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없이 건조시럽 조제...약물 액상화 도전과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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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없이 건조시럽 조제...약물 액상화 도전과 진화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2.03.11 0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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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아주리티 제약, 마시는 약물 개발이어 건조시럽 키트 제안

'약은 원래 마시는 거였다' 라며 왠만한 정제약물을 액제로 제형을 바꿔 개량신약을 출시하는 아주리티 제약이 두번째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주리티 제약은 국내 대형제약사 매출과 비교해도 규모가 작은 미국의 비상장 제약사로 그 규모면에서 전혀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경구용액 중심의 제품 라인업은 일반적인 카피캣 제네릭 제약사와 뚜렷한 차이점을 보여준다.

FDA로 부터 최초 승인 받은 마시는 암로디핀, 메토트렉세이트, 에날라프릴, 토피라메이트, 리시노프릴은 암로핀딘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경구용액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갖고 있다. 

이어 니모디핀, 소탈롤에 이어 흔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까지 모두 8개 성분의 경구용액 치료제를 출시했다. 암페타민 구강붕해정까지 포함하면 아주리티 제약은 삼키는 정제 약물보다 마시거나 녹이는 약물이 주력인 중소제약사다.

특허가 지난 오래된 성분의 경구액제화는 앞서 살핀 성분명에서 알수 있듯 고혈압, 심장질환, 심부전, 암, 자가면역질환, 혈관포함 항경련, 부정맥, 항염증까지 폭넓은 질환을 타겟으로 한다.

그러나 아주리티 홈페이지 첫화면의 어린이와 노인의 사진은 질환의 다양성과 달리 그 개발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어린 아이와 고령환자 등 정제를 삼키기 어려운 환자를 위한 의약품 개발이 중심이라는 정체성이다.

아주리티 홈페이지 첫 화면
아주리티 홈페이지 첫 화면

파이프라인의 대부분의 약물도  FDA의 505(b)(2) 개량신약 승인경로를 쫒고 있으며 이는 경구액제에 주력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가능하다면 모든 약물을 경구액제를 만들어내고 있는 아주리티는 한차례 더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연하장애 환자와 함께 약사의 건조시럽 조제 편이성에 초점이 좀 더 맞춰진 제품군이다. 

First 브랜드로 Compounding Kits 라고 명명돼 개발중인 건조시럽 키트는 건조분말제제, 현탁액, 주사기, 소분 편의성을 높인 병뚜껑이 하나의 키트를 제공되는 제품이다.

약사들이 환산계수 계산기까지 동원해가며 심할 경우 물과 쓴 맛을 줄여주는 시럽, 분말까지 시럽제 조제를 위해 기울여야 하는 노력과 시간을 줄어주는 제품이다. 계산없이 분말과 동봉된 다양한 맛의 현탁액을 계량없이 섞어 흔들면 된다.

덤으로 동봉된 계량용 주사제와 병뚜껑으로 소분 조제의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엄청난 참신함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진화가 더딘 건조시럽제 부분에서 큰 변화다.

출처: 아주리티/ 출시계획중인 키트 이미지
출처: 아주리티/ 출시계획중인 키트 이미지

아주리티는 건조시럽키트 약물로 PPI계열 소화용제인 오메프라졸과 란소프라졸, 항생제인 메트로니다졸, 경련치료제 바클로펜, 폐경기 여성의 에스트로겐 병용요법으로 프로게스테론, 구강청결제(디펜히드라민+덱사메타손+니스타틴) 등 6개 제품군을 준비중이다.

연하장애 환자 입장에서는 "균일한 품질과 동일한 맛, 정확한 용량의 건조시럽 조제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 될 것이라고 아주리티는 강조했다.

그간 미투·카피캣 제네릭을 넘어 제한된 신약개발 능력을 보완하며 투약 연령대의 범용성이 높은 복합제 개발이 활발했다. 좀 더 저렴한 치료옵션으로 그리고 다약제 복용 환자군의 복용편의성 개선이라는 장점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반면 경구용액은 주 투약군인 어린이 환자의 감소와 저렴한 약가로 인해 관심의 대상에서 조금은 멀어져 있었다.   그러나 고령화는 경구용 정제와 캡슐제 투약에 불편을 느끼는 연하장애 노인환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아주리티는 이같은 미충족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가장 최근 발표된 연관 논문을 잠시 살폈다.  올해 차의과대학 이은주 석사의 학위논문으로 제목은 '우리나라 노인의 의약품 제형 관련 선호도 조사'다.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저자는 경구 고형제 복용에 어려움에 따른 복약 불순응 문제는 고령화 사회의 가속화와 함께 심각한 상황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를위해 노인 친화형 제형개발의 필요하며 이를 가속화할 수 있는 정부 규제기관의 관심을 호소했다.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421명대상 설문조사 결과, 알약을 삼키기 어렵다는 비율은 34.9%였으며 알약 복용이 힘들어 미복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26.8%에 달했다.

제형개선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노인환자는 64.1%로 복용불편호소하는 노인보다 노인친화적 제형개발에 대한 요구는 더 높게 조사됐다. 특히 여성에서 제형개선의 요구가 더 높게 나타났다.

개선된 제형에 대해 가루약 선호는 19.7%, 액제선호는 57.7%였다. 또 다약제 복용환자일 수록 복용불편 호소나 제형개선의 요구가 높았다.
 
이외 액제 등 개선된 제형에 대해 추가지불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51.8%가 추가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새로운 제형에 대한 환자들의 요구가 충분하게 형성되었는지 여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아주리티 제약의 방향성은 노인 친화적 제형개발의 필요성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제약업계나 정부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영역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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