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당기수지 흑자 5700억원...적정진료로 의료비 크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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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당기수지 흑자 5700억원...적정진료로 의료비 크게 줄어"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12.2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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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 기자들에 소회 밝혀

"2020년 보장률 역대 최고 예상되지만, 
뜻한 만큼 결과 얻지 못했다"
2단계 부과체계 개편 다방면 검토 필요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20년 건강보험 보장율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장성 강화 정책(문케어)는 뜻한 만큼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내년에 시행을 앞두고 있는 2단계 부과체계 개편은 재산부과 등 여러 부분에서 많은 검토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차기 정부는 출범부터 여러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또 "건강보험 재정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당기수지는 5700억원 흑자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이용 감소, 방역수칙으로 호흡기 질환 감소 등의 원인도 있지만 뒤집어서 보면 적정진료를 하면 의료비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고 했다. 

오는 28일자로 퇴임하는 김 이사장은 22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퇴임을 맞이하며'라는 글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김 이사장은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그동안의 소회를 피력할 예정이었지만 방역수칙 강화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이 글로 대신했다.

김 이사장은 "2018년 1월에 취임하면서 풀어야 할 두 가지 큰 숙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국민의 요구도가 높았던 보장성 강화와 1단계 부과체계 개편 시행을 준비하는 것이었다"고 운을 뗐다.

김 이사장은 "(제가 생각하는) 보장성강화 정책의 의미는 전 국민에 대한 보장인 1989년의 1차 의료보장에 이어 치료에 필요한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2차 의료보장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이 정책은 언론이 '문재인케어'라고 이름을 붙여줬는데, 그동안 중증질환보장률은 80% 이상이 됐고,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70% 이상을 달성했다. 지난 4년간 3,900만 명의 국민이 12조원의 의료비 경감혜택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보장성 강화를 제대로 달성하려면 원가를 정확하게 계산해 적정한 수가를 보상해주고 의학적 비급여는 최대한 급여영역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중장기계획을 갖고 진척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보장율을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올랐지만 전체적으로 뜻한 만큼의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조금의 위안은 2020년 보장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또 "2018년 7월 시행된 1단계부과체계개편은 형평성 부분에서 국민들이 공감을 많이 해주셔서 큰 무리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내년에 시행을 앞두고 있는 2단계개편은 재산부과 등 여러 부분에서 많은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비정형근로 증가에 따른 대책도 시급하다. 그렇지 않으면 차기 정부는 출범부터 여러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중기적으로 재산을 제외하고 소득만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맞다. 이를 위한 웬만한 자료들은 공단이 다 갖고 있으며, 보완적으로 세무당국의 협조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건강보험 재정이슈도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올해 재정은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누적수지는 작년 1∼9월 동기대비 3조원 정도 늘어난 18조원이며, 당기수지는 5,700억원 흑자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이용의 감소, 방역수칙으로 호흡기 질환 감소 등의 원인도 있지만 뒤집어서 보면 적정진료를 하면 의료비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파업사태를 겪어던 콜센터 문제도 거론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0월21일 사회적 논의기구인 사무논의협의회에서 기존 2년마다 재계약하는 고객센터 민간위탁방식을 공단이 직접운영하는 소속기관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상담업무에 대한 공공성을 강화하고 국민들에게 서비스 품질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보험자병원 추가 설립, 특사경 도입, 법정수준의 국고확보 등 중점과제들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있다. 저는 퇴임 후에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이어가려고 한다. 우리 사회가 꼭 풀어야 하지만 풀리지 않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담론을 만들어 가는데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 다음은 김 이사장 글 전문이다.

김용익 이사장 퇴임을 맞이하며

반갑습니다, 김용익입니다. 올해 12월 이사장으로서 기자님들과 마지막 간담회를 가능한 대면으로 가지려 했지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이렇게 서면으로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자님들도 굉장히 힘드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28일 저는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서의 임기가 종료됩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여러 비판과 격려를 보내주신 기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4년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건강보험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미진한 부분들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2018년 1월에 취임하면서 저는 풀어야 할 두 가지 큰 숙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의 요구도가 높았던 보장성강화와 제가 공단에 오기 전부터 추진되었던 1단계부과체계개편의 시행을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보장성강화 정책의 의미를 전 국민에 대한 보장인 1989년의 1차 의료보장에 이어 치료에 필요한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2차 의료보장을 실현하려는 것에 두었습니다. 기자님들은 이 정책을 ‘문재인케어’라고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중증질환보장률은 80%이상이 되었고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70%이상을 달성했습니다. 지난 4년간 3,900만 명의 국민이 12조원의 의료비 경감혜택을 받았습니다.

보장성강화를 제대로 달성하려면 원가를 정확하게 계산하여 적정한 수가를 보상해주고 의학적 비급여는 최대한 급여영역으로 끌어들여야 합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중장기계획을 갖고 진척시켜야 합니다. 올해 보장율을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올랐지만 전체적으로 뜻한 만큼의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의 위안을 갖는 것은 2020년 보장율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건강보험에서 옵션은 딱 두 가지입니다. 보험료를 좀 더 내고 큰 병에 걸렸을 때 본인부감을 적게 하느냐, 아니면 보험료를 적게 내고 병원비를 많이 부담하느냐입니다. 앞의 것을 선택하면 여러 언론에서 국민 부담이 커진다고 하는데 오히려 반대입니다. 건강보험재정은 커지지만 총 국민의료비는 통제가 가능해져서 국민 부담이 줄어들게 됩니다. 뒤에 것을 택하면 비급여 팽창으로 국민의료비가 더욱 올라가게 됩니다. 고령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우리 여건에서는 더욱 심해집니다. 서구의 많은 국가들이 앞의 방식을 택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2018년7월 시행된 1단계부과체계개편은 형평성 부분에서 국민들이 공감을 많이 해주셔서 큰 무리 없이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내년에 시행을 앞두고 있는 2단계개편은 재산부과 등 여러 부분에서 많은 검토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비정형근로 증가에 따른 대책도 시급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차기 정부는 출범부터 여러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중기적으로 재산을 제외하고 소득만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이를 위한 웬만한 자료들은 공단이 다 갖고 있으며, 보완적으로 세무당국의 협조 등 조치가 필요합니다.

올해 재정은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누적수지는 작년 1∼9월 동기대비 3조원정도 늘어난 18조원이며, 당기수지는 5,700억원 흑자입니다. 코로나19로 불필요한 의료이용의 감소, 방역수칙으로 호흡기 질환 감소 등의 원인도 있지만 뒤집어서 보면 적정진료를 하면 의료비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보여주는 것입니다.

장기요양보험의 누적수지는 작년 1∼9월 동기대비 7.800억원 늘어난 1조5,000억원이며, 당기수지는 1조500억원 흑자입니다. 하지만 고령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재정을 늘리는 것을 마냥 미룰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장기요양보험은 전국민 돌봄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0월21일에는 사회적 논의기구인 사무논의협의회에서 기존 2년마다 재계약하는 고객센터 민간위탁방식을 공단이 직접운영하는 소속기관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상담업무에 대한 공공성을 강화하고 국민들에게 서비스 품질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보험자병원 추가 설립, 특사경 도입, 법정수준의 국고확보 등 중점과제들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있습니다. 건강보험의 발전을 위해 기자님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퇴임 후에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꼭 풀어야 하지만 풀리지 않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담론을 만들어 가는데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기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21년 12월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용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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