼 생존에 필수적인 인슐린입니다.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달코미 2022-08-08 09:02:25
불안하네요 꼭 편하게 구매할수있게 빠른 조치 부탁드려요

ym 2022-08-08 09:09:32
현실적으로 약이 필수인 사람들이 사용하기 더 쉬워져야 해도 모자란데 오히려 생명과도 같은 약을 살수수 없게 만들었네요 이런 상황은 누구라도 예측 가능한 상황인데 환자를 배려하지 않은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정말 화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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