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의약품, 공급현황 파악부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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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의약품, 공급현황 파악부터 필요"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1.12.13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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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구축→공급현황 파악→경쟁력 강화 순으로 가야
FDA, 정보 권한 강화…공급망 감독 강화 차원
의약품 생산·수출입 현황 분석 후 대응방안 마련해야

코로나19 팬더믹 발생으로 다시금 제기된 원료의약품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약처를 중심으로 하는 거버넌스 구축과 의약품 원료의 공급 현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원료의약품 경쟁 부족의 원인은 정부 지원 정책의 부재에 따른 것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급률 향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행한 '국내외 원료의약품 산업 현황 및 지원정책 연구' (정순규, 김수경 보건산업정책연구센터) 보고서가 공개한 국내 원료의약품 비중은 14%에 불과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원료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이들 국가는 모드 자국산 원료 비중이 30% 이상을 보였다. 

국내 유입되는 원료의약품 비중은 인도산이 평균 56.1%이고, 중국산이 32.7%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이 같이 원료의약품 수입 비율이 높은 배경으로 정부 지원 정책의 부재와 원료의약품 공급현황 파악을 들었다. 

보고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하는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의약품의 생산과 수출입 현황 등을 분석해 적절한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순차적으로 중요한 원료의약품에 대해서는 국산화를 추진해 나갈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단계는 현황에 대한 면밀한 조사 및 분석에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예로 FDA를 중심으로 하는 공급망 분석을 들었다. 

보고서는 "미국은 의약품 공급망에 대한 분석과 후속 조치로 FDA를 중심으로 하는 정보 권한의 강화를 제시한 바 있다"면서 "이는 의약품 공급망을 감독하고 복원력을 개선하며, 다양한 인센티브와 긴급 생산 등을 위한 기초적인 자료를 모으는 데 사용을 하기 위함"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이러한 의약품 공급망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사실상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하는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2021년 3월부터 100일 동안 의약품의 공급망에 대한 정부 차원의 분석을 공개했고, 유럽연합도 제약산업 전략을 채택하면서 제약산업의 공급망의 취약점을 우선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는 언론을 통한 산발적인 보도와 한정된 정보 공개가 있으나, 원료의약품 산업이 정확히 어떠한 상황에 있으며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정확한 현황 파악에 대한 문제 인식에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원료의약품 공급 안정성 구축 단계로 "정부 부처와 유관기관, 기업대표들로 구성된 TF조직을 구성해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후 의약품 원료 공급과 GVC 관련 문제점을 파악해 해당 문제별로 해결책 검토를 마련하는 현황 파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 설문조사와 전문가 위원회 의견을 청취해 본 결과 정부 지원 해야 하는 방안으로 △원료직접생산 의약품에 대한 약가우대 △고부가가치 원료 생산에 대한 R&D 지원 △전문인력 양성 △해외 수출 지원 등을 들었다. 

보고서는 "제네릭의약품 중 자사 합성 원료에 대해 출시 후 1년간 68%의 약가 산정을 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기업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지, 국내 원료 사용 확대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D 조세 지원에 대해서는 "현재의 조세 지원이 신약 R&D 단계에서 임상 1, 2, 3상으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혜택이 크지 않다"면서 "원료의약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API의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의 바이오헬스분야의 신성장·원천기술 범위에서 원료의약품의 기술 개발이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내놨다. 

해외 수출 지원에 대해서는 "인도의 경우는 영문으로 된 자국의 원료의약품 기업들의 소개 홈페이지를 구축하하고 이를 통해 필요한 원료와 DMF 현황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원료의약품 기업에 특화된 수출 지원 사업이 발굴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의약품 제조 혁신을 위한 민관협력 프로그램 운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보고서는 "미국·일본·독일 등의 제약 선진국이나 아시아의 의약품 생산 허브로 인정받는 싱가포르 등은 관련 의약품 제조 기술에 대한 연구를 오래 전부터 추진해 왔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도 이와 관련된 R&D 투자를 높이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쟁력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의 미래 첨단 제조기술에 연구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기업들이 자체 기술력을 높인다면 기업의 투자도 이끌어 낼 수 있다"면서 "민관협력파트너십(PPP) 방식의 협력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무역산업부 산하의 A STAR에서 PIPS(Pharma  Innovation Programme Singapore)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의약품의 새로운 제조 기술과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서 싱가포르 제약산업의 생산성과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포함된 프로젝트로는 약물에 대한 분석, 고급 프로세스 제어, 디지털화, 공정 자동화, 공급망 및 물류 개선 등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 역시 2017년부터 NIIMBL(National Institute for Innovation in Manufacturing Biopharmacuticals)라는 PPP를 운영 중이다. 

이 컨소시엄은 바이오의약품 원료의 생산과 정제, 최종 생성물의 제형과 포장, 제품의 안전·효능·품질 평가를 위한 분석과 규제가 있다. 

보고서는 "국내도 원료의약품 기업들이 폭넓고 다양한 형태의 협력과 기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이 필요하다"면서 "가장 낮은 단계의 협력으로는 기술 및 지식의 공유, 공동 교육 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이 있을 수 있고 가장 높은 단계의 협력으로 공동 R&D 추진, 기술 거래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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