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신성장동력 항암제 주목...국내시장 1위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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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신성장동력 항암제 주목...국내시장 1위 '이유 있었다'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2.08.0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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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포트폴리오-도입-파이프라인-제조시설 '5박자' 최적화

 

과거 '걸리면 죽는다'는 무서운 병에서 초기에 발견만하면 완치 등 생존 가능성이 크게 향상된 암. 하지만 여전히 암은 생명과 직결되는 무서운 병이다.

이런 암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국내 전통 제약사가 있다. 바로 '보령'(구 보령제약)이다. 보령은 최근 국내 항암제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항암제 최강자의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그만큼 많은 투자와 맞춤형 전략을 세워 실행해나고 있는 것.

보령은 의약분업 이전에는 용각산과 갤포스 등의 브랜드를 앞세운 일반약 중심의 제약사였다. 분업 이후 발빠르게 전문처방약 시장을 뛰어들었고 나아가 신약 등 연구개발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국내 고혈압신약 '카나브'라는 결실을 만들어내며 국내 제약의 자존심을 지키며 저력을 보였다.

보령은 최근 몇 년간 연 1000억원 이상 매출을 그리며 대히트 브랜드 반열에 오른 '카나브'를 잇는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고혈압신약을 개발했던 자신감을 항암제 시장 공략에 눈을 돌린 것이다.

보령은 항암제시장의 강자가 되기 위해 다섯개의 방향에서 집중 투자하고 실력을 키우고 있다. 전문화된 조직운영과 가능성 있는 바이오시밀러와 항암보조제 등의 포트폴리오 신규 확대, 기존 글로벌 브랜드 제품 인수, 항암신약 연구개발 강화, 최신 생산시설 구축을 통해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조직=항암제본부 운영...근거중심 전문화된 세이즈-마케팅
포트폴리오=바이오시밀러-글로벌 항암보조제 적극 도입
품목 도입=특허만료 브랜드 제품 인수로 캐시카우 마련도
파이프라인=림프종치료제 개발 박차...미국 등 세계시장 겨냥
제조시설=항암제 특화 스마트공장 구축...EU GMP 승인 추진

그럼 보령이 항암제시장에서의 영업력이 돋보이는 이유가 뭘까.

이유는 영업-마케팅의 전문화에서 시작됐다. 지난 2020년 5월 항암제부문만을 집중하는 'Onco본부'(항암제)를 독립해 영업마케팅을 이끌어왔다. 사업운영에 빠른 의사결정은 항암제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만드는데 유효했다. 현재 국내 제약사중 부문급으로 항암제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보령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는 항암제본부에 국내 유일 혈액암 전문그룹을 신설하면서 관련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혈액암치료제 '벨킨', '데비킨', '비자다킨', '벨코드', '글리마' 등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이같은 보령의 조직 운영은 코프로모션하고 있는 GC녹십자의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뉴라펙'이 판매실적에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3년새 매출 6배 가까이 성장한 것. 아이큐비아 기준 2018년 40억원이었던 매출이 2019년 89억원, 2020년 150억원, 2021년 228억원까지 빠르게 성장했다.

보령 관계자는 이와 관련 "뉴라펙은 지난해 4분기에 63억원까지 매출이 올라 오리지널인 쿄와기린의 '뉴라스타'를 제치고 시장 선두자리까지 차지했다"면서 "그러나 올해 쿄와기린가 뉴라스타를 공동판매하게 되면서 올해 1분기에는 다시 뉴라스타가 1위 자리를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보령의 영업파트너 참여여부에 따라 선두자리가 뒤바뀌는 판도변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이 모든 것이 항암제 영업력의 강점에서 비롯됐다고 전언했다.

보령의 조직도(3월말기준)
보령의 조직도(3월말기준)

보령의 영업력이 빛을 보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근거 중심 의학 기반 항암제 세일즈-마케팅 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 보령은 영업사원이 학술적 지식과 자신감을 갖도록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저널클럽'을 지난 10년 넘게 운영하며 매주 관련 최신 논문을 살펴보며 의학적 지식과 자사 제품의 우수성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공부하고 있다. 전문지식과 습득한 정보를 의료소비자에게 전달해 암환자 치료에 충실한 연결고리를 만들어주고 있다.

탄탄한 영업력과 함께 보령은 화학의약품을 넘어 선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와 글로벌 항암보조제에 눈독 들이고 있다. 기존 항암제에 확대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것.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삼페넷'과 '온베브지'를 도입해 화학항암제서 바이오항암제 시장까지 길을 텄다. 관련 국내 1000억원시장에서 본격적인 입지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항암보조제인 한국쿄와기린의 호중구감소증치료제 '그라신'과 '뉴라스타'를 올해 공동판매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보령은 단순히 판권도입이나 공동판매를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제품도입에 신경을 쓰고 있다.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브랜드 로열티에 기반해 일정 수준의 매출 규모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LBA) 인수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릴리로부터 항암제 '젬자'의 국내 권리를 인수했고 2021년에는 같은 회사의 조현병치료제 '자이프렉사'를 인수했다.

이와 관련 보령 관계자는 "오리지널 브랜드는 원조의 지위를 유지해 안정적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핵심 브랜드로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속적 이익을 보장하는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보령의 LBA는 인수-합병, 연구개발 등에 비해 추가 투자 비용이 적고 안정된 수입처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췌장암, 비소세포 폐암, 방광암, 유방암, 난소암, 담도암 등에 적응증이 있는 젬자는 1~2차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보령은 젬자의 자산화 이후 지난 4월부터 자체생산을 시작, 적응증별 시장점유율 확대에 뛰어들었다.

영업조직과 신규영역, 도입제품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연구개발비에 매출 대비 6% 규모를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는 약 400억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하고 있다.

현재 연구개발진행을 보면 신약 3개, 개량신약 9개 과제를 진행하고 있고 이중 신약 3개, 개량신약 2개 등 총 5개 과제가 항암제 연구개발이다.

보령 연구개발진행표(3월말기준)
보령 연구개발진행표(3월말기준)

특히 2016년부터 시작한 글로벌 시장 진출 프로젝트 'BR002'(물질명 BR101801)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 물질은 주요 성장-조절인자 PI3K, DNA-PK 이중 타깃 저해기전의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로 전세계 첫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b상과 2상을 진행중이며 임상 1a상에서 총 9명의 말초 T세포 림프종 환자 중 1명에게서 '완전관해', 2명은 '부분관해'가 확인됐다. 최근 대만에서도 임상이 승인돼 앞으로 아시아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신약연구 2건은 물질발견단계, 개량신약은 국내 임상 1상을 승인받은 상태다.

보령이 항암제에서 힘을 낼 수 있던 이유 중에 또 하나는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

2019년 4월 충남 예산에 항암제 제조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킨 스마트 공장을 마련한데 있다. 생산과 포장, 배송을 원스톱으로 일괄 자동처리할 수 있는 전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공장이다. 공장서 발생하는 모든 자료가 생산관리시스템과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과 연동돼 공장상황을 최적화학 생산라인 모듈화를 통해 생산 유연성과 효율성을 확보했다.

예산공장내 항암주사제 생산라인에서 연간 600만 바이알 이상을 생산할 수 있으며 생산라인 확대로 5배 이상까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2020년말부터 다발성 골수종치료제 '벨킨주'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향후 EU GMP 승인을 추진해 글로벌 CDMO사업 강화를 꾀할 계획이다.

장두현 보령 대표는 "LBA를 통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연구개발, 영업-마케팅 강화 등 전방위적 노력을 통해 항암제 명가(名家)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공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령은 지난해 항암제 연매출 1001억원을, 올 상반기에는 무려 75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52.7% 성장했다. 올해는 단순하게 상반기만큼 매출을 올린다고 계산해볼 때 1500억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보령제약의 차기 성장동력으로 항암제에 둔 것은 완치를 염원하는 암환자들에게는 기분 좋은 소식이며 희망을 키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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