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자와 헌혈자가 감사에 감사를 더한 아름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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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자와 헌혈자가 감사에 감사를 더한 아름다운 이야기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12.30 0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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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환우회, 제12회 헌혈톡톡(talktalk) 콘서트 온라인 개최
수혈자 백혈병 환자와 아들, 다회헌혈자 등 출현

'헌혈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수혈자, 건강해주셔서 감사하다는 헌혈자', 이들이 매년 만나는 감동의 이야기 '헌혈톡톡(talktalk) 콘서트'가 올해도 열렸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30일 오전 '이야기를 담은 목소리'를 주제로 특별 제작한 18분 분량의 영상을 유튜브채널 '백혈병환우회TV'에 업로드 했다. 

헌혈톡톡콘서트는 백혈병·악성림프종·골수형성이상증후군·다발성골수종 등을 앓고 있는 수혈자들이 헌혈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다. ‘헌혈하는 사람들과 수혈받는 사람들의 물보다 진한 이야기’ 컨셉으로 2010년부터 매년 개최돼 왔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헌혈자·수혈자 초청 없이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헌혈톡톡콘서트 진행자인 방송인 김미화 씨와 한국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
헌혈톡톡콘서트 진행자인 방송인 김미화 씨와 한국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

환우회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 및 코로나19 판데믹 영향으로 최근 혈액 부족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헌혈 실적도 헌혈자 기준으로 2018년 148만 명, 2019년 142만 명, 2020년 128만 명으로 계속 줄고 있고, 헌혈 건수도 2018년 288만 건, 2019년 279만 건, 2020년 261만 건으로 매년 10만 건 이상 감소세다. 

2020년 한 해 동안 환자보호자가 지정헌혈을 통해 헌혈자를 직접 구한 횟수도 7만7,151건에 이른다. 이와 같은 혈액 대란 상황에 수혈자 입장에서는 헌혈자들이 더욱 고마울 수밖에 없다.

안기종 환우회 대표는 "수혈자인 환자 입장에서는 헌혈자는 생명의 은인과 같은데,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많지 않다. 그래서 수혈자인 환자들이 헌혈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수혈받은 환자들의 건강한 모습도 보여드려서 헌혈에 대한 보람을 제대로 느끼도록 하려고 12년 전에 헌혈톡톡콘서트를 시작하게 됐다. 아무리 코로나19가 심하더라도 헌혈톡톡콘서트 만큼은 중단할 수 없어서 올해는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혈자인 백혈병 환자 최병량(왼쪽) 씨와 그의 아들 대학생 정선민 씨
수혈자인 백혈병 환자 최병량(왼쪽) 씨와 그의 아들 대학생 정선민 씨

2016년 백혈병 진단을 받은 최병량(57세) 씨와 그의 아들 대학생 정선민(23세)가 수혈자를 대표해 이날 환자 및 환자가족으로 헌혈톡톡콘서트에 출연했다. 

이들은 백혈병 투병과 수혈 이야기를 하면서 헌혈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다회헌혈자 이기연 씨(204회 헌혈), 김진환 씨(216회 헌혈), 신재욱 씨(124회 헌혈)는 헌혈자를 대표해 헌혈 관련 에피소드, 헌혈톡톡콘서트 관련 추억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기연 씨는 “헌혈톡톡콘서트 1회 때 백혈병 환자가족이 수혈수기를 직접 낭독했는데, 헌혈자 입장에서 뉴스에서 간혹 환자 사연을 보기는 했지만 실제 환자가족의 이야기를 직접 들은 적은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감명을 받았고 헌혈을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말했다.

김진환 씨는 “제가 헌혈한 혈액이 어딘가에 쓰였을 텐데, 그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헌혈톡톡콘서트였다. 환자들이 수혈을 받아서 건강하게 완치됐다고 이야기했을 때가 제일 좋다"고 했다.

신재욱 씨는 "지인들에게 헌혈을 해보라고 한번씩 이야기 한다. 그러면 모두 하는 말이 바늘이 무서워서 못한다고 한다. 1초의 따끔함이면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있으니까 한번 참여해 보라고 권유한다"면, 스스로 헌혈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다회헌혈자인 이기연 씨, 김진환 씨, 신재욱 씨 이야기
다회헌혈자인 이기연 씨, 김진환 씨, 신재욱 씨 이야기

한마음혈액원 헌혈카페 홍대점 한지혜 간호사는 "홍대 헌혈카페는 지역 특성상 홍익대 학생들이 많이 헌혈에 참여한다. 예전에는 일평균 60~70명 헌혈을 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지금은 일평균 10~20명으로 크게 줄었다"고 했다.

이어 "헌혈률이 많이 줄여서 힘든 시기다. 저희도 최대한 헌혈자분들의 안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니까 안심하고 헌혈을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헌혈 참여를 호소했다.

한마음혈액원 헌혈카페 홍대점 한지혜 간호사
한마음혈액원 헌혈카페 홍대점 한지혜 간호사

안기종 대표는 "헌혈톡톡콘서트는 헌혈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목적도 있지만 수혈자들의 이러한 감사의 마음으로 헌혈자들이 보람을 느끼도록 하고, 헌혈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봉사라는 것을 인식하게 만드는 데도 목적이 있다. 건강한 이상 평생 헌혈을 계속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헌혈자들이 이것을 약속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담겼다. 이번 12번째 헌혈톡톡콘서트가 그런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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