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의 혁신은 '환자'에 실질적 도움 주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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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의 혁신은 '환자'에 실질적 도움 주기 위한 것"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6.20 2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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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치료제를 가장 신속하게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
‘Doing now what patients need next' 기업 미션 강조
닉 호리지 한국로슈 대표이사
닉 호리지 한국로슈 대표이사

"로슈의 미션은 최고의 치료제를 가장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신속하게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글로벌제약사 R&D 투자 규모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신약 개발에 전력을 다 하고 있는 로슈의 한국 대표, 닉 호리지 대표이사는 기업 미션인 ‘Doing now what patients need next' (내일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오늘 행하라)’의 의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제약기업 본연의 사업인 '의약품 개발'에 '혁신'을 추진하는 이유 역시 '환자의 치료'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방암 분야 대표 항암제인 허셉틴을 국내 제공하며 한국 암 환자들에게도 익숙한 한국로슈는 현재 한국시장에서만 4만명 환자에게 임상 혜택을 제공한 회사이기도 하다. 

뉴스더보이스는 한국 암환자의 여정에 동행하고 있는 한국로슈 닉 호리지 대표이사와 대면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행보와 앞으로의 계획, 새 정부의 신약 정책 등을 포함한 전반의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한국로슈 대표로 부임한 지 4년차다. 그 동안 소회와 새 정부에 대에 바라는 점을 먼저 말씀해 달라. 

재임 기간 동안 전례 없는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우리의 일상과 업무에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다행히 한국 정부의 훌륭한 리더십으로 주변국에 비해 타격이 적었다고 생각한다.

새 정부가 내세운 헬스케어 정책에 대해서는 기대가 크다. 로슈의 경우 다수의 희귀 중증 질환 관련 혁신 의약품을 개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속 등재 제도 등 한국 국민의 신약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매우 반갑다. 혁신 신약에 대해 보다 신속하고 폭넓은 접근성 확대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신약 접근성은 35%로 미국(87%), 영국(59%), 일본(51%) 등에 비해 크게 낮다. 급여 등재까지 평균 601일의 시간이 소요되고, 약제비 지출 중 신약이 차지하는 비중도 20% 내외에 불과하다.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 

국가 재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전체 약제비를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도 혁신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부의 관련 공약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로슈는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

-혁신 의약품 개발에 대한 의견도 궁금하다. 

로슈의 가장 중요한 동력은 혁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 신약에 대한 외부의 인정과 접근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혁신은 수십년 동안 조금의 수익도 내지 못하거나 임상 연구에 실패하더라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얻게 되는 결실이다. 로슈 그룹은 작년 기준, 전체 매출의 20% 이상에 달하는 16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R&D에 투자했다. 이는 업계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을 통틀어도 상위 20개 기업에 속한다. 말로만 혁신을 외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투자는 사회 발전에 중요한 가치를 불러올 것이라 믿는다.

노력과 투자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꾸준한 인정도 필요하다. 그래야만 치료 환경 개선의 여지가 생긴다. 오리지널의 특허가 만료되더라도 다른 회사들이 제네릭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특허 만료에 대한 오리지널의 가격인하만 적절히 이뤄진다면, 선순환을 통해 향후 다른 혁신 의약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 본다.

-'Doing now what patients need next’라는 기업 미션에 대해 설명해 달라. 

"내일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오늘 행하라"라는 로슈의 미션에는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영역의 치료제를 개발, 최고의 치료제를 가장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신속하게 제공한다는 미래 지향적 관점이 담겼다.

글로벌 차원에서 다양한 R&D 활동으로 효과적인 신약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우리의 혁신이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로슈도 국내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한국은 R&D 측면에서 로슈의 주축이 되는 국가 중 하나다. 구체적으로 지난 20여년간 한국에서 4만명 이상의 환자에게 1~3상 임상 연구 혜택을 제공했으며, 작년 한 해에만 5천명 이상의 환자 분들이 연구에 활발히 참여했다. 연구 중에는 한국 현지에서 진행한 연구자 주도 임상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제약과 진단으로 나눠 로슈와 로슈진단이 있다. 'One Roche 전략'을 표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

제약과 진단사업부가 나름대로의 개별 비즈니스 전략을 가지고 각자의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어떤 영역에서는 두 사업부의 업무가 중첩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영역에서 두 사업부 간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한 것이며, 기본적으로는 두 사업부의 비즈니스 모델과 업무가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조직으로 유지될 것이다. 

과거에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 치료제로는 알레센자가, 동반진단 검사법으로는 벤타나 ALK 검사법이 활용되며 두 사업부가 협력한 사례가 있다. 

최근에는 두 사업부가 맞춤의료(Personalized HealthCare) 기반의 통합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정부,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등과 함께 KOSMOS II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제약사업부는 다양한 치료제 옵션, 진단사업부는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NGS) 등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진단 관련 측면을 책임지고 있다. 

특정 암이나 질환의 치료 과정에서 분석, 진단, 검사 등 모든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분자종양보드 시스템 도입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 결과에 대한 시간 단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유전체 분석 결과에 대한 시간을 단축시키려는 노력은 제약뿐 아니라 이에 특화된 진단사업부에서도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유전체를 분석하더라도 기존의 방대한 데이터와 비교해 그 환자만의 특성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국은 유전체 분석 검사에 대한 데이터의 주체가 누구인지, 이 데이터가 저장·보관되는 장소는 어디인지 등에 대해 법률적인 문제가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다. 

데이터 관리의 측면에서 이 문제를 푸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티쎈트릭이 폐암 1차 치료 급여 시장에 진입했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이 있는지?

로슈의 제품이 특정 환자군에게 가치를 줄 수 있다고 입증됐다면, 그 제품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다. 더불어 환자와 의료진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최대한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PD-L1 양성 및 EGFR 또는 ALK 유전자 변이가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등 특정 환자군의 1차 치료에 티쎈트릭이 확연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최적의 환자에게 티쎈트릭이 안전하게 처방될 수 있도록, 한국의 의료진들과 협조하며 필요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다.

-폴라이비의 급여 진행사항도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조부께서 림프종으로 돌아가시기도했고, 맙테라 이후 특별한 치료제가 등장하지 않아 관심이 높은 영역이다.

최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폴라이비 사용 환자들의 전체생존기간(OS)이 기존 요법 대비 유의한 개선을 보였고 최근 1차 치료에서도 20여년만에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해 EMA에서 승인, 새로운 옵션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는 만큼 국내 환자들에게도 임상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알츠하이머치료제 간테네루맙이 신약 라인에 포함돼 있다.

간테네루맙은 베타(β)-아밀로이드 표적 항체치료제로 환자들의 뇌세포를 사멸시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줄여 증상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올 해 하반기에 3상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더불어 알츠하이머 치료 영역에서 로슈는 치료제의 개발뿐 아니라 환자의 조기발견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증상이 어느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환자에게 치료제를 처방할 경우, 이미 벌어진 뇌 손상의 재생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간테네루맙의 임상 연구 결과가 성공적이라는 전제 하에, 이러한 로슈의 접근 방식은 환자들에게 아주 가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조직 개편에 대한 이슈도 있었다. '에자일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제도를 시행했는데.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은 글로벌 차원에서 시작된 조직문화 혁신으로, 과거의 비즈니스 방식이나 운영 모델로는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최고의 결과물을 신속하게 전달하겠다는 로슈의 목표를 이뤄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추진했다. 

고객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고 이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에 드는 시간과 과정을 대폭 축소하고, 직원 개개인이나 소규모 팀 단위에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했다. 

이와함께 업무 추진과 의사결정에 필요한 교육을 실시해 임직원들의 마인드셋 등 소프트웨어의 변화를 도모했고, 이후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업무 방식과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했다. 

지금은 치료 영역 또는 환자군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환자의 치료 여정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니즈를 파악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으로 진화했다. 알츠하이머, 안과질환 등 로슈에게 생소한 분야에서 진단과 치료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빠르게 파악해야 했는데,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 이후 신속하게 파악, 이해하고 비즈니스 전략을 짤 수 있었다.

회사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정도 성장했는데,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전과 비교해 로슈의 의약품과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는 환자가 30% 늘어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은 '한국의 헬스케어 생태계에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가'이다. 이 기준에 따라 로슈는 헬스케어 전문가 및 보건의료 정책의 주요 의사 결정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환자의 건강한 삶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우리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며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다른 다국적제약사분들이 늘어났다. 로슈가 새로운 접근의 선구자라는 것이 매우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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