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해 보험약가정책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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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해 보험약가정책에 대한 제언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2.01.03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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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임인년(壬寅年)은 '검은 호랑이 해'라고 합니다. 왜 그런 지 뜻풀이를 보기 위해 인터넷을 헤매다 마음에 드는 해설을 만났습니다.

"10개 천간(天干) 중 임(壬)은 음양오행 중 검은색을 띠는 수(水)의 기운을, 12개 지지(地支) 중 인(寅)은 동물 중 호랑이를 뜻한다. 인(寅)은 음행오행 중 목(木) 기운이기도 하다. 물을 머금고 피어나는 새싹처럼 무언가 시작하기 좋은 기운이 넘친다. 망설이다가 시작하기 어려웠던 일이 있다면 올해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보험약가제도를 주제로 새해 사설을 고민하면서 꼭 다루고 싶었던 글감이 '생명과 직결된 신약 신속등재 제도'와 '한국인 대상 임상 약가제도'였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생명과 직결된 신약 신속등재 제도'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수년간 제안해 온 이슈로 지난해 여러 차례 토론을 거듭하면서 내용이 한층 단단해졌죠. 

여러 의미로 사용되는 '선등재-후평가' 제도 카테고리에 묶여 전문가들조차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은 실정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긴급도입의약품 등재제도를 변형한 것이어서 충분히 검토할 만한 제안입니다. 

초고가약제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림프종 CAR-T 치료제 킴리아주(티사젠렉류셀)처럼 돈이 없어서 급여 등재만 기다리다가 운명을 달리하는 환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생명과 직결된 신약에 대한 이런 환자 접근성 강화 요구를 등한히 하는 건 국가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됩니다.

더욱이 이 제도는 이른바 '문재인케어'로 대표되는 약제분야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는 데 매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허가 임상(3상)을 진행한 약제(다국적사 신약 포함)에 대해 우대조치를 마련하자는 '한국인 대상 임상 약가제도'는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과 맞물린 이슈입니다. 

박성민 HnL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작년 국회 토론회에서 정식 제안했는데, 약가를 대단히 많이 우대(대체약제 가중평균가의 95% or 100%)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제도화하는 방식('약가협상생략기준금액' 제도에 반영)도 비교적 심플합니다.

따라서 정부가 의지와 관심만 있다면 '거창하게' 통상문제 회피전략까지 찾아야 하는 보건산업진흥원의 혁신형제약기업 약가우대 방안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이 곧바로 도입 논의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이 제도는 임상 참여자에 대한 추적연구가 가능하고, 국내 임상시험 연구수준과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권장할 만합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은 마침 최근 배포한 신년사에서 미래성장 동력으로 보건산업 역량 강화와 육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는데, '한국인 대상 임상 약가제도'는 그야말로 손쉽게 선택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검은 호랑이 해'는 무언가 시작하기 좋은 기운이 넘치는 해라고 합니다. 더이상 망설이지 말고 '생명과 직결된 신약 신속등재 제도'와 '한국인 대상 임상 약가제도' 도입을 정부가 전향적으로, 서둘러 검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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