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 코로나 여파 '미충족의료' 경험률 현저히 높아져
상태바
만성질환자, 코로나 여파 '미충족의료' 경험률 현저히 높아져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2.04.05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혈압당뇨 19.2%-이외 24.4% 수준...소득 감소 가구도 영향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만성질환자의 '미충족의료' 경험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최근 가구소득 감소자도 마찬가지였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의료서비스와 의약품 이용에 대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영향과 정책과제: 미충족 의료를 중심으로(연구책임자 박은자)' 연구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미충족 의료는 환자가 원하거나 의료전문가의 기준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지만 환자가 받지 못한 의료서비스를 말한다.

4일 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은 2021년 8월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통해 지난 1년(2020.8.~2021.7.)간 미충족 의료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의과와 치과 미충족 의료경험률은 각각 15.2%와 18.5%로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20년 선행연구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반면 만성질환자, 여성, 최근 가구소득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경우 미충족 의료 경험률이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만성질환이 없는 일반인의 의과 미충족 의료 경험률은 12.1%였다. 그러나 고혈압·당뇨병 환자는 17.1%, 고혈압·당뇨병 외 만성질환자는 18.9%로 만성질환자의 미충족 의료 경험률이 만성질환이 없는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과 미충족 의료 경험률 또한 만성질환이 없는 일반인은 15.3%, 고혈압·당뇨병 환자는 19.2%, 고혈압·당뇨병 외 만성질환자는 24.4%로 차이가 있었다. 

또 코로나19 유행 기간 중 가구소득이 비슷하거나 증가한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의과 미충족 의료 경험률은 12.3%였지만,  가구소득이 '매우 감소'하거나 '감소'한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미충족 의료 경험률은 각각 24.4%, 24.1%로 더 높았다.

코로나19 유행 완화 후 이용을 계획하는 의료서비스가 있다는 응답도 가구소득이 '매우 감소'한 그룹에서 높아 코로나19 유행 기간 중 소득이 감소한 만성질환자에게서 미충족 의료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아울러 일반인의 경우 미충족 의료 이유에 대해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서'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서'라는 응답이 비슷한 빈도를 보였으나, 만성질환자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서'라는 응답이 뚜렷하게 높았다. 

다만 고혈압 환자 406명 중 33명(8.1%), 당뇨병 환자 187명 중 10명(5.4%)만이 최근 1년간 고혈압·당뇨병 외래 진료를 받지 않거나 연기한 적이 1번 이상 있었다고 응답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진료는 원활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보건소의 코로나19 방역업무로 인한 진료서비스 중단·축소가 만성질환자의 의료이용 및 미충족 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았거나 프로그램을 이용했던 서울·경기‧광주광역시 거주 만성질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질적 연구도 실시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2020년 코로나19 유행 초기 당시 보건소 진료업무 중단에 대해 안내 문자를 받았으나 진료 중단 이유, 민간 병의원 선택방법, 보건소의 진료 재개시점 등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참여자들은 진료서비스 재개 여부를 알기 위해 전화를 하거나 보건소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또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처방약을 계속 복용하기 위해 보건소 대신 병의원으로 이동했고, 일부 환자들은 병의원으로 진료기관을 옮기면서 약값과 검사비가 늘어나 부담스럽다며 보건소의 서비스 재개를 희망했다.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미충족 의료의 크기는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하나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한 후 1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미충족 의료에 대해 조사한 것을 고려할 때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호흡기질환 등 일부 질환의 발생 위험 감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한 심리적 위축 등으로 인해 의료이용 수요가 감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만성질환 유무, 성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소득감소 정도에 따라 미충족 의료에 격차가 있어 감염병 유행 완화 이후에도 미충족 의료의 격차가 유지되는지, 어느 시점에 감소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미충족 의료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