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평가에 쏠리는 초고가 약 급여...문턱 놓고 이견도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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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평가에 쏠리는 초고가 약 급여...문턱 놓고 이견도 표출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2.01.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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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지혜 "사전승인·RSA·재평가 3박자로 접근성·재정관리"
안정훈 "명확한 재평가·사후관리...위험분담 확대 적용"
배은영 "진입단계서 합의안되면 재평가 활용 어려워"
이은영 "사후평가 동의...신속한 접근성 함께 고려돼야"

초고가 약제 급여논란은 최근 몇년사이 보험의약품 정책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사실 이 논란은 과거 야간혈색소뇨증치료제 솔리리스나 척수성근위축증치료제 스핀라자 등이 등재될 때도 발생했는데, 1회 투약으로 치료를 끝내는 초고가인 이른바 '원샷치료제'가 등장하면서 더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래서 일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새해 첫 포럼으로 이 문제를 다뤘다. 19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사전승인을 통한 고가의약품 급여관리 포럼'이 그것이다. 이날 포럼은 사전승인제도를 적용받고 있는 스핀라자 사례가 중점적으로 다뤄졌지만 전문가들과 환자단체, 정부, 보험당국 모두 스핀라자에 국한하지 않고 초고가약제 급여이슈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무게는 사후평가를 강화하기 위한 평가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쏠렸는데, 일부 이견도 표출됐다.

심사평가원 변지혜 부연구위원은 이날 '실제임상근거를 활용한 고가의약품 등 국내 급여관리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는데, 사전승인제, 위험분담제, 재평가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가약 급여관리방안으로 제시했다.

변 부연구위원은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환자에게 투여하도록 사전승인제를 활용하고, 환자단위로 자료를 수집해 모니터링과 재평가로 성과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위험분담제를 활용해 제약사 모니터링 기간 중 환자 '이벤트'가 발생하면 환급하고, 계약기간 종료 후 그동안의 평가결과를 반영한 환급비율 조정, 재정영향을 고려한 총액설정 등으로 재정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심사/평가에 필요한 환자단위(질환) 필수 임상정보와 청구자료 등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연계해 재평가를 실시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급여기준, 국내 임상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킴리아, 환자기록 수집해 효과없으면 일정금액 환급"

위험분담제를 활용한 재정관리에 대해서는 김애련 약제관리실장이 패널토론에서 킴리아주에 적용하려는 실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킴리아는 1회 투여로 치료가 완료되는 특성이 있어서 투약이후 효과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환자에게 일정기간 환자상태 기록을 의무적으로 수집, 그 결과에 따라 효과가 없으면 제약사에 일정금액을 환급받고 총액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를 마쳤다. 촘촘한 관리를 통해 초고가약제에 대한 사후관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화연대 안정훈 융합보건학과 교수도 '초고가의약품과 환자접근성' 주제 발표에서 사후평가 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교수는 먼저 경제성평가면제제도와 위험분담제도의 한계와 관련 "재평가 관련 제도가 부재하고 자료수집 체계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선방안으로 명확한 재평가 및 사후관리제도 수립, 자료수집 가이드라인 구축, 레지스트리 구축, 자료수집 재원 마련, 임상자료 구측의 어려움 해결, 복수 적응증 고려, 위험분담제 확대 등을 제시했다.

가령 자료수집 재원 마련의 경우 "자료 수집 과정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방법으로는 공단/제약회사의 부담 혹은 기금 조성 등이 가능하나, 제약회사의 재원 부담의 경우 'sponsor bias'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기부금을 기금화 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

"복수적응증 약 경평면제, 가중평균가 적용 고려할 만"

복수 적응증의 경우 "약가 산정시 복수 적응증이 있을 때 우리나라는 주적응증 기준으로 약가를 산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약가의 가중평균가를 환자수 비율에 따라 산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경평면제 약제 평가 때 실제 임상자료를 활용해 각 적응증에 대해 경제성평가 후 'Threshold Analysis'에 의해 약가 조정폭을 결정하고 위와 같이 가중평균된 약가 조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패널토론자인 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는 "초고가약제에 대한 사전승인제나 사후평가 필요성에 대해 동의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재정관리 목적으로만 활용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 위험분담제도 해외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확대하는 건 우리도 거스를 수 없을 것이고 본다"고 했다.

이 이사는 그러면서 "(환자단체 입장에서) 고가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 화두는 신속한 접근이다. 적절한 시기에 환자가 접근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생명과 직결된 신약 신속등재제도를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다. 고가약 급여관리 정책 목표가 정부(보험당국)와 제약사 사이에서 협의가 안돼 환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방점이 찍히길 바란다"고 했다. 

역시 이날 패널로 참석한 경상대약대 배은영 교수는 재평가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진입단계에서 철저한 사전준비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진입단계에서 평가를 면제해 주기보다는 평가를 통해 부족한 요소를 확인하고 그걸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들이 수반돼야 한다. 이런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방식의 재평가가 필요하다. 초기 단계에서 이런 게 합의되지 않으면 반발이 클 수 밖에 없고 재평가 활용이 어려울 수 있다. 출구전략에 대한 명문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성과기반 평가 이야기도 나왔는데, 일장일단이 있다고 본다. 적극적으로 자료를 수집할 필요가 있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자료수집의 비용효과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 이정신 명예교수도 패널토론에서 유사한 언급을 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모든 약(항암제, 희귀질환)은 3상 연구가 불가하다. 오로지 방법은 사후평가에 있다. 사후에 어떤 걸 평가할 지 확실하게 그림을 그리고 사전에 디자인해서, 또 계약해서 제약사, 환자, 건보공단 모두 그 룰을 지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양윤석 보험약제과장은 "킴리아주 급여등재 과정에서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 방식을 도입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잘 세팅할지가 중요한 숙제다. 올해 정책적으로도 중점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다. 특히 원샷치료제의 경우 1회 투약 후 비용이 지출되는 것이어서 근거를 갖고 있어야 하고, 행정력을 사후관리에 많이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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