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희귀질환약, '재정분담'보다 '접근성'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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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희귀질환약, '재정분담'보다 '접근성'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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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1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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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밀로이드증환우회 회장

"빈다맥스, 우리에겐 생존문제...급여 절실"

“우리 환우회는 희귀질환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이하 ATTR-CM) 치료 환경의 개선과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촉구한다.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지난 13일 아밀로이드증 환우회가 빈다맥스의 보험급여를 촉구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전달한 성명서의 일부 내용이다. 빈다맥스와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그간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어 왔으나, 실제 환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올 초 빈다맥스는 진료상 필수약제 지정에 실패한 후 경제성 평가를 진행해 지난 4월 위험분담제로 급여를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다. 

빈다맥스는 작년 국내에서 ATTR-CM 성인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률 및 심혈관계 관련 입원의 감소에 대해 허가 받은 유일한 치료제다. 빈다맥스의 허가 소식은 환자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은 비싼 약값에 대한 부담으로 눈 앞에 치료제를 두고도 애만 끓이고 있다.

ATTR-CM은 트랜스티레틴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유전성(hereditary)'과 돌연변이는 없지만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정상형(wild-type)'으로 구분된다. ATTR-CM은 진단이 어렵고 오진 비율이 높아 정확한 유병률을 파악하기 힘든데, 실제 진단 후 치료를 받지 않으면 기대수명이 약 2~3.5년에 불과할 만큼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의료진들은 조기 진단 및 치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희귀질환은 국가의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다. 정부도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지난 2014년부터 고가 신약의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해 위험분담제를 도입했다. 취지는 ‘중증질환 및 희귀질환의 보장성 확대’였다. 그러나 취지와는 다르게 매우 제한적인 요건 하에 경직되게 운영되고 있어 많은 희귀질환 치료제가 급여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적어 대규모 임상시험 진행이 제한적이다. 실제로 빈다맥스 허가의 근거가 된 임상연구의 환자 수도 441명밖에 되지 않는다. 어렵게 임상시험을 진행해 치료제의 효과를 입증하더라도 경제성평가를 통한 비용효과성 입증에 또 다시 어려움을 겪는다. 임상 자료가 제한적인데다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급여의 지연으로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한 희귀질환자들은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고가의 희귀질환 치료제의 보험 급여 적용은 곧 생존의 문제다.

보건복지부 양윤석 보험약제과장은 지난 5월 ‘희귀유전질환 혁신신약 접근성 강화 국회 토론회’에서 “정부도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노력하고 있다. 급여화 원칙은 건보 재정을 관리하면서 빠른 신약 접근성, 제약사가 계속 약을 개발할 수 있는 약가"라며 "서로 모순일 수 있지만 환자들이 계속 약을 쓸 수 있도록 중재해왔고, 앞으로 환자들이 신약으로 빠른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제약사들도 재정적 위험을 분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보건 당국에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다. 정부도 다양한 위험분담제 유형에 대한 유연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환자들의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위험분담제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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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2021-07-19 15:37:07
빈다맥스 급여지정으로
환자들에 희망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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